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학회’, 조경가의 미래를 꿈꾸는가?
무심한 ‘학회’, 조경가의 미래를 꿈꾸는가?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5.11.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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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조경 관련 사이트에서 ‘조경자격 확대’ 토론방이 열렸다. 토론방 오픈 후 많은 조경인들이 서로의 의견과 대처방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중 학생들이 남긴 말들이 눈에 들어왔다.
“학교 교수들은 본인들 자리만 지키려 애쓰고 있다. 나의 미래에 대한 관심 좀 가져 달라”, “교수들, 단체장들이 챙기지 않으면 우리들은 항상 찬밥신세다”, “조경은 취업문이 좁다. 여기에 설상가상 조경자격까지 확대됐다. 조경학과 학생들이 설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산림기사가 조경을 할 수 있다면 조경기사보다 산림기사를 취득하는 것이 더 낫다”.
조경학과 학생들의 걱정과 우려, 분노한 목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아프고, 그들에게 다가 올 미래를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불안한 미래에 산림기사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학생도 있었고, 거칠게 학교와 학회를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그렇다면, 조경 학문 붕괴 우려에 학교와 학회는 준비를 잘 하고 있는가.
최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한국조경학회가 ‘2015년 제2차 이사회’를 열어 관심이 집중됐다.
그 이유는 지난달 중순, 조경 단체장들이 ‘조경생존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하고 조경 자격 및 조경학과의 존폐위기를 타개할 계획을 세우려 했었다.
이때 회의에서 학회가 로드맵을 짜면 나머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논의 됐기 때문에 이번 ‘2차 이사회’에 조경 관계자의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는 그동안의 기대가 무색할 만큼 단출하기 짝이 없었다. 조경 학문 붕괴 우려 속에 열린 가을 이사회에 고작 34명만이 참석한 것이다.
전체 이사 인원 중 10%정도만 참석한 수치다. 이마저도 조경자격 확대를 논의할 때는 10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에 대한 시급성을 따져봤을 때 조경학회가 보여준 모습은 민망할 따름이다.
특히 조경기술자격 확대는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피해가 크기 때문에 학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학회가 나서서 학과장 회의를 주관하고 교수사회에 심각성을 공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학회가 예비 조경인에게 조경가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주선영 기자 rotei@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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