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I, "피맛길의 추억, 가상현실에서 만난다"
AURI, "피맛길의 추억, 가상현실에서 만난다"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5.10.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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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종로 피맛길 3D 실측 영상 및 VR 서비스 개시
건축ㆍ도시 종합정보시스템 ‘아우름(AURUM)’에서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피맛골에서의 추억 한 자락 없는 이가 서울에 얼마나 될까?

Z세대(1996~2012년생) 정도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 토박이에게도 낯설어진 광화문통과 종로통. 말없이 지나는 그들이지만 가슴 한 쪽이 허전한 것은 ‘피맛골 고갈비집’, ‘무교동 낙지집’과 같은 곳을 더 이상 찾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그 장소, 가물거린다 해서 희미해질 수는 없는 추억의 장소들을, 홍상수 영화 ‘오! 수정’(2000)을 찾지 않고도 다시 볼 수 있다면?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김대익, 이하 auri)는 27일 종로 피맛길의 개발 전 모습을 기록한 3D 실측 영상과 VR 서비스(이하 피맛길 영상서비스)를 ‘auri 건축ㆍ도시정책정보센터’ 홈페이지 ‘아우름’(www.aurum.re.kr) 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조선시대부터 종로 저 멀리 높으신 나으리의 행차가 보이면 말머리를 돌렸다(避馬) 하여 이름 붙여진 피마동ㆍ피마골… 말 한 마리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을 따라 목로술집, 색주가집, 모주집, 장국밥집 등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곳을 나름대로 격조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것이 바로 피맛길의 연원이다. 

열거할 수 없는 사건과 기억이 추억 위의 추억으로 층층이 쌓여 있던 곳, ‘한양에서 서울까지 도성 600년사’가 녹아 있는 유서 깊은 골목 ‘피맛길’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그 독특한 정취에 생활ㆍ문화사적 가치가 더해지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장소로 더욱 알려졌다.

원래 종로1가에서 종로6가로 이어지는 긴 이면도로에 형성됐으나, 2008년 청진동 등 도심재개발 사업에 의해 대부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은 종로1가 교보문고 뒤쪽부터 종로3가 사이에 일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조차 시민들의 반발로 뒤늦게 특화거리가 조성되긴 했지만 그 정취와 예스러움은 훼손됐다.

▲ 피맛길 3D 실측 영상 화면.

이에 auri ‘피맛길 영상서비스’는 재개발 전 피맛길의 모습을 가상현실 속에 되살린다.

교보문고 뒷길에서 옛 한일관 건물(現 D타워에서 그랑서울)까지 약 300m 구간을 3D로 정밀 스캔해 그 데이터를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특히 이번에 제공되는 ‘종로1가 청진동 구간’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밀집해 있던 곳이다.

또 VR을 통해 세월의 흔적이 담긴 점포들의 내부공간을 가상 체험할 수 있고, 피맛길 속 그 때 그 사람들의 일상과 다양한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어,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공감각적 추억까지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auri는 국내 우수 건축물 및 도시명소에 대한 DB 구축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auri 건축ㆍ도시정책정보센터  홈페이지 ‘아우름(AURUM)’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아우름(www.aurum.re.kr)은 건축ㆍ도시 관련 정책 및 국내 우수건축물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정보시스템 서비스로, 지난해 5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수립 및 홍보를 지원하고, 국내 주요 건축물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ㆍ서비스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됐다.  

김대익 auri 소장은 “피맛길의 장소적 가치를 공유하고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철거 전 모습을 디지털로 기록ㆍ보존한 이번 기록영상은 도시건축아카이브 구축의 선례로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최근 도시재생이나 역사보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도 개발논리에 의거해 의미 있는 도시공간들이 사라지고 있다. 국가 문화자산인 건축물 및 도시공간을 기록ㆍ보존하고 국민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작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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