역사건축학자 김도경 교수 별세, 향년 49세
역사건축학자 김도경 교수 별세, 향년 49세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10.12 21: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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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전통건축 연구 토대로 한옥 설계 발전에 일생 바쳐
15일 발인,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SNS 애도의 글 잇따라

▲ 김도경 강원대 교수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강원대학교 도시건축학부 김도경(49·사진) 교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강원도 지역신문은 “김 교수가 금오공대 건축학 인증 실사를 위해 지난 8일부터 경북 구미에 머물렀는데, 10일 저녁 머리가 아프다며 숙소로 돌아간 후 11일 오전 욕실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며, “김 교수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강원대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아 대학구조개혁평가 등 과중한 업무로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역사건축학자 고(故) 김도경 교수는 1967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건축계획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건축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건축의 역사, 전통적인 목조건축 기법 및 공간 구성원리 등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한옥 설계작업을 해왔다.

고려대ㆍ명지대ㆍ성균관대에서 한국 건축을 가르쳤으며,  2006년부터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문화재청, 서울특별시, 강원도), 한국건축역사학회 이사, 한국 생태환경건축학회 이사, 한국문화재수리기술자협회 이사, 대한건축학회지회연합회 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우리건축 100년』,『한옥 살림집을 짓다』, 『삶과 꿈, 자연에 담다』, 『영건의궤』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조선시대 영조의궤의 공포부재 용어에 관한 연구」, 「한국 고대 목조건축의 형성과정에 관한 연구」, 「세병관 실측조사보고서」, 「봉정사 극락전의 평면과 가구 계획에 관한 연구」등이 있다.

김도경 교수는 우리나라 고건축의 대가 木壽(목수) 신영훈 선생의 제자이자 사위였다.

신영훈 선생의 딸이며 고인의 부인인 신지용씨 역시 건축사학자이자 (주)한옥과문화 대표로, 전통 한옥의 계승을 통한 21세기 한옥문화 정착을 위해, 딸과 사위 그리고 신영훈 선생은 2대에 걸쳐 일생을 바쳐 온 독보적인 한옥 집안이다. 이들은 2009년 강원도 홍천에 '지용한옥학교'를 설립하고 2010년 문을 열면서, 한옥 전문가 양성과 문화 보급을 위해 본격적으로 뜻을 모아 왔다.

2010년 한 월간지는 지용한옥학교와 한옥 장인가문의 이야기를 기사로 다루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 사위 김도경 교수(강원대 건축학과)와 함께 강원도 홍천 산골마을에 한옥학교를 열었다. 대학에서 사학을, 대학원에서 고건축을 공부하며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던 딸 지용 씨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 작업에 나섰다. 대학시절, 젊은 건축학도로는 드물게 한옥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고건축 연구의 길에 들어선 남편 김도경 교수도 뜻을 같이했다. … <중략>…  지용씨와 남편 김도경 교수는 한옥에 관심 많은 대학원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스터디 모임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지용 씨가 “평소 존경하던 신영훈 선생님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신영훈 선생의 사위가 된 후 김 교수는 장인과 함께 현장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는 행운을 얻었다. 한옥 전문학자가 드문 국내 건축학계에서, 그는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실력파로 정평이 나 있다.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던 신영훈 선생은 “참 욕심나는 학생이었는데 사위가 되었으니 내가 정말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웃었다.

- < topclass, 2010년 1월호 중에서>

11일 김 교수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믿을 수 없으며 현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애도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는 강원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토) 오전이다.

▲사진= 한국건축역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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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진오 2016-11-10 09:18:39
뒤늦게 소식을 접했습니다.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해맑게 미소짓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이른 비운을 맞이하게 되다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