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문건설 기술육성 위한 R&D 지원할 시기”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문건설 기술육성 위한 R&D 지원할 시기”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5.07.0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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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체들의 국가 R&D 사업 참여 활성화를 위한 조사연구
 

전문건설사 20%, R&D 사업 명확한 개념도 없어
연구개발 경험 부재에 따른 신규 참여 어려움 호소
규모·업종별로 특성 반영한 세부 방안 필요


한국건설신문 주선영 기자 = 우리 건설산업이 현재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건설업체의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건설업체가 기술적으로 튼튼해지고 국제적인 수주경쟁력을 갖춰야만 앞으로의 건설산업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건설경기 침체와 지나친 수주 경쟁 탓에 대다수 전문건설업체들은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유일한 연구위원은 최근 ‘전문건설업체들의 국가 R&D 사업 참여 활성화를 위한 조사연구’란 보고서를 통해 “어려운 기업 환경일수록 R&D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야만 산업과 기업, 그리고 기업에 몸담고 있는 건설인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전문건설업체들의 기술육성을 위한 R&D에 본격적인 지원과 노력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문건설업체의 정부 또는 민간 R&D 사업의 참여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대한전문건설협회 16개 전국 시도회 소속 14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국가 R&D 사업 참여 활성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8%만이 정부 또는 민간의 R&D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 않다’는 70.9%였다.
한편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이 20.5%를 차지함에 따라 아직은 전문건설업체들이 R&D 사업에 대해 명확한 개념도 갖고 있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건설업 R&D 사업 마련 필요성= 정부의 전문건설업 R&D 사업의 마련이 꼭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59.9%)’는 응답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원도급 위주(그렇다 : 48.6%, 잘 모르겠다 : 51.4%)의 업체가 하도급 위주(그렇다 : 62.7%, 잘 모르겠다 : 31.4%) 또는 원하도급 병행(그렇다 : 62.7%, 잘 모르겠다 : 33.9%)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응답이 적었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R&D 사업 마련시 참여 여부= 전문건설업체를 위한 별도의 정부 R&D 사업이 마련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5.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32.4%를 차지함에 따라 아직은 전문건설업체들이 R&D 사업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는 못해 사업 참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전문공사에 가장 필요로 하는 R&D 사업 분야에 대한 응답은 ‘비용 관련 기술’이 36.4%, ‘품질 관련 기술’이 23.1%, ‘안전 관련 기술’이 20.8%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지방권 업체는 ‘공기 관련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영역별 분류에서는 원도급 위주의 업체에서 ‘품질 관련 기술’에 대한 응답이 8.8%로 매우 낮았고, ‘안전 관련 기술’ 및 ‘환경 관련 기술’에 대한 응답이 하도급 위주 또는 원하도급 병행 업체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규모별로는 50억원 이상 업체들은 ‘품질 관련 기술’을 가장 필요로 했고, ‘공기 관련 기술’ 및 ‘환경 관련 기술’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R&D 사업 참여의 현실적 한계= 전문건설업체가 R&D 사업에 참여하기 힘든 가장 큰 현실적 한계로는 ‘연구개발 경험 부재에 따른 신규 참여 어려움(27.6%)’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개발 부서 또는 전문인력 미비’가 24.1%, ‘현장업무로 인한 시간적 여유 부족’이 20.0%의 순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정부가 전문건설업체에 대한 R&D 사업을 추진할 경우 어떤 형태로 수행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공기관과 전문건설업체의 공동 연구개발 형태(34.3%)’를 가장 선호했다.
그 다음으로는 ‘대학·연구기관과 전문건설업체의 공동 연구개발 형태(23.8%)’와 ‘대기업과 전문건설업체의 공동 연구개발 형태(17.5%)’를 선호했다.

 

■정부의 전문건설 R&D사업

지금까지 대부분의 전문건설업체는 국가 R&D 참여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를 촉진시키기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플랫폼은 전문건설업체를 위한 별도의 정부 R&D 사업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설업은 법적으로 분업화·전문화돼 있으며 그중 매우 중요하고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전문건설업이므로 이들의 위한 별도의 정부 R&D 사업을 마련하는 것의 타당성은 이미 충분하다.

