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IT에 대한 생각의 편린(片鱗)
건설 IT에 대한 생각의 편린(片鱗)
  • 박 상 혁 소장
  • 승인 2015.03.30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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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업계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주제를 논의 할 때마다 언급되는 것은 ‘융합’이라는 단어이다. 그리고 융합과 늘 함께 하는 짝꿍은 정보기술(이하 IT)이다. IT 융합은 비단 건설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건설인은 건설 IT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건설 IT를 현업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면서 생각했던 ‘건설 IT의 정의는 무엇일까?’, ‘건설IT 시장의 규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건설IT를 활용하여 성공한 선진기업의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하면서 고민했던 건설 IT의 이해와 활용에 대한 작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미국 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소이벨만 교수는 건설IT를 이렇게 정의했다. “건설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기술로 수집, 활용, 저장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다만 로보틱스(Robotics)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건설 IT에 대해 소프트웨어나 그룹웨어와 같은 도구적 기능보다는 정보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건설 IT를 활용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것은 정보의 호환성을 보장하는 모델이고 정보관리 주요 항목은 공사비와 공정관리라고 말했다. 자주 언급되고 있는 BIM은 툴이 아니라 프로세스이고 IPD(Integrated Project Delivery)적용도 결국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 IT를 관리하는 주체는 최고 상위 관리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 IT사업모델은 생산모델과 절차모델이 합쳐진 통합된 동시공학을 활용해 프로젝트의 목적에 부합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 또는 사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형태로 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계단계가 중요하다.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3D설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D설계로는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D설계를 한다는 것은 기획단계에서 발생하는 자료를 수집해 시공 및 유지관리단계에서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만들어 내고 건설프로젝트가 종료되면 정보를 다시 자료화하여 3D모델에 저장함을 뜻한다. 저장된 정보는 해당 건물의 유지관리 및 신규 건물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 중심에는 도구로서의 건설 IT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정보운용으로서의 건설 IT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 건설 IT에 대한 이해를 통해 건설기업에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건설 생애주기에 따른 업무프로세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각 단계에 적합한 건설관련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각 단계마다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효과성이 가장 높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효과성이 높다는 것은 성능이 좋고 고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정한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다. 비싼 소프트웨어가 많은 현실에서 적정 소프트웨어를 선정하지 못하거나 한 가지 소프트웨어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 그 효과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건설 IT 투자는 어려울 것이다.
둘째, 건설정보의 흐름을 파악하고 단절된 정보를 관리하여 필요정보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건설 IT의 핵심은 사업초기부터 종료까지 같은 정보가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보 흐름의 단절은 정보 오류를 발생시키고 건설사업관리의 낭비를 유발한다. 건설 IT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건설정보를 올바르게 수집하는 방법과 분석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건설사업 참여주체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어 내고 전달해야 한다.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원하는 정보 내용과 형태는 다양하다. 발주자는 건설사업 수행 중에 발생하는 간섭체크, 시공성 검토, 대안 설계와 같은 현장 중심의 정보관리에는 관심이 없다. 시각화된 결과물을 원한다. 발주자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여건은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 복잡한 기술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모바일 앱의 사용이다. 단순하면서도 간편하고 꼭 필요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유용하다.
BIM을 포함한 건설 IT는 도구로서도 매우 다양하다. 생애주기에 따르면 자료 수집을 위한 RFID, 3D Laser Scan 모델링Data, 센서, 그리고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이 발달할 것이다. 현장에서는 작업 활동에서 가치 있는 활동을 분별하는 린프로세스 적용이 필수적으로 될 것 이고 이를 지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시공이전 단계의 사전제작형 건설방식이 도입될 것이고 발주자를 위한 시각화 기술인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상용화 될 것이다.
이런 모든 기술의 발전은 흔히 말하는 IT전문가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건설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어떻게 IT를 활용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데서 부터 시작될 것이다. 너무 많은 기술이 존재하고, 사용하는 용어도 어렵고, 아직 먼 미래 같다는 생각에 많은 건설기술자가 외면하고 있지만 이제는 건설 IT에 대한 건설기술자의 말랑말랑한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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