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해외시장…이란 중심 대규모 인프라 투자 수요 기대
‘중동’ 최대 해외시장…이란 중심 대규모 인프라 투자 수요 기대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6.03.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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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주요국(GCC+2) 경제의 7대의 특징과 시사점

한-GCC 간 ‘FTA 협상’ 필요
국토 재건 사업 활발
인구 대국 새로운 소비시장 부상

▲ 자료 : 해외건설협회(누적 수주액 기준).주 : 괄호 안은 세계 150개국 중 순위.

한국건설신문 주선영 기자 =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중동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 주요국(GCC+2)은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경제적 위상을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자원 이외의 다양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중동 주요국은 한국에게도 중요하다. 한국은 원유의 80% 이상을 중동 주요국으로부터 수입한다. 또한 해외건설 수주액 중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 주요국을 중심으로 중동시장의 7대 특징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중동, 최대 해외건설 시장

중동은 한국의 주요 원유 수입원이고, 최대의 해외건설 시장이다. 한국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주요국들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최대 수주 시장이다. 지역별 건설수주(누적 7천167억 달러) 비중은, 중동(55.3%), 아시아(30.2%), 중남미(5.0%), 태평양·북미(3.8%), 아프리카(3.0%), 유럽(2.6%) 등 순이다. 특히 중동 지역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1천336억달러), UAE(688억달러) 등 GCC 6개국(걸프협력회의;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과 이라크(348억 달러), 이란(120억 달러)이 핵심 국가들에 해당한다.

■중동 주요국(GCC+2) 경제의 7대 특징

◇자원의존 경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주요국은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지닌다. 제조업 기반은 취약하지만, 석유화학산업 등 자원과 연관된 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중동 주요국은 석유화학산업의 원료가 되는 천연가스나 원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화학산업에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중동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2000년 7억 달러(점유율 3.3%)에서 2014년 356억 달러(점유율 15.5%)로 급증했다.

◇산업 다각화 추진= GCC 국가들을 중심으로 산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UAE는 중동과 세계 각 지역의 수출입품을 연결하는 중계무역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컨테이너 및 항공 물동량도 2000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UAE는 두바이의 제벨알리(Jebel Ali)항 및 국제공항, 아부다비의 칼리파(Khalifa)항 등 대규모 항만과 항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UAE는 금융, 관광, ICT 등의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자원 고갈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수요= 이란과 이라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프라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란은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란의 전반적인 인프라 수준(3.9)은 세계 평균(4.2)이나 사우디아라비아(5.2), UAE(6.4) 등 주변국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열악한 인프라 수준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제재 해제가 본격화되면, 도로·항만·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의 인프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라크는 수차례의 전쟁으로 황폐화된 국토를 원상회복하기 위한 재건 사업이 활발하다. 미국 등과의 전쟁으로 대부분의 인프라가 파괴됐고, 장기간의 경제제재로 인해 파괴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 투자 이외에도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정부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2013~2017 국가개발계획’에서 2천75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교통·전력·상하수도 등 열악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국부펀드를 통한 투자 활발= 중동 주요국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중동 국부펀드는 해외투자를 확대해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GCC+2)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약 2조8천300억 달러로 세계 국부펀드 총자산(7조1천930억달러)의 39.3%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10대 국부펀드 중에서 UAE의 ADIA, 사우디아라비아의 SAFA Foreign Holdings 등 4개가 중동 국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다.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 이란과 이라크는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인구 대국으로 향후 중산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은 중동 지역 최대의 인구 대국(2015년 7천900만명)이며, 인구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50년에는 9천2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수차례의 전쟁과 내전을 겪어왔던 이라크의 인구는 2015년 기준 3천600만명 수준이며, 향후 급속도로 증가해 2050년에는 8천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 이후의 시장 개방 과정에서, 이라크는 전후 경제재건과정에서 국민들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상승하고 중산층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본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GCC 소속 국민들은 선진국 수준의 소득 수준을 향유한다. GCC 소속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2015년 3천200만명)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소규모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소득 수준(명목 구매력 기준)은 카타르 13만3천달러, 쿠웨이트 7만달러, UAE 6만7천 달러 등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득층 소비시장으로 유망하다.

◇유가 급락에 따른 경제 불안= 자원의존 경제인 중동 주요국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동 주요국의 경상수지 합계는 2013년 3천789억달러에서 2014년 2천523억달러로 축소됐고, 2015년에는 224억달러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중동 주요국들은 원유 수출을 통해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된다. 예컨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상수지는 2013년 1천354억달러 흑자 → 2014년 769억달러 흑자 → 224억달러 적자로 변화했고, 동 기간 재정수지는 1천616억달러 흑자 → 961억달러 적자 → 5천113억달러 적자로 악화됐다.

◇정치·경제적 불안 요인 잠재= 이라크는 이슬람 극단주의 IS로 인한 정치적 혼란 가중, 경영 활동을 위한 제도적 여건 취약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정치적 혼란이 가중돼 테러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는 2006년 2만9천4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에 점차 감소 추세다. 그러나 시리아를 근거지로 활동하던 IS 반군 활동이 이라크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내전 상태(2014년)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2012년 4천600명까지 감소했던 민간인 테러 희생자는 2014년 1만8천200명으로 다시 급증했다.
이라크의 기업경영 환경은 중동 주요국 중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이라크의 기업경영 환경은 전 세계 189개 국가 중에서 161위 수준으로, 주변의 이란, 사우디, UAE에 비해서 취약하다. 이라크는 관료들의 뇌물수수, 횡령 등이 만연해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부패인식지수가 최하위권(2014년 기준 174개국 중에서 170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재건사업, 석유개발 등을 위해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경영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시사점

첫째, 중동 주요국 경제의 특징을 파악해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GCC 간의 FTA 협상이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 기업들이 중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GCC 간의 FTA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뿐만 아니라 중동의 대규모 국부펀드 자금을 국내 투자에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자원개발, 산업다각화,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 자원개발 시장은 각국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 기회에 해당한다. 이라크 재건시장과 중산층 시장, GCC 소속 국가들의 고소득층 소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란은 향후 인프라 건설과 관련된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 지역 최대의 인구 대국으로 중산층 소비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또 아라비아반도, 중앙아시아, 인도, 유럽 등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기에 적합하다. 이란 국민들은 가족 간의 화목을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우호적이므로 한국기업들이 진출하기에 유리하다.
넷째, 한국과 중동 주요국과의 사회 문화 교류 확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과 중동 주요국의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교류 증대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교류의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 중동 지역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경제적 타당성 조사와 함께 각국의 사회 문화적 관습이나 제도, 법률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사회·문화적 협력 강화를 통해 경제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중동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체계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다섯째, 중동 주요국의 정치·경제·사회적 위험 요인에 대한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지기업과의 합작이나 정보력이 우수한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저유가 지속, IS로 인한 정치적 혼란 가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 격화 등 정치·경제적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기회 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 진출의 가속화로 인한 경쟁 심화 등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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