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도시와 발전도시 그리고 ‘도시권’
포용도시와 발전도시 그리고 ‘도시권’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07.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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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인문학》시리즈에서 담고 싶은 것
 

창간29주년 특별기획 시리즈는 《건설인문학》이라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조합의 조어를 제시했다. 그 첫 회에는 “4차 산업혁명을 균형잡힌 발전의 동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제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두번째 호에서는 서울연구원과 한국공간환경학회가 공동 주최한 <위기의 도시, 희망의 도시> 심포지엄을 소개하고 인문지리학계의 석학 데이비드 하비와 서울시장의 대담을 지상중계했으며, 세번째 호부터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국내 전문가들의 비판적 공간읽기 담론을 본격적으로 연재하기에 나섰다. 먼저 최병두 대구대학교 교수의 기조발제를 지난 호부터 네 번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첫 회는 결론과 도입부를 동시에 전개했다.

그러고도 올 하반기 내내 《건설인문학》 연재는 계속될 것 같다. 당초 8월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으나 마음을 바꾸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건설부동산 패러다임의 모순과 부작용을 뿌리부터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담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은 지루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눈을 번뜩 뜨이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금 위험한 시도를 소심하게 시작한다. 

무엇을 위해서, 어쩌면 건조 자체에 회의적일지도 모르는 이러한 개념들을 건조(build)하는 이들과 나누려는 것인가? 그 질문에 적절한 대답이나 결론 또는 의도가 앞서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 가지 단어들을 생각하고 있다.

‘탈성장과 저성장’ - 이것을 화두로, 고립주의와 기술 맹종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매우 과격한 사건으로 돌출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균열 양상을 떠올리면서, 이 모든 것들이 도시공간에서 일어나고 또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어떻게 도시와 건축을 만드는 이들과 무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안전한 도시-셉테드’, ‘스마트도시-IoT’와 같은 기술적 패러다임은 이와 같은 도시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우리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도시화율 75%의 시대’ 즉,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연재에 계속 등장하게 될 ‘도시권’이라는 개념은 신선하다.

‘도시권’(The Right to The City)은 르페브르가 처음 사용해 하비가 강력히 주창하는,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안적 개념이다. 어휘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미 우리는 ▷사회적 경제 ▷공유주택 ▷협동조합 ▷마을공동체 등과 같은 방식으로 익숙해져 가고 있다.

‘도시권’에 대한 보다 명료한 이해는 이 시리즈가 끝날 무렵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은 먼저 ‘1/n’, ‘시민자산’, ‘공유’ 같은 개념을 키워드로 갖고 읽어나가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저성장 시대를 탈성장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대응할 것인지 혹은 잉여가치(이윤)의 확대 재생산을 위한 4차 산업의 발전에 더욱 매진할 것인지, ‘발전도시’와 ‘포용도시’ 사이에서 각자 현실인식을 재정립하고, 나름의 해법 역시 이전보다는 근원적인 이해의 토대 위에서 마련해 나갈 수 있는, 내적인 힘을 이번 기획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국건설신문 편집국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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