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물타기 정책
<낙지골에서>물타기 정책
  • 홍제진 팀장
  • 승인 2003.10.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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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취재1팀)


정부가 떨어질 줄 모르는 주택·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드디어 물타기 정책까지 동원했다.

29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관계부처는 노무현 대통령이 시사한 토지공개념 도입에 앞서 강력한 주택·부동산 1차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에 확정 발표된 주택정책은 우선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늘리는 한편 누진세 형식의 종합부동산세를 오는 2005년까지 앞당겨 도입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오는 10년간 수도권에 무려 300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건설키로 하는 등 실질적인 주택시장 물타기 정책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물타기 전술이 드디어 주택정책에 까지 도입된 것이다.

이러한 물타기 정책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왈가왈부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있다.

긍정론자들은 물타기가 주택정책에 도입됐을 경우, 기존 주택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한편 향후 희소성 가치를 하락시켜 장기적으로 주택가격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반면 부정론자들은 소위 주택공급 물타기는 단기적으로 집값안정을 가져올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또다시 부동산 투기 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수요보다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일정기간 이후에는 오히려 타지역 사람들의 강남진입을 부추켜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 강남을 비롯한 일부지역에서 일고 있는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무려 300만가구를 수도권에 새롭게 건설한다는 것은 오히려 강북을 비롯한 타지역의 주택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정부의 주택 물타기 정책은 경제논리상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기본개념에는 맞지만 현실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것.

건설공사 콘크리트 타설시 물타기는 순간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물에 치명적인 부실을 가져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즉, 강남지역 주택공급이 부족해 집값 상승이 유발된다고 해서 판교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것도 모자라 무려 300만호의 신규주택까지 공급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강남의 집값을 더 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아무리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건설해도 강남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는 않는다"며 “집값 안정을 위한 이번 물타기 전술의 실효성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정부의 2단계 부동산 정책 발표도 멀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번 1단계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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