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분양, 업계의 탐욕을 경계한다
주택분양, 업계의 탐욕을 경계한다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5.05.11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 분양 시장이 활황을 넘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불어 닥친 분양열기가 4월을 넘어오면서 기하급수로 늘어나 최고점을 향하고 있다.
3월 분양물량이 2만7천가구였으나 4월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7만가구 가까이 분양됐다. 이달도 4만가구를 넘겨 5만가구 까지도 넘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분양단지 마다 1순위 완판행진이 낯설지 않았다. 곳에 따라 수 십대 1에서 수 백대 1의 경쟁률도 나왔다.
현대건설이 공급한 경남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는 전용 59㎡가 118가구 모집에 3천155명이 청약해 2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반도건설의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은 545가구 중 59㎡ 경기지역 청약대상(12가구)에서 5천834명이 청약접수에 나서 486대 1이라는 깜짝 놀랄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이 너무 잘되자 업체들은 분양가를 올리고, 남아 있는 택지들을 모두 분양시장에 쏟아냈다.
5월 들어서 주택 분양은 호황을 넘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주택 전문가들도 업계의 무분별한 분양 물량 속도전에 우려와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급기야 이제는 청약 대박을 내는 단지와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단지로 나눠져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에 분양된 전국 12개 단지 청약 결과 충남 신부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천안신부’를 제외한 11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분양 단지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서울에서도 단지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완판 행진을 해왔던 반도건설도 의정부에서 선보인 ‘민락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가 930가구 모집에 113명만 청약해 경쟁률이 저조했다.
또 용인 상현동에 분양한 ‘레이크포레 수지’도 233가구 모집에 145명이 신청해 1순위 마감에 미달됐다.
대부분 단지가 요즘 실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중소형으로 구성됐는데도 흥행에 실패해 2·3순위 접수로 넘어간 것은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이제는 주택 청약 시장도 분양 단지의 입지나 분양가격·선호도 등에 따라 청약결과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다.
그동안 주택 분양이 기대보다 잘되자 업체들은 분양가를 너무 올린 게 아닐까? 지난해 대비 10~20%까지 인상시킨 건 과욕이다.
지금의 호황 분위기에 휩싸여 봇물처럼 쏟아낸 공급과잉과 분양가 폭리는 곧 후유증을 양상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택 시장의 침체로 업계의 목을 짓누른 고질적인 미분양 악몽을 잊었는가.
나만 빨리 분양해 이윤을 극대화하자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주택업계가 긴 안목으로 상생할 수 있는 장기 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택업계의 탐욕이 또다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