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코모모 회장 탄핵, 진흙탕에 빠진 근대건축
도코모모 회장 탄핵, 진흙탕에 빠진 근대건축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5.02.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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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부터 우울한 소식을 접하며 입춘을 지나보냈다.
을미년 정월, ‘한국근대건축보존회’인 도코모모 코리아(이하 도코모모)는 회장을 탄핵하고 회원직도 박탈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도코모모는 파행을 걷고 있는 협회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15일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김태우 회장(아리건축 대표, 한국건축정책학회 부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을 가결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안이다.

비대위는 “그동안 김 전 회장에게 단체 운영의 사유화와 공금 운영의 난맥상 즉 공금횡령, 독선과 소통부재,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 등을 골자로 사임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불응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코모모는 근대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해 연구하고 조사하는 국제적인 비영리 민간단체다.
2003년 5월 출범해 2005년 문화재청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후 지금까지 근대건축 보존운동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동안 11차례에 걸친 디자인 공모전을 주도하며, 우리 사회에 '국보(문화재)는 아니지만 오래된' 건축유산의 가치를 일깨우는 역할을 해왔다. 건축뿐만 아니라 도시, 거리, 경관까지, 옛 것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되살리는 ‘재생’의 방식을 고민하는 문화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켰다.

또한 2012년 핀란드에서 열린 도코모모 국제대회에서 서울을 아시아 최초의 세계대회 개최지로 확정시킴으로써, 2017 UIA 서울대회 유치와 함께 국내 건축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지난 9월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으로 ‘2014 서울 도코모모 세계대회’를 열었고 또 마쳤다. 그러나 내부의 홍역을 안고 치룬 무리한 국제대회는, 한국 근대건축 보존운동의 허점과 치부를 천하에 드러내는 장이 되고 말았다.

최근 김태우 전 회장은 문화재청에 협회의 불신임 안에 불복하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설득과 대화로 자체적인 해결안을 찾기 위해 1년여를 끌어왔던 도코모모 코리아의 내홍은 더이상 내부적인 문제로 덮을 수 없게 되었으며,  관계자들은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로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자격미달의 회장'보다 사태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또 방치한 ‘근대건축보존회’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보다, 도코모모 코리아의 재정비와 쇄신된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또한,  현재 상태로서는 김태우 전 회장의 신중한 대외활동이 요구된다. 공금에 대한 신뢰를 잃은 이로써 건축계를 대표할만한 직분과 권한이 주어지고 또 이를 맡아 활발히 활동하는 태도는 김 전 회장 자신뿐만 아니라 건축계 인사들도 스스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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