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자재 전자상거래 현주소
국내 건자재 전자상거래 현주소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1.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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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이트 적자, 존립위기 상황
정보노출 꺼려, 기존 거래관행 답습 주원인
정부차원 인센티브등 활성화방안 모색 필요


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대부분 거래가 기존 오프라인외에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건설자재거래도 예외일 순 없다.
현재 온라인상의 건설자재거래를 취급하고 있는 사이트는 약 130여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99년 하반기부터 신설되기 시작, 작년 하반기에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전자상거래는 수요자의 경우 구매조달 기간 및 절차를 단축하고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공급자에는 거래를 희망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전자상거래 시스템에 가입, 제품 및 신상품을 소개함으로써 효율적이고 공정한 거래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국내 건자재 전자상거래망을 살펴보면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곤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고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원인을 테크넷21(주)의 양규영 사장은 "공급자, 수요자, 중간상(자재구매사이트)들이 서로 호환이 안되고 있는데 기인하며 자신들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는 또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들도 기존거래 관행을 답습하려는 의식이 팽배해 지고 있으며, 고연령으로 인한 컴퓨터 기피현상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양 사장은 이와 함께 전반적인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설경기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분석하며, 활황세때 도입됐다면 상황은 달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건자재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담당자는 "구매자들의 호응이 너무 저조해 수익이 없는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하며 "건자재 구매 담당자들 의식이 과거 관행을 따르고 있는데다, 때론 부정당한 방법을 요구하기도 해 실거래가 어려워졌으며 이로 인해 최근에는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구매자 입장인 건설업체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무엇보다 제품 품질에 대한 확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용을 꺼리고 있는 것.
한진중공업 양재식 과장은 "건자재 전자상거래는 장기적으로 활성화가 돼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환경이 많이 미흡한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구매자 입장에서는 품질에 대한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도 온라인상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처럼 건자재 전자상거래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인에 대해 재정현황 및 상품 품질 수준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 있지 않고, 기자재 표준화의 미비로 규격품 내지는 검사가 용이한 품목외에 실거래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문정호 박사는 "공급업체 과잉경쟁으로 인한 품질 저하, 구매가격 등 정보노출, 저가낙찰후 계약포기도 원인중의 하나"라며 해결방안으로 "건자재 전자상거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실행을 위해 기업내 조직의 변화가 시급하고, 전자상거래를 통해 기업간 공급체계 관리가 공유됨으로써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사업자단체나 정부도 건설기자재의 표준화, 공급자 및 구매자 신용 인증, 전자상거래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 다각적인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정연 기자 cat@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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