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들이 집을 산다…미친 전세에 지친 30대
젊은 세대들이 집을 산다…미친 전세에 지친 30대
  •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 승인 2015.06.08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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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최근 몇 년 간 젊은 세대들이 집을 안 사고 집에 관심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경제가 어려우니 집을 안사는 것이 아니라 못 사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2년 전 지방 부동산 세미나 출강을 갔다 온 후, 젊은 세대들이 집을 못사는 것이 아니라 안사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서울 세미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30~40대 참석자들이 지방 세미나에는 많았기 때문이다.
왜 서울 젊은이들은 집에 관심이 없고 지방 젊은이들은 집에 관심이 많을까?
그 이유는 서울 젊은이들은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에 주택 구입보다는 임대를 선호한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젊은 세대들의 주택구입은 늘어날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예측이 맞는 것 같다.
최근 30대 젊은층의 주택거래량이 늘어났다.
지난 1~5월 30대 이하 주택 매수 비중은 2014년 하반기 전국 23.1%보다 2.4%P 상승한 25.5%로 나타났는데 특히 수도권이 2014년 22.3%에서 26.7%로 4.4%P 늘어나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담보대출 잔액도 이런 젊은층의 주택구입 증가를 뒷받침한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만 3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올해 2월 기준 54조 8천억으로 1년 전 44조4천억에 비해 23.6%나 증가했다.
40대 11.6%, 50대 7.9%, 60대 이상 7.7%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또 39세 이하 대출 잔액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7%에서 22.7%로 2%P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내 집을 사는 주력 계층이 30대임을 알 수 있다.
분양시장의 계약자 비중 역시 30대 비중이 40%가 넘어섰다.
기존에는 40대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30대 젊은 층들이 최근 주택구매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30대 젊은층이 주택구매로 돌아선 이유는, 우선 저금리로 금융 부담이 감소했고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등 떠밀려 주택구입으로 돌아서게 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격이 역대 최고인 3억 5천313만원을 기록한 올 4월, 아파트 거래량 역시 1만 2천269건으로 국토부가 실거래가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전세 가격도 천정부지 오르고 그마저 전세 물건도 없는 ‘미친 전세’에 지친 30대 젊은 세입자들이 대출금리도 낮으니 차라리 빚을 내더라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세난이 심각하더라도 취득세 재산세 대출이자까지… 손해를 보면서까지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저금리와 미친 전세에 더불어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2012년 바닥을 찍고 상승기조로 돌아선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즉 집을 사더라도 최소한 손해 보지는 않겠다는 안정심리와 시세차익도 가능하다는 기대심리까지 높아져 젊은층이 주택구입으로 돌아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의 주택구입 증가를 감안하면 서울ㆍ수도권의 부동산 흐름은 당분간 강세 또는 강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가주택보유율이 60%가 넘는 50대에 비해 30대의 84%는 여전히 임대로 거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고속 경제성장의 시대를 살아온 장년층과 달리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년층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숙제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공공-소형-임대주택 공급정책을 펼쳐야 하고, 분양 역시 젊은 세대들에게 더 많은 청약기회를 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성세대들은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 세대들을 위해서도 불안한 노후준비를 위해서도 이제는 주택을 투자개념에서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위한 주거개념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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