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원인> 보 접합 형태·화재로 인한 내력저하·중력가속도등이 직접 원인
<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원인> 보 접합 형태·화재로 인한 내력저하·중력가속도등이 직접 원인
  • 문성일 기자
  • 승인 2001.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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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T 분석, 구조재료·내진설계와 상관없어
지난 11일 비행기 테러에 의해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의 직접적인 붕괴원인은 건물 보의 접합 형태와 화재발생으로 인한 내력 저하, 중력가속도에 의한 충격력 극대화 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즉 구조재료 및 내진설계 등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의견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강구조연구소는 여객기 충돌에 의해 일부 기둥이 파괴된데다, 중력을 부담하는 코어(Core)에서도 기둥파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로 인해 나머지 기둥에 하중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화재에 의한 나머지 기둥의 내력도 저하됐을 것이라는 게 연구소측의 분석.
이와 함께 여객기가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79∼85층 사이의 충돌층 붕괴에 의해 적어도 7천∼1만톤 가량이 넘는 상부층(20여개층)의 자중이 중력가속도(980gal)의 가속도로 하부층에 전달된 것도 직접적인 원인중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지진다발지역에서의 내진설계 규모인 300∼400gal보다 2∼3배이상의 순간적인 충격량이 많게 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의견이다.

또한 이 빌딩이 건물외주부에 기둥을 촘촘히 설치했을 뿐, 코어이외에 기둥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건물 중앙부가 붕괴될 경우 구조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기둥·보 등을 대체적으로 용접처리하는 일본과는 달리, 미국의 경우 대부분 볼트 등에 의해 간단히 연결하고 있어 상부층의 무게가 연직방향으로 작용했을 때 볼트가 쉽게 파단돼 하부층의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RIST 오상훈 박사는 “비행기 충돌에 의해 충돌층의 기둥수가 감소했으며, 남아있는 기둥의 하중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화재발생으로 인해 나머지 기둥의 내력이 감소해 상부층의 건물이 주저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이번 붕괴는 철골의 파괴가 아닌 보를 접합했던 볼트가 파괴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며, 중력가속도라는 무서운 자연적 현상도 한 몫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따라서 “삼풍백화점 붕괴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층 붕괴시 상부구조의 자중에 의한 접합부 파단과 이에 의한 상층부로부터의 하부층의 순차적 붕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상시 특정층 붕괴에 대비한 구조시스템 개발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문성일 기자 simoon@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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