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광량 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인터뷰] 정광량 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5.05.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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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건축은 국가 자긍심이자 랜드마크 ”

[인터뷰]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정광량 회장
“초고층건축은 국가 자긍심이자 랜드마크 ”


 - 이번 컨퍼런스 주제를 초고층건축 안전대책으로 선정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보인다.

 ▲ 정광량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회장

지금 서울에서는 지상123층 545.5m 롯데잠실타워가 건설 중이고,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에 초고층 건설을 발표하면서 초고층에 대해 그 높이만큼이나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싱크홀이나, 초고층 화재, 대규모 자연재해(지진, 태풍)에 따른 안전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막연한 불안감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 학회는 초고층건축에 적용되고 있는 안전대책(구조ㆍ화재ㆍ방재)을 주제로 정했다. 발표자는 실제 건설되고 있는 초고층 프로젝트에 대한 화재ㆍ재난ㆍ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를 수행해본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초청해서 현실적인 사항이 다뤄지기를 희망했다.

- 초고층학회 창립 이래 최초의 CEO출신 회장이다. CEO로서 학회 운영의 비전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세계초고층학회인 CTBUH(Council on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의 한 Chapter로 출발했다. 2008년 학회 창립 후 지금까지 전임 회장님들께서 학회의 틀을 잘 만들어 주셨고, 부족한 부분은 교수들과 실무 전문가(건축가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임원들이 도움으로 회장으로 활동하는데 어려움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건축가, 엔지니어, 연구소, 건설사 및 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학회에 비해 실무적인 다양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구조안전을 책임지는 건축구조기술사로서 현업에서 초고층 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해 참여하고 고민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초고층 기술과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참고로 세계초고층학회(CTBUH)의 회장은 주로 실무분야의 전문 CEO가 맡아왔고 현 회장은 초고층 건축 설계로 유명한 KPF(Kohn Pedersen Fox Associates)의 대표 건축가다.

- 국내 초고층 건축의 동향은 어떠한가? 초고층을 받아들기에 우리사회는 많은 심리적 부담이 있어 보인다.

중동이나 중국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도 200m이상 초고층건물이 80여동 이른다. 특히 현재 세계 최고층건물인 버즈 칼리파,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등 세계적인 건물을 시공한 경험이 있는 건설사가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층 시공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깝다. 다만, 초고층 사업을 기획하고,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관리해나가는 수준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초고층 건축물은 건축, 토목, 기계 등 건설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국내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기술과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는 기술집약 사업이다. 따라서 화재, 방재, 테러 등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충분히 검토해 대응책을 반영한다.
바꿔 말하면, 초고층 건물이 일반건물보다 훨씬 안전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상크홀은 조금 다른 개념인데, 초고층 건물 때문에 상크홀이 발생한다기보다는 제한된 대지에서 지하공간(지하층, 지하철공사, 상하수도 공사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현상과 좀 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 향후 초고층 건축물의 전망은?

초고층 건축물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최근에 완성된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국가의 랜드마크로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이 랜드마크를 이용한 다양한 산업이 발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층은 주로 공동주택이 많은데 이제 국가의 자긍심 향상과 랜드마크로서의 초고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동남아시아로 초고층의 건설의 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이때 우리도 초고층 설계와 기술을 발전시켜 초고층 건설시장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우리나라의 모든 건물은 건축법(Law)과 관련 기준(Code)에 따라 건설되고 있다. 이러한 기준(Code and Standard)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일수록 개발자, 건축가 및 기술자들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정리돼 있다. 그러나 현재의 관련기준은 중·저층 건물을 대상으로 제정됐기 때문에 초고층에 적용하는데 어려운 부분도 발생한다. 따라서 초고층에 적용 가능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기준이라고 해서 규제를 위한 목적이 아니고, 초고층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해외 기준을 벤치마킹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건물 전체의 시스템에 적합한 것이 아니고, 단편적인 조각을 끼워 넣는 우(愚)를 범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의 초고층 설계 및 시공 경험과 해외 사례 조사를 통해 초고층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국제표준(Global standard)이 될 기준 및 제도를 정비하고, 국내 초고층에 대한 구조·안전·방재 대책의 수준이 일관되게 적용되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준 및 제도가 정립되면 초고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해외시장에서 초고층 설계 및 건설 시 우리 기준을 참고하게 될 것이고, 해외 초고층 건설시장을 선도하며 우리나라 회사들이 용역 및 공사를 수주하는데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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