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부품연구원 고광섭 원장
건설기계부품연구원 고광섭 원장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6.05.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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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산업과 결혼했다. 산업발전 위해 온 몸과 열정 바칠 것”
융복합·지능형·친환경·고효율 건설기계 등 글로벌 경쟁력 모색
 

-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하 건품연)은 올해 개원 3주년차를 맞이했다. 건품연의 설립취지와 함께 원장님의 소감은.

우리나라 건설기계 산업이 규모적 측면에서 봤을 때 세계 6위이다.
대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이하 두인)이나 현대중공업(이하 현중)이 10위권에 있고 대부분 중견, 중소기업들이다.
세계 6위라는 위치까지 오는데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 때 미, 일, 유럽 등 선진국 선진기업의 기술을 catch-up해 가면서 발전해 왔다.
그런데 우리가 6위를 넘어 5위, 4위로 가기 위해서는 catch-up기술로만은 부족하다. 세계건기 시장을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주도적 기술개발이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기술개발을 해나가는데 기업의 창의성에 의한 기술개발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이 단기적으로 대규모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원천기술을 선진기업보다 먼저 개발해 나가는, First Mover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책연구과제를 통해서 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분야를 개발하고 미래 핵심기술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세계 4대 건설기계강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건설기계 전문연구원을 만들게 됐다.
건품연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로 설립됐는데 초대 원장이자 설립자로서, 우리나라 건설기계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말할 수 없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상당히 뿌듯하다.

- 국내 유일의 건설기계부품 전문 연구기관으로 올 한해 추진할 주요 과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미래의 건설기계(이하 건기)시장을 이끌어나갈 두가지 핵심 방향이 융복합과 친환경 분야이다.
먼저 융복합기술측면에서 보면 IoT나 AI 등 지능형기술이 굉장히 중요한데 건기도 무인화, 지능화가 미래 나가야 할 방향이다.
즉 스마트 건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래서 우리 연구원에서는 첫 번째로 지능형 건설기계 연구개발로 전자유압시스템을 적용한 20톤급 굴삭기 작업자동화 기술개발, 일명 패턴자동화 기술이나 작업자동화 굴삭기 개발사업, 텔레매틱스 시스템 개발을 주요 추진과제로 진행중이다. 두 번째로는 인간친화형 건기연구개발로 충돌/추돌 방지시스템 개발이나 전도/전복 방지시스템개발, 세 번째 특수목적형 건기연구개발로 지반개량장비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분야로는 자동차산업을 보면 십수년전부터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이 유행했었고 또 배기가스, 소음 규제 등에 대비한 친환경화가 진행돼 왔다.
건기는 자동차에 비해 십여년 정도 후행하고 있고, 지금이 친환경 건설기계를 준비할 때이다.
시대에 발맞춰 건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 과제로 고효율유압시스템 개발과 에코에너지 시스템 개발 차세대 동력시스템 개발 등이 주요 추진전략인데 관련해 E-TCS 기술개발이나 통합열관리스시스템 개발, 동력재생시스템 기술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과 국내 최초로 인하대학교와 군산대학교의 대학원에 건설기계 공학과를 개설하고 친환경자동차산업 기술 및 역량강화사업 등 산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한 인력양성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 KOLAS인증 범위의 확대 의미와 함께 종합시험센터 2단계 확장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설립 2년차였던 2015년에 굽힘과 인장 등 8개 분야 KOLAS인증기관이 됐다.
국제공인 시험인증서 발급이 가능해진 것으로 건품연에서 받은 인증이 국제적으로 통용되어 해외 수출 확대에 발판이 될 것이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올해는 실차시험 분야 뿐 아니라 부품분야까지 지속적으로 인증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종합시험센터 1단계 계획은 국내 건설기계산업의 종합적인 기술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의 건설기계 전문 시험·인증기관의 설립이었다.
이에 건기의 주요 부품 검증을 위한 기본 테스트 벤치와 국내 최초로 완성차시험장을 구축하여 부품에서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종합 시험평가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2단계 확장 계획은 다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융복합·지능형·친환경·고효율 건설기계 등 미래 건설기계에 특화된 종합 시험평가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산업부와 전라북도, 군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나포 종합시험센터에 살수 및 강우 시험설비와 정밀제어 컨트롤러의 대기오염 저항력 측정 시험설비 등 친환경 건설기계 전문 시험설비 5종을 비롯한 2개의 연구시험동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용 부지는 기존 9만9천664㎡에서 17만6천675㎡(5.34만평)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ICT 융복합 중심의 미래 선도 건설기계 기술 및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험기반 조성 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2018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단계 확장 계획은 H/W 기반의 단순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신뢰성 시험기술 확보, 신뢰성 인증 지원 및 KOLAS 시스템 구축 등 종합 기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시험인프라의 활용성 극대화할 계획이다.

