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진주 대이동 착수, 효율적 업무대책 마련해야
LH 진주 대이동 착수, 효율적 업무대책 마련해야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5.04.20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대 공기업 ‘LH’가 드디어 진주로 이사짐을 꾸렸다. 4월 한 달간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개청식은 6월 중순 있을 예정이다.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발표 10년, 최근 주요 기관들이 이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더욱 피부에 와닿는 요즈음이다.

경남 ‘진주혁신도시’는 총 11개 기관이 이전한다. 지난해 1월 중앙관세분석소를 시작으로 한국남동발전, 국방기술품질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이전을 완료했다.

올해 들어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세라믹기술원이 개청했고, 이제 한국토지주택공사까지 이전하면 한국시설안전공단, 주택관리공단,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 네 곳만 진주 이전을 남겨두고 있다. 시설안전공단은 사옥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승안원이나 주택관리공단은 내년 하반기 사옥을 신축해 이전할 계획이다. 저작권위원회는 LH 사옥을 임차한다.

이런 식으로 2016년 말까지 전국 11개 도시에 총 154개 공공기관이 분산된다. 그러나 거미줄보다 촘촘한 정부, 학계, 산업계가 어떻게 효율적인 업무를 연계해 갈지 답이 안 보인다.

1천500여명에 육박하는 LH 본사 임직원 중에서 가족과 함께 이전하는 직원은 200명이 채 안 된다. 학기 중인 자녀와 맞벌이 부부들, 학업과 직업을 놓을 수 없으니 별수 없는 이산가족이 돼야 한다.

정상적인 업무 사이클은 물론 라이프 사이클도 기대할 수 없다. 진주보다 조건이 좋은 ‘제2의 도시,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들도 일주일에 쉬는 날이 없다고 한다. 주말이면 올라왔다 내려가기 바쁘다. 이른바 ‘멘붕’, 대책 없이 내려 보낸 모양새다.

주거문제도 심각하다. 사택은 턱없이 부족하고 현지 주거 물량은 질적, 양적으로 모두 난감하다. 교통비며 기타 생활비며 길에 버리는 돈과 시간이 장난이 아니다. 도로공사와 코레일만 신났다는 농담이 오고 간다.

모든 산업ㆍ경제ㆍ행정 인프라가 수도권에 밀집된 우리나라 현실이다. 과거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들도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이젠 대전이나 세종시는 양반, 제일 형편이 좋게 됐다.

정부는 올해 이전 공기업들의 정착 지원예산으로 90억원을 집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글쎄… 솔직히 말하자면 그 적잖은 혈세가 얼마나 잘 쓰일지 의문인 게다. 혁신도시, 수도권 분산 국책사업,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젠 이전완료를  1년 앞두고 있으니, 이제와서 "기다 아니다" 논할 수는 없고 답답한 것은, 이사는 갔지만 고작 대안이 금요일/월요일 탄력근무 정도 라는 것이다. 

이마저 해당 공기업 재직자를 위한 미미한 대안이다. 물론  20~30년이 지나면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뿌리를 내리고 안정을 찾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은 비효율과 비합리를 그냥 감수하라 할 수는 없잖은가. 이러다 자칮 본가는 지방에 있는데 분가는 서울에 지점을 내는 도루묵 현상이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을 뿐더러, 유비쿼터스 세상이니 화상회의 같은 걸로 극복할 수 있다고 우기기엔, 아직은 그래도 얼굴을 직접 보아야 뭐가 되는게 우리 현실이다.

그러니 정부를 중심으로, 이전한 당사 기관들까지 이전한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된 학계, 업계 그리고 주요 행정조직 간에 비효율을 '최소화할 최선의 대안'을 무엇인지, "과도기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대책"을 서둘러 제시하길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