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공원이 85개 정원으로,‘서울정원박람회’ 개최
월드컵공원이 85개 정원으로,‘서울정원박람회’ 개최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6.10.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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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것은 ‘사치’가 아닌 ‘4치(가치, 경치, 터치, 재치)’
난지도→쓰레기매립장→월드컵공원→현재 85개 정원이 가득한곳
 

한국건설신문 주선영 기자 =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도(蘭芝島)는 난초와 지초가 아름답게 피던 곳. 하지만 서울시민들이 토해내는 쓰레기매립장으로 바뀌며 환경오염의 상징이 됐다. ’78년도부터 ’93년도까지 15년간 쓰레기가 쌓이며 악취와 먼지 가득한 95m의 거대한 쓰레기 산 두 개가 생겨났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맞아 이곳은 월드컵공원으로 바뀌며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자연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상암경기장 쪽의 큰 쓰레기산은 광활한 초지가 인상적인 ‘하늘공원’으로 바뀌고, 그 옆 작은 산은 환경 친화 골프장 등이 있는 ‘노을공원’으로 재탄생됐다. 쓰레기 썩은 물이 가득했던 샛강은 ‘난지천공원’으로, 그리고 한강변은 ‘난지한강공원’으로 재생됐다. 상암경기장 남쪽의 넓은 터는 ‘평화의 공원’으로 탈바꿈 했다.
조성된 지 13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월드컵공원은 ‘정원으로 새롭게 탈바꿈’을 하며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 올해는 85개소의 아름다운 정원을 선보였다.
서울시,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주)환경과조경이 주관하는 ‘2016 서울정원박람회’가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상암동 월드컵공원 안에 있는 평화의 공원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서울정원박람회’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열흘간 87만 명이 방문하는 놀라운 흥행과 함께 전문가와 시민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질과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선전했다.
올해는 더욱 수준 높은 정원, 다양한 프로그램, 볼거리 풍성한 전시 등 지난해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85개의 아름답고 의미 있는 정원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85개의 아름다운 정원들이 월드컵공원을 가득 메웠다. 한국과 일본의 화합을 기원하며 초청한 세계적인 정원 작가 야노 티(矢野 TEA)의 특별초청 정원 ‘감성을 키우는 서울 시티 가든’ 1개소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우수 정원 디자이너들의 예술정원 12개소, 국립수목원과 한택식물원 등 국내 최고의 수목원 및 식물원에서 준비한 정원 3개소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야노 티’ 초청 작가에게 설명을 듣는 박원순 서울시장.

◇야노 티의 ‘감성을 키우는 서울 시티 가든’= 야노 티는 2016년 영국 왕립 원예 협회 첼시 플라워쇼 시티 가든 실버 메달 수상, 벨기에 왕립 원예 협회 Floralies 2016 해외 부문 3위를 수상한 세계적인 정원작가. 그가 선보인 ‘감성을 키우는 서울 시티 가든’은 월드컵공원의 콘셉트를 참고해 콘크리트 폐자재를 주로 활용해 가든 디자인을 하고, 식물과 돌을 사용해 감성을 키우는 가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첼시 플라워쇼에서 발표한 디스플레이 가든도 전시해 서울 시민과 소통했다.

◇12개의 우수작가 정원= 서울시는 1, 2차 공모를 통해 12개의 우수한 정원디자인 작품을 선정했다. 12개의 정원은 숨 쉬는 정원(Eco garden), 휴식의 정원(Healing garden), 내 삶의 정원(My life garden) 등 총 3개 분야로 ‘서울시민들이 바라고 있는, 일상에서 만나는 생활정원’을 정원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이들 작품은 지난 2일 현장심사를 거쳐, 윤준 작가의 ‘내 남자의 정원’이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내 남자의 정원’은 여성의 손길과 감성에 초점을 맞춘 다수의 정원과 반대로 남성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정원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남성의 기억과 욕망을 정원이라는 공간에서 위트있게 보여주고 여성들에게는 이성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정원이다.
금상에는 최재혁, 지달림 작가의 ‘Forest Howling, 숲의 울림’이 수상했다. ‘숲의 울림’은 숲에서 빛과 소리, 바람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숲으로 스며 들어오는 빛, 바람에 반응하는 잎사귀 소리,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풍경 소리, 야생화의 생생한 색채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정원에서 숲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이 밖에 은상에는 ▷꽃섬 아카이브, 난지도의 풍경을 기억하다(황신예, 박종완) ▷리틀가드너의 꿈이 자라는 놀이정원‘놀잇(Eat)터’(강효정, 김범진) ▷Forest Office(김지영)가 수상했다. 동상은 ▷사이정원(김대희) ▷비 내리는 정원-홈(김기범) ▷하늘과 바람과 별(장혁준) ▷풍경의 증식(손우진, 김태욱) ▷상암리마을의 풍경_길모퉁이 가게와 옆집(홍광호) ▷아낌없이 쓰는 사람(김지환) ▷오름놀이정원(이상기, 조성희)이 선정됐다.
아울러, 지난해에 조성돼 현재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20개의 정원도 올해 다시 재조명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를 기억하고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조성한 황지해 작가의 ‘모퉁이에 비추인 태양’ 정원과 서울 정원 우수 디자인 공모에서 선정된 15개의 독창적인 정원 등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정원을 가꾸면 스트레스는 줄고, 즐거움은 늘고, 가족 간의 대화는 많아지고

보는 정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원을 가꾸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 프로그램들이 많이 꾸며졌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아이디어와 개성을 담은 화분을 만들어, 화(花)목(木)한(閑) 가족을 찾는 가드닝 체험 프로젝트 ‘가족화분만들기’ ▷박람회장의 기존수목과 시설물을 활용해 시민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정원을 만드는 ‘팝업가든 콘테스트’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일상에서 정원과 자연을 좀 더 가까이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나는야 꼬마정원사’ ▷요리명장 박효남 셰프와 함께 텃밭정원 작물을 활용해 직접 요리를 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도 시식하는 ‘정원에 차린 식탁’ 등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누구나 정원을 가꾸고 즐길 수 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은 박람회 환영사를 통해 “정원은 시민들에게 행복을 부여한다. 정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즐길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박람회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정원을 가꾸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4치(가치, 경치, 터치, 재치)’라고 말했다.
정원은 ‘가치’가 있다. 내 집 앞마당, 골목구석구석에 정원을 조성하여 작게는 우리의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지고 크게는 지역과 도시가 건강해진다. 정원은 ‘경치’가 있다. 회색빛 시멘트와 콘크리트 건물 가득한 도시 속에 조성된 녹색의 정원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자연 경치를 제공해준다. 가족, 지역구성원과 정원을 가꾸고 관리 ‘터치’해 서로 소통하며 즐겁게 사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원의 새싹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인생에 즐거움 ‘재치’를 누릴 수 있다.
최광빈 국장은 “노후된 월드컵공원을 꽃과 나무 가득한 정원으로 변화시킨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를 통해 일상생활 속 정원 및 녹색문화가 확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이번 주말 가족·연인들과 함께 월드컵공원을 방문해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고 다채로운 문화·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2016 작가정원에서 대상을 수상한 윤준 작가의 ‘내 남자의 정원’.
▲ 버스킹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 자치구 정원 출품작인 강남구의 ‘우리동네 소소한 쉼터 테트리스 모듈 정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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