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대한제국史, 120년 만에 정동에서 부활
비운의 대한제국史, 120년 만에 정동에서 부활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10.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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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보)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 2.6km 조성

 ▲12월 오전 옛 국세청 별관부지에서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 착공식 첫삽 현장. 이날 정동 역사재생 프로젝트  설명회, 대한제국 길 투어, 환구단 최단보행로 개통기념 패션쇼 등이 함께 열렸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이었던 덕안궁으로 사용되다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조선체신사업회관’)를 건립되면서 덕수궁 일대와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가로막히게 됐다.

단절된 ‘환구단’ 보행길 연결,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착공
‘옛 국세청 별관부지·광무전망대’ 거점, 정동 역사재생전략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대한제국 시기의 역사적 현장이 정동을 중심으로 120여년 만에 부활한다. 서울시는 대한제국이 선포됐던 1897년 10월 12일을 기념해  '정동貞洞, 그리고 대한제국13'을 발표하고, 옛 국세청 별관 부지에서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 조성 착공식을 가졌다.   

덕수궁과 정동길을 중심으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옛 국세청 별관부지 인근을 아우르는 '정동 역사재생 프로젝트'는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조성 ▷환구단 정비계획 ▷정동 대한제국 길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3대 전략(역사재생, 역사명소, 역사보전)으로 구성된다.  

역사재생전략의 핵심은 서소문청사, 옛 국세청 별관부지에 새로운 거점공간 2곳을 신설하고, 이들 거점과 기존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들을 연결한 5개 코스, 2.6km의 역사탐방로인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을 조성하는 것이다.

환구단 정비계획은 제국의 길의 일환이다. 이날 환구단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  개통을 기념하는 서울365패션쇼 이벤트도 마련됐다. 대한문에서 환구단에 이르는 최단경로 보행로로서,  차도로 가로막혀 접근성이 낮았던 환구단과 덕수궁을 연결하는 대한제국 시기의 길이 열렸다.

환구단은 대한제국의 출발을 알리는 환구대제가 거행된 주요 공간이다. 1897년 고종이 황제 즉위식과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조성한 곳으로, 일제에 의해 해체된 후 현재는 석조대문 등 일부만 보존돼 있다. 1967년 사적 제157호로 지정됐다.

첫번째 거점인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는 시민에게 열린 새로운 경관거점이 될 예정이다. 현재 13층에 있는 전망대를 15층으로 이전하고 옥상과 연결,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광무전망대'를 설치한다. 또, 1층에서 전망대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이용편의를 높인다.

서소문청사 주차장 출입구는 기존 덕수궁 돌담길에서 서소문로 방향으로 변경, 덕수궁 돌담길(대한문~정동분수대)로의 차량진입을 줄이고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장기적으로는 보행자전용거리(평일 11:30~13:30)를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주차장 출입구를 이전하면서 확보한 주차관리공간은 대한제국 시기에 건립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판매점인 '손탁호텔' 풍 카페로 조성, 역사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두번째 거점인,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2018년 6월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연면적 2,899㎡)으로 거듭난다. 지상은 '비움을 통한 원풍경 회복'이라는 취지로 덕수궁, 성공회성당 등 주변시설과 조화를 이루는 탁 트인 역사문화광장이 조성된다. 지하에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이 들어서며, 지하보행로를 통해 시청역, 시민청과 바로 연결된다.

지하부는 내년 9월~11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 SIBAU)' 공간으로 사용하다가 2018년 6월 준공되면 '서울도시건축박물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이었던 덕안궁으로 사용되다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조선체신사업회관')를 건립하면서 덕수궁, 성공회성당과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막히게 됐다.

아울러, 서울시는 대한제국 시대 외교타운을 이뤘던 구 러시아공사관, 영국대사관을 비롯해 정동교회, 성공회 성당, 환구단 등 정동 일대 역사문화명소 20여 개소를 아우르는  '대한제국의 길'을 만든다.

덕수궁과 정동은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근대 한국의 역사를 간직한 원공간이다. 개항 후 덕수궁 뒤편으로 각국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외교타운이 됐고, 서양의 선교사들에 의해 교회, 병원, 근대식 교육기관이 세워지면서 근대화의 선도적 역할을 했다. 

영국과 러시아 공사관, 정동제일교회, 성공회성당, 배재학당, 이화학당, 그리고 이대병원의 전신인 보구여관 등이 바로 대한제국 시기에 정동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정동’하면 덕수궁 돌담길로 기억되는 정도다. 정동의 역사자원도 대중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이에 시는 ‘대한제국의 길’을 대한제국 국장(國章)을 활용한 바닥돌 표시를 따라 걸으며 정동의 대표 역사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연 400만 명 이상이 찾는 미국 보스턴의 ‘프리덤트레일(Freedom Trail)’ 같은 대표적인 역사탐방로로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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