- 건품연은 산업계와 함께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데 최근 건설기계산업이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품연의 역할로 산업계에 어떠한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인가.

2012년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뿐 아니라 세계 건기시장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우선 시장 자체가 크게 축소됐던 것이 큰 원인이다.
4대강 사업 이후 대규모 토목공사가 사라져서 건설기계 산업의 배후산업인 건설업 자체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고 세계적으로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이것이 맞물리면서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산유국 경제가 나빠지고 덩달아 건기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굴삭기를 포함해 건기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도 원인이다.
두자리 수 성장에서 7% 이내로 머뭇거리고 있고, 이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 감소, 중국 내 두산인프라, 현대중공업 등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중국내 기업의 자체 성장 등이 우리기업들의 애로를 가중시켰다.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건설기계부품의 기술개발과 품질개선, 신뢰성 확보 즉 시험인증 강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연구원은 다행이 지난해 건설기계분야 신뢰성평가센터를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문을 열었다.
정부가 그동안 10개의 신뢰성센터를 유지해 왔고 기계 분야는 1곳밖에 없었는데 작년 신뢰성평가센터를 오픈하면서 정부나 산업계 모두 그동안 소외됐던 건설기계 신뢰성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한 계기가 됐다.
신뢰성평가센터 오픈을 계기로 건기와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에 대한 시험이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
아울러 국책연구과제를 많이 발굴하고 확보해서 건설기계부품에 대한 미래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불어넣고 재도약을 위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 연구원이 역할을 해낼 것이다.

- 건설기계산업은 수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그동안 괄약할 만한 성장을 일구었다. 향후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서의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이는가. 또한 현재의 한국 건설기계산업의 경쟁력 수준은 어떠한가.

경쟁력의 지표를 한마디로 말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경쟁력의 결과로 나온게 세계시장에서 우리 건설기계산업의 위치가 아닐까 싶다.
앞서 언급했듯 6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핵심부품인 엔진이나 Axle, MCV, 주행 구동기는 일부 생산하지만 사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고 다만 브레이커는 세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지원없이 6위까지 오른 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이제 건품연 중심으로 융복합과 친환경분야 두 개의 큰 축에서 스마트건설기계와 친환경건설기계 개발해 나가게 되면 우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아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4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계 5위권의 자동차산업처럼 우리 건기도 경쟁력을 키워서 리딩기술, 선도적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고품질 선진 제품의 수입대체, 저가 중국 제품에 대한 내수시장 방어, 수출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신뢰성 평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부품의 기술 및 품질 경쟁력 확보와 완성차의 품질을 좌우하는 국내 부품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 건품연의 설립에 원장님의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향후 연구원의 발전과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부문이 있다면.

연구원 설립자로서 열정이 없었다면 연구원 설립이 가능했겠는가?
최근 새로운 기관을 설립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현실이 됐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산업계 뜻을 모으고 산업부가 연구원 설립에 대해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기에 오늘이 있다고 본다.
초대 연구원 원장으로서, 또한 설립자로서 나는 건설기계산업과 굉장히 깊은 인연이 있다고 본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건설기계산업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건설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내 온 몸과 열정을 바쳤다.
내가 원장으로 있는 그 마지막 날까지 건설기계산업 발전, 연구원 발전 위해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원과 건설기계산업 발전이라는 것이 내 혼자 생각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뜻을 지닌 임직원, 석박사들과 함께 힘을 합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 산업계에서도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품 신뢰성을 어떻게 높여나갈 것인지 함께 공감하고 같이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산업계는 두산인프라코어나 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 협력사 중심으로 산업발전을 해왔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들의 독자적 기술개발이나 제품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것이 매우 미흡했다.
이제는 국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업계도 우리 연구원과 함께 산업발전을 이뤄나가는데 동참해 주실 것으로 당부드린다.
아울러 한국건설신문같은 언론계에서도 우리 건설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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