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 총영사, 저서 《일대일로》에서 중국의 新실크로드 전략 분석
이강국 총영사, 저서 《일대일로》에서 중국의 新실크로드 전략 분석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02.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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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은 무엇인가?”

▲ 저자 이강국 총영사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에 발표한 육ㆍ해상 신(新)실크로드 구축 전략이다. ‘일대’는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를 말하며, ‘일로’는 동남아, 서남아, 중동,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말한다.

중국이 유라시아 육로와 바닷길을 이어 중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유라시아(Eurasia)는 각종 자원이 풍부하고 시장이 광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놓고 미ㆍ중ㆍ러 3국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9세기 말 조선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일본에 주재하고 있던 중국(청나라) 외교관 황준헌(黃遵憲)은 ‘조선책략(朝鮮策略)’을 권유했다. 조선책략의 핵심은 당시 국제 정세에서 조선이 남하정책을 쓰고 있던 러시아를 방어하려면 ‘친 중국(親中國)’, ‘결 일본(結日本)’, ‘연 미국(聯美國)’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대일로》의 저자 이강국 총영사는 현 정세에서 한국에 가장 큰 과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을 이뤄내 강건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일대일로를 적극 활용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과 접목하면서 한국의 경제, 문화 영토를 확장하고, 외교 영역을 넓히며, 기업들은 이윤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총영사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일대일로 전략의 중심지인 시안에서 근무하면서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고 관계 인사들을 면담했다. 또 언론 보도를 체크하고 일대일로 정책 사이트를 찾으며 자료를 모으는 등 논리를 가다듬으면서 일대일로 전략을 정리했다.

시안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되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실크로드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의 중심지가 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이강국 총영사는 2015년 4월 주시안총영사로 부임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면서 중국의 혁신적인 경제 정책과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목도한 외교관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의 자유무역시험구 정책을 분석해 지난해《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를 발간했으며, 이번에 중국의 야심찬 ‘일대일로 전략’을 분석해 《일대일로: 중국의 新실크로드 전략》을 출간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는 2015년 세종도서(교양 부문)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 경제ㆍ정치ㆍ외교 핵심 전략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업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기존의 방안보다 더 적극적인 개념이다. 본래 광활한 대륙 벌판을 누비면서 힘차게 살았고 대륙을 호령했던 기상을 보였던 민족적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해양에 치우쳐 있는 한국이 유라시아 국가 전반을 포괄해 취하는 새로운 전략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단절과 고립, 긴장과 분쟁을 극복하고 소통과 개방을 통해 평화롭게 교류하고 공동 번영하는 새로운 유라시아를 건설하고,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어 북한의 대외 개방을 유도해 궁극적으로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장기 구상이다.

문제는 한국만 유라시아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ㆍ중국ㆍ러시아 나아가 일본도 무궁무진한 유라시아 지역의 발전 잠재력에 주목해 적극적인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조치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2012년 말 제18차 당 대회에서 중국의 지도자가 된 시진핑 주석이 일성으로 꺼낸 것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일대일로 전략은 바로 시진핑 정부가 실크로드 옛 영광을 재현하고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실시하는 대규모 대내외 프로젝트이다.

▲ 《일대일로: 중국의 新실크로드 전략》(이강국 지음 | 신국판| 248쪽 | 16,000원 | 북스타). 저자 이강국 총영사는 이 책에서 중국 일대일로 전략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연계해,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 제시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 내륙지역 개발과 주변국 연계 개발을 연계하고, 중앙아시아ㆍ동남아시아ㆍ중동 및 유럽까지 인프라로 60여 개 국가를 중국과 연결하고자 하는 거대한 개발 계획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꼽는다. 첫째,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경제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과잉 생산 및 과잉 산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둘째, 세계의 공장과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된 데 따른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셋째, 지역 불균형 발전과 도농 격차를 해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장 등 소수민족의 독립 움직임까지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넷째, 경제 영토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지역 경제 통합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섯째, 중국의 전통적 외교인 주변 외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응하는 의미가 있다.

현재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중앙정부가 구상하고, 지방정부들이 구체적인 플랜을 짜고, 학계에서 뒷받침하면서 만들어지고 있다.

징진지(京津冀 :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 협동 발전, 창장(長江) 경제벨트 개발 등과 함께 추진해 중국 내 다량의 개발 프로젝트를 통합하며 새로운 개혁개방 공간의 플랫폼을 마련해가고 있다. 중국 전체가 일대일로 사업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그 무대는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이끌면서 전략 외교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 4월 20일 파키스탄을 방문해 460억 달러의 경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해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구축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경제회랑은 파키스탄 과다르 항에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까지 철도와 도로, 가스관을 건설하는 대역사이다. 될 수 있을까 의문이 제기됐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등에서의 자원 확보와 자국 잉여 생산력 수출과 함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정책이며, 미끼를 사용해 여러 국가들을 끌어들이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는 선전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그렇지만 일대일로 전략은 계속 추진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인프라 등의 수요가 커질 것이며, 중국이 풀어놓을 일대일로 자금을 활용하려는 나라들이 늘게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극진한 환대를 받았으며 시진핑 주석은 큰 돈 보따리를 푼 것으로 보도됐다. 시 주석이 영국에서 국빈 방문을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네덜란드 알렉산더르 국왕과 독일 메르켈 총리,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이 뒤질세라 중국으로 달려왔다.

한국도 이렇게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대일로 전략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 거대한 인프라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 더구나 일대일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중앙아시아ㆍ동남아시아 등 지역은 자원이 풍부하고 시장이 광활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중서부 및 서북 5개성 등 내륙 지역은 아직도 개척의 여지가 많다. 도로, 철도, 항만 등 기초 인프라뿐만 아니라 통신 설비, IT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한국 기업에게 진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려는 열정이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인데, 일대일로 전략에 대한 검토는 물론 대상 지역 환경에 대한 다각적인 관찰과 면밀한 활용 전략이 필요하다.

일대일로 전략은 진행형이다.

아직도 많은 것이 나오지 않았고, 구상 단계에 있는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일대일로 전략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알아야만 넓은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듯이 일대일로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일대일로 전략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우위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책이다. 이 전략의 진행에 따라 주변국인 중국의 국력 상승과 영향력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일대일로 전략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저자 약력 = 이강국 총영사는 외무고시(25기)로 입부, 북경어언문화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외교학원에서 중국 외교를 공부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SD) 글로벌 리더십 과정에서 중국 정치ㆍ경제를 수학했다.

외교부 본부에서는 주로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 2과에서 근무했으며, 중국 지역 공관은 주중국대사관 3년,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두 차례에 걸쳐 5년 등 총 8년 동안 근무했다. 또한, 주베트남대사관, 주말레이시아대사관에서도 근무했다.

최근 3년 동안 주상하이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로 근무하면서 중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목도하고 한국의 분발을 촉구해 왔다. 특히,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를 저술해 중국의 혁신 정책을 제대로 알고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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