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과 건설기술의 콜라보레이션
정보기술과 건설기술의 콜라보레이션
  • 박 상 혁 소장
  • 승인 2015.02.14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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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는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드론(Drone)등 우리의 미래 삶을 바꿔줄 많은 전자제품들이 소개됐다. 날아다니는 셀프카메라인 드론카메라, 핸들이 필요 없는 스마트 카 그리고 다양한 실용 로봇 및 전자기기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IT산업은 미래를 상상하고 즐기는 일반 대중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구글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IT산업이 타 산업과의 융합을 넘어서 선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건설산업은 가장 오래된 전통산업이고 무엇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을 적용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대다수의 건설기술자는 하던 방식대로 사업을 수행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워서 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건설은 왜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까? 건설산업에 IT가 적용되기 어려운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건설사업은 단기적이고 현장중심의 수주사업으로 기업이익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IT투자는 어렵다. 둘째, 발주자는 건설사업에서 IT적용을 부가서비스라고 인식한다. 셋째, 건설기술자들은 IT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전형적인 경험산업인 건설은 어느 날 갑자기 기술이 개발됐다고 해서 하는 일이 크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럼 건설산업은 어떻게 IT를 활용해야 할 것인가. 건설사업 전 분야에 적용하기 보다는 우선 발주자를 대상으로 효과성이 높은 서비스 분야를 선정해 IT를 접목해야한다. 건설사업에 IT를 도입하기 어려운 것은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떤 분야에 사용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IT를 도입했을 때, 무엇이 변화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발주자의 언어로 설명해야 하고 가시적인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다음의 단계가 필요하다.
첫째, 건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 중에서 발주자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주요 서비스를 선정한다. 기존에 수행하고 있는 기본서비스의 강화와 부가서비스의 특화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둘째, 해당기업에 적합한 IT를 찾고 적용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자체개발은 필요 없다. 최근 건설IT전문기업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프로세스 분석하는 컨설팅과 함께 주문제작형으로 IT를 제공한다. 건설기업은 본사에 핵심업무를 담당하는 IT전담 관리조직을 만들고 전문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협력을 구축하면 된다.
셋째, 발주자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발주자는 건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발주자의 언어로 설명을 하려면 스토리텔링이 돼야 한다. 건설산업에서 스토리텔링은 프로세스이고 이미지이다. 건설에 IT를 적용했을 때 기존업무 프로세스가 어떻게 바뀌고 변경된 프로세스의 혜택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발주자에게 중요한 것은 정량적 수치보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성과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IT를 적용한 실질적 가치를 시각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제공과 함께 눈에 보이는 플러스알파(+α)가 필요하다.
애플의 아이폰6는 똑같은 모양이지만 크기가 다른 아이폰6 플러스를 개발했다. 크기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두께도 얇아지고 해상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은 역시 크기라고 하는 차별적인 서비스인 것이다. 고객은 이 시각적인 차이에 기꺼이 가치를 느끼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건설사업은 IT를 활용하여 사업성과를 데이터기반으로 시각적인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Beck Group은 1912년에 건설회사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업은 건설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자신들이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Beck Technology를 설립했다. Beck Group의 IT적용은 필요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오래된 노하우와 공사비, 공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우리가 따라갈 수 있을까? 현대 기술은 충분히 발전했으니 애플의 스티브잡스처럼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 기술을 잘 융합해서 적용하면 가능하다.
건설산업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IT활용은 건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 듯 앞으로는 집을 지을 것이고 도로를 건설할 것이다. IT산업은 빠른 기술적 성장과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모든 산업의 근간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건설산업도 IT중심의 산업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 IT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건설산업을 성장시키는 창조적인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산업이 건설기술의 전통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IT를 도구화해 보다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건설기술, 건설관리를 통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다시 수행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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