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건축특집①> 친환경건축의 진정성, 우리가 모르는 에코하우스의 “진실”
<녹색건축특집①> 친환경건축의 진정성, 우리가 모르는 에코하우스의 “진실”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09.07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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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후와 생활방식에 맞는 모델 만들어야

<녹색건축특집①>
친환경건축의 진정성, 우리가 모르는 에코하우스의 “진실” ... 
외국 기준이 아닌 국내 기후와 생활방식에 맞는 모델 만들어야

< 에코하우스의 진실 >
┗ 현재의 기술로 제로에너지빌딩 가능한가? ‘가능하다!’
┗ 문제는 경제성! 고성능 건축자재ㆍ설비시스템 국산화
┗ 건축물리(열 빛 음 공기)를 고려한 ‘통합설계’ 급선무


▲ 송두삼 교수(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그린빌딩, 저에너지빌딩, 패시브하우스, 에코하우스, 제로에너지빌딩 등 친환경건축에 관한 다양한 형태, 용어들이 범람하고 있다. 정부도 2020년까지 모든 신축 공공건축물, 2025년까지는 모든 신축 민간건축물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연간에 걸쳐 건물의 냉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가 (+/-)제로가 되는 건물을 지칭한다.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건축 및 설비 설계를 통해 건물 사용에너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더불어 연간 소비되는 에너지를 제로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이라는 역할을 건물이 일정부분 담당해야 한다.
즉 건축물 자체만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실제 소비되는 에너지를 제로화 할 수 없으며, 불가피하게 태양광이나 태양열, 지열 등 소위 신재생에너지 적용을 통해 건물에서의 에너지 사용분을 보상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우리 기술로 제로에너지빌딩은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성에 있다. 즉 가능하지만 제로에너지빌딩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건설시장에서 지어지는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 상당한 추가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로에너지빌딩은 차지하더라도 패시브하우스, 에코하우스, 저에너지빌딩은 가능한가? 물론 이것들은 제로에너지빌딩보다는 다소 경제성을 가지지만 이들 역시도 국내 건설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국내에 경제성이 있으면서도 거주자가 에너지절감을 실감할 수 있는 친환경건축을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각자 생각은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내용은 국내에서 패시브빌딩이나 그린빌딩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외국의 건자재나 설비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자재나 설비시스템도 예전에 비하면 성능이 많이 향상됐다. 그러나 제로에너지빌딩이나 패시브빌딩에서 요구되는 성능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은 국내에서 제로에너지빌딩이나 패시브빌딩의 경제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건자재나 설비시스템의 국산화가 이루어진다면 가능하다는 것인가?
필자는 국내 건자재, 시스템 제조사 분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능향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분들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시장 규모만으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한켠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친환경건축의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아직 국내에는 친환경건축을 보편적으로 확산시키기에는 실무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건물에너지 소비를 제로화하거나 혁신적으로 절감시키기 위해서는 멋진 디자인뿐 아니라 건축물의 ▷열환경 ▷빛환경 ▷음환경 ▷공기환경 등 물리적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실제 사용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과 쾌적성 저하를 최소화하도록 계획해야 한다.
즉 친환경건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초기단계에서부터 건축물의 설계과정, 시공과정, 운영과정에 종사하는 전문가(건축디자이너(설계자), 구조전문가, 설비전문가, 조경전문가, 시공전문가 등)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당 프로젝트에 가장 최적한 안을 작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것을 ‘통합설계(Integrated Design)’라고 하며, 친환경건축디자인의 선진국 또는 선두그룹들은 이미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분야가 분리돼 있으며 심지어는 다소 갑을 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는 우리의 건축프로젝트 수행 구조로는 통합설계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필자는 이런 국내 상황을 인식하고 친환경건축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전문가들의 의식을 전환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집필하고자 했다. 그러다 일본 출장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한 책의 내용이 필자의 친환경건축에 관한 생각과 많은 부분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우리가 모르는 에코하우스의 진실》저자 마에 마사유키, 역자 송두삼(2016. 5.27 씨아이알).
《에코하우스의 허구(エコハウスのウソ)》라는 동경대학 마에 마사유키 교수가 집필한 책이었다. 이 책은 마에 교수가 일본에서 지어지고 있는 다양한 에코하우스 또는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실측과 분석을 통해 그 허구성을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다.
‘허구’라는 다소 공격적인 또는 고발적인 제목을 취하고 있지만 이 책은 오히려 에코하우스 건축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이해나 편견을 바로잡고자 하는 내용이다.
필자는 국내 전문가, 친환경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 또는 친환경주택을 지으려고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번역서 《우리가 모르는 에코하우스의 진실》을 출간했다. 이 책의 내용은 에코하우스, 패시브하우스, 친환경주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친환경건축 전반으로 확대해 생각해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은 이 책의 내용 중 친환경건축을 수행하는 전문가들이 범하는 몇 가지 오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건축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디자인감각 뿐 아니라 “열, 빛, 음, 공기”라는 건축물리(building physics)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정리=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필자 송두삼 교수는 2002년 동경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2년 최우수논문상(국토해양부장관상, 대한설비공학회), 2014년 최우수논문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대한설비공학회)을 수상했으며, 태양에너지학회 학술부회장,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학술부회장, 대한설비공학회 총무이사, 대한건축학회 건축설비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친환경건축의 진정성을 고민하며, 환기·냉난방·패시브하우스 등 건강하고 쾌적하며 에너지 절약적인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미국 콜로라도 소재 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NREL). 추가비용 없이 제로에너지빌딩을 구현했다 즉, 제로에너지빌딩의 경제성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 - 친환경건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초기단계에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건물의 열환경, 빛환경, 음환경, 공기환경 등 물리적 환경을 충분히 이해해서 실제 사용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과 쾌적성 저하를 최소화하도록 계획해야 한다. 이를 ‘통합설계(Integrated Design)’라고 한다(필자 제공 자료사진).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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