◇단·중·장기로 사업 확대= 최근 연간 국토교통 R&D 규모를 감안한다면 정부는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해 사업 규모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단기에는 최근 국토교통 R&D 예산이 4천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므로 그 예산의 약 2.5% 이상을 전문건설 R&D 예산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 경우, 전문건설 R&D 예산 규모는 연간 100억원 이상으로 국토교통 분야 중소기업 R&D 예산(2012년 기준 814억원, 전체의 19.6%)의 약 12% 수준이다.
중기로는 국토교통 R&D 예산의 약 5.0% 이상을 전문건설 R&D 예산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 경우, 전문건설 R&D 예산 규모는 연간 200억원 이상으로 국토교통 분야 중소기업 R&D 예산의 약 24% 수준이다.
장기로는 국토교통 분야 중소기업 R&D 예산에서 전문건설 R&D 예산이 최소 30% 이상에서 최대 50%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지원되도록 배정해야 한다. 전문건설 R&D 예산 규모는 연간 약 250~400억원의 수준으로 개략 추정할 수 있다. 향후 국토교통 분야의 중소기업 R&D 예산이 증대된다면 증액되는 예산에 맞춰 전문건설 R&D 예산도 확대될 수 있다.
실질적인 정부의 전문건설 R&D 사업 시행은 단계적인 차원의 접근이 있어야 한다.
사업 마련을 위해 현황 조사, 동향 분석, 로드맵 수립 등 기획연구가 필요하다. 또 전문건설 분야별 기술수요조사에 근거한 마스터 플랜과 예산계획 등이 반영된 액션 플랜, 사업 시행에 따른 성과 분석 및 피드백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규모·지역·업종 등 특성 반영한 세부 방안 필요= R&D 사업 마련은 전문건설업체의 규모, 지역, 업종 및 영위하는 사업의 특성(원도급, 하도급 등)이 반영되도록 마련돼야 한다. 특히 R&D 세부 프로그램은 업종별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R&D에 처음 참여하는 업체를 위한 사업과 기술개발 경험을 보유한 업체를 위한 사업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도전형 연구: R&D 수행 경험이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연구 ▷고도화 연구 :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거나 부가가치를 높여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연구 등이다.
한편 가장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전문건설 R&D사업은 비용 관련 기술개발을 통한 전문공사의 생산성 향상 R&D이다. 따라서 각 업종별로 현재 수행하는 공사 내용 중에 기술적으로 비용을 절감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수주 증가와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전문건설 R&D를 필요로 하고 있다.
정부에서 마련하는 전문건설 R&D 사업의 초기 수행 형태는 단독 연구개발보다는 공동 연구개발 형태가 바람직 하다. 실제 기술사용 등의 활용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전문건설업체의 공동 R&D가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대학·연구기관과 전문건설업체의 공동 R&D를 유도해 전문건설업체의 연구개발 경험 부재 또는 전문성 부족의 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하도급 위주 업체는 종합건설업체인 대기업과 공동 R&D를 통해 기술개발의 내용이 원도급공사에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전문건설 R&D사업 전략 및 목표= 정부에서 마련하는 전문건설 R&D 사업의 궁극적 전략 및 목표는 ▷보편적인 기존 보유 기술의 개량 및 선진화 ▷선도적인 신기술·신공법 개발 ▷타 산업 기술과 전문건설기술의 융복합 ▷환경 변화 등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 등 4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미 중소 또는 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타 부처 등에서 시행 중인 사업을 벤치마킹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우선 적용할 수 있다. ▷전문건설 WC100 프로젝트 : World Class 수준의 글로벌 100대 전문건설업체 육성 프로젝트 ▷미래 유망 전문건설기술 200 : 해외진출 및 고부가가치화 등 200대 미래 유망 전문건설기술 선정·육성 ▷전문건설 업종별 Top5 기술 : 전문건설 업종별로 가장 기술개발 수요가 크게 요구되는 5대 기술을 선별해 R&D 지원 ▷기타 업계가 요구하는 사업 등이다.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전문건설 R&D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중장기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전문건설 기술육성 및 R&D 사업 마련을 위한 기획연구를 조속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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