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수변공원, 진정한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길
애물단지 된 수변공원, 진정한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길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6.10.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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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변공원이 관리 소홀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용객은 없는데 관리비만 연간 수 억원이 들어가면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다. 이 사업의 하나로 수변공원이 조성됐다. 현재 4대강 수변공원은 232곳, 여기에 들어간 투입 예산만 2조원이 훌쩍 넘는다.
수변공원이 조성될 때, 주변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찾아오는 생태공원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물길을 따라 자전거길이 놓이고, 푸르른 나무와 꽃을 벤치에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꿈꿔왔다.
하지만 현재 수변공원은 잡초만 무성하다. 안내판과 운동시설은 훼손된 체 흉물스럽기만 하다. 이러니 인근 주민마저 을씨년스럽다고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가장 큰 잘못은 탁상행정을 들 수 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공원을 조성하면서 주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추진한 탓에 이용자가 거의 없다.
또한 하천 둔치에 설치돼 장마 때마다 조경수와 시설물이 잠긴다. 강물이 범람해 조경수는 흔적도 없이 뽑혀 나가거나 훼손되기 일쑤고, 산책로와 주차장 등은 진흙에 파묻혀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곳이 여름이면 밀림으로 변해버린다. 성인키만큼 자란 풀을 베는데 그해 예산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충북의 한강·금강 상류지역에 만든 수변공원은 매년 수 십 억원의 유지관리비를 쓰고 있지만, 공원을 유지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지만 유지관리는 어렵고, 공원이 흉물스러우니 이용객은 계속 줄고, 찾는 관광객이 없으니 예산은 줄고, 그러니 유지관리는 더 어렵고…’이 사이클을 4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계속된 수변공원 관리비예산 논란에, 정부는 최근 이용등급에 따른 시설물 확충, 이전, 재자연화, 유지관리비 조정 등의 해결방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정부 발표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갔는데, 또 돈을 들여서 ‘원상복구’라니…” 한탄스러웠다. 하지만, 해결 방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
카드를 꺼낸 마당에, 정부는 더 이상 탁상행정이 아닌, ‘생태’공원의 정체성에 맞는 마스터플랜을 그려야 할 것이다.
최소한의 유지 관리로 생태적 만족도를 높일 수는 없는지, 인력은 충분한 건지.
이중 제일 중요한건 과거 토목 위주의 조성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연을 이해하고, 지역 주민과 시민의 편의시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충분한 시간도 줘야 한다. 수질 개선, 생명 다양성 확보 등을 고려해 장기 계획으로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주선영 기자 rotei@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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