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원예에 종속? 뭇매 맞는 학계
조경, 원예에 종속? 뭇매 맞는 학계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6.08.2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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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학계의 미진한 대응이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한국표준교육분류 영역에서 조경분야가 건축 및 도시설계(0731)와 원예(0812)의 한 분야로 분류되는 일이 발생했다. 원예의 예시로 ‘도심 및 가정의 공원과 정원 만들기 포함, 화초재배, 정원가꾸기, 골프장관리, 원예술, 녹화, 조경, 묘목관리, 잔디양성, 공원과 정원의 배치와 건설’이라고 명시됐다. 건축 및 도시설계의 예시에서는 ‘조경술’, ‘토목조경학’이란 단어로 명시됐다. 이는 조경이 한국표준교육지표에서 이들 분야의 한 직업군으로 종속됐다는 뜻이다.
일이 이렇게 진행될 때까지 조경 단체들은 무엇을 했을까? 이번 한국표준교육분류 개정을 위해 통계청은 지난 6월 10일부터 2주간 조정안을 관련 부처와 단체 및 관련학과에 공문을 보냈다. 확인해 본 결과 조경학과는 26개교가 공문을 받았고, 동국대만이 대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대학들은 무엇을 한 것일까? 무사안일주의 학계가 결국 자초의 길로 가는 건가.
최근 몇 년간, 조경 산업은 끊임없이 업역 침해를 받아 왔었다. 업역이 침범 받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각에서는 조경의 근간인 학문까지도 잠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계의 위기에, 지난해 10월의 일도 생각난다. 국토교통부가 제정·고시한 건설기술자 기준에 산림기사가 조경직무분야에 포함돼, 조경계가 조경기술자의 몰락을 야기한다며 크게 반발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조경 관련 단체장들은 조경생존을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몇 차례 열었다. 회의 때마다 항상 나온 얘기가 있었다. 조경학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이때 업무상 호환성이 없는 자격을 조경자격으로 인정하는 일이 벌어져 전국 대학 조경학과의 존폐위기가 논의 됐었다. 때문에 전국 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및 학생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학계를 대표하는 한국조경학회 회장은 ‘제1회 아시아·태평양지역 환경조경포럼’ 준비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부회장이 회의에 참석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의견을 모으는 데는 실패했었다. 이때 주요 단체장 및 업계에서는 학회가 너무 무신경한 거 아니냐는 비난을 했었다.
이런 현실 속에 아직 기회는 있다. 통계청이 향후 개정이 가능한 여지가 있다며, 조경계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요구했기 때문. 이제 학계(회)는 미온적인 대응을 버리자. 발빠르게 개정에 필요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주선영 기자 rotei@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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