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가 부동산 발목 잡을까
대출규제가 부동산 발목 잡을까
  •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 승인 2015.07.29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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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지난 22일 정부에서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을 받도록 하자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발표하였다.
내년(2016년)부터 신규 주택대출 분할 상환이 원칙으로 하고, 대출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축소 유도하며, 담보보다 상환 능력 위주로 엄격한 심사를 하고 토지, 상가 담보대출의 담보 인정기준을 강화하여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대비하여 대출총액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고 시기도 임박해졌고 무엇보다 1000조가 넘는 가계부채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극히 정상적이고 나와야 할 대책이 나온 것으로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를 미리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만 하다.

돈 줄을 죄는 대출강화는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주고 부동산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동산 거래의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이 국가경제의 재정 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급등하는 대출을 안정시키기 위한 이번 대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시기와 신뢰성, 효과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정원 해킹 건도 근본적으로는 신뢰의 문제인 것처럼 정부의 정책은 신뢰가 기본이 된 일관성 있는 정책이 중요한데 1년 전 부동산거래활성화를 위하여 대출규제를 완화해 주었고
불과 한달 전 LTV, DTI 1년 연장을 해주었는데 갑자기 대출규제를 강화 하니 국민들은 집을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가계부채 안정을 위하여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서 정책이 바뀌는 것이지만 이렇게 일관성 없는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 나중에 정상적으로 나와야 할 효과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신뢰도 그렇지만 대출규제의 효과도 크지 않을 것 같다.

가계부채증가는 기존아파트 거래보다는 신규분양아파트에 의한 신규대출증가가 더 큰 원인이다.

기존아파트를 거래하면 매수자가 대출을 받지만 반대로 매도자는 대출을 상환하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이 되는데 신규분양아파트의 대출은 순수 플러스가 되기 때문인데 이번 정부의 대책은 당장 건설경기를 죽일 수 있는 신규분양 중도금 대출은 빠져있고 기존아파트 대출만 규제하고 있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투자심리만 위축시키는 부작용만 나올 수 있으며 집단담보대출인 중도금대출에서 잔금대출로 전환되는 2-3년 후 대출대란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대출총액 증가보다 대출건전성이 더 중요한데 주택구입목적으로 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금, 생활자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소득이 사업자금, 생활자금으로 빠져나가는 대출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지만 실제 주택구입목적의 실수요자들까지 막아버리는 것이 문제가 된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분양권 투자나 전세를 끼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실제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시는 수요자들의 대부분은 실수요자들이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대출을 막으면 다시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수요는 증가하고 집주인들은 대출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전세금을 인상하거나 월세전환 속도가 빨리질 수 있는 전세문제 풍선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를 권장하고 거치를 줄여 원금을 같이 상환하라는 것도 실질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서민들한테는 비현실적인 무리한 요구로 내수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해치지 않으려고 LTV, DTI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피했지만 조삼모사이고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면 결국에는 DTI(총부채상환비율)의 부활로 볼 수도 있는데 이미 DTI가 적용되고 있는 서울, 수도권보다는 그 동안 DTI가 적용 안된 지방이 더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가계부채문제는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조금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용도 대출은 금리를 낮추고 거치도 인정해주는 반면 중도금 집단담보대출과 지방은 DTI를 적용 해서 과열을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다.

또한 고정금리나 원금상환 대출자들한테는 대출금리 혜택을 주고 주택구입 목적으로만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대출자금 전용을 막는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튼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부동산시장의 투자심리위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이며 그 동안 대출규제 예외지역이었던 지방이 서울보다 더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내년 적용 이전 올해 하반기에 주택구입수요가 더 몰리면서 일시적인 과열이 될 수도 있으며 전세문제가 더 오래 우리를 괴롭힐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가계부채증가는 바람직하지 않고 가계부채 안정은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당한 필요한 대출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이제는 원금과 같이 상환하는 방식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고 지나치게 호들갑 떨면서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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