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5.01.27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인터뷰] “위험시설 없는 사회 구현 통해 국민행복 실현할 터”

‘소규모 취약시설물’ 안전관리 사각지대 놓여있다
전문 인력 양성, 표준품셈 등 제도마련 시급
시설안전 기동반 가동으로 수시현장점검

 
최근 국내 건설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다.
지난해 성남시 환풍구 추락사고 등 시설물 안전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시설물 안전과 유지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시설물별 일제점검, 위험시설을 방치한 시설물의 관리주체에 대한 처벌강화, 지반침하 방지대책 마련, 시설물별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과 같은 대책들을 속속 쏟아냈다.
또한 올해 시설안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시설물유지관리가 범국가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정부는 올해 안전예산을 전 분야에 걸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 편성했다. 이들 예산을 학교시설안전 개보수, 위험도로 개선 등에 활용하고, 시설안전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시설안전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시설물유지관리’에 집중 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4천900여개 시설물유지관리업체를 대변하고 있는 협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이에 본지는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의 김용훈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중점계획을 들어보았다.
주선영 기자 rotei@

-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설물유지관리분야, 규모는 어느 정도 인가.
현재 우리나라 시설물유지관리업체는 10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해(2013년) 대비 7% 증가했다. 이처럼 시설물유지관리업체의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가 유지관리를 필요로 하는 시설물의 증가다.

실제 시설물 보수공사를 전담하는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의 매출은 2000년 1조원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10년 후인 2010년 3배 이상인 3조원을 돌파했고, 2013년 3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현재 파악되지 않지만 약 3조7천억원에 이르지 않을까 짐작한다.

- 현재 국내 시설물의 안전 상태는 어떠하다고 보는가.
우리나라 시설물들은 압축 경제성장 시기인 197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건설됐다. 이들 사회기반시설물들은 현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시특법 대상 시설물 중 30년 이상 시설물의 비중은 9.6%지만 10년 후인 2024년이 되면 31.5%급증하게 된다.

현재 시특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약9만개소의 대형시설물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생활과 밀접한 어린이집, 경로당, 농어촌교량, 주택가 옹벽 등과 같은 소규모 취약시설물 약 13만개소에 대해서는 점검과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 시설물들은 지진 등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011년 기존 시설물에 대한 내진보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3조25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 내진보강에 투입되고 있는 예산은 960억원으로 당초 계획의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행 내진평가대상 시설물의 기준(3층 이상 연면적 1천㎡ 이상)은 소규모 건축물을 제외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사회적 약자가 사용하는 경로당, 노인교실, 장애인복지시설, 아동복지시설 등과 같은 사회복지시설은 소규모 취약시설로 분류돼 대부분이 공공 건축물 내진보강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 3조원 규모의 시설물유지관리분야, 시급 과제가 있다면.
2020년부터 SOC시설들이 본격적인 고령화단계에 진입하게 되는 만큼 그동안 신축 위주의 건설정책이 앞으로는 유지관리로 재편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유지관리시장 증가속도와 비교해 제도마련이나 개선작업은 더디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것이 시설물유지관리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표준품셈이다.

실제 시설물유지관리업체에서 근무하는 기술자들은 비전공자 또는 유사학과 졸업자들이다. 시설물 유지관리는 결함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그에 적합한 공법을 찾아야 하는 만큼 유사한 공사라 하더러도 각기 다른 공법이 적용되기 일쑤일 정도로 난해하고 복접하다.

2000년대 이후 건설된 건축물은 초고층화, 대형화, 복합다양화 되는 추세이고, 토목시설물의 경우 특수교량, 장태교량, 장대터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시설물을 제대로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술자들의 전문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에는 시설물유지관리분야에 대한 교육기관이나 대학 내 정식 학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건설기술자들에게 시설물 보수·보강 분야에 대한 기술교육을 전담하는 별도의 교육기관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 시설물 보수·보강의 경우 현장여건이 신축공사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으로 이를 고려한 공사비용 산출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

- 올해 주요 역점사업이 있다면.
새해 우리 협회 사업추진계획의 기본방향은 시설물 보수·보강 활성화다. 특히 위험시설 없는 사회 구현을 통한 국민행복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협회 임직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난해 시설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함으로써 현재 위험시설은 상당수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회곳곳에는 사용을 금지해야 하거나 즉각적인 보수·보강조치를 해야 하는 시설물들이 산재해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협회는 시설안전 기동반을 구성해 오는 2월 발대식을 개최하고, 기동반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으로 앞으로 권역별로 배치된 기동반은 위험시설에 대한 접수 또는 수시현장점검 등을 통해 시설물의 위험요소가 발견됐을 경우 선 조치를 취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연중사업으로 무면허업자 수주근절 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경미한 공사라 해서 면허가 없어도 종합공사 또는 전문공사를 시공할 수 있는 범위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민간시설, 특히 아파트 세대별 보수공사의 경우 무면허업자들의 시공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자로 인한 분쟁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세 번째로 올해는 삼품백화점 붕괴참사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지난해 우리 협회는 성수대교 참사 20년이었던 10월 방송사와 기획보도를 제작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사회전반에 알리는데 주력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삼풍 참사 20년에 대한 각종 기획홍보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 끝으로 회원사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2012년 11월 협회 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했으니 벌써 2년2개월이 됐다. 2대 회장 임기 마지막 연차인 올해는 회장 취임 당시 공약사항들을 재점검하고, 완료하지 못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매듭을 지을 계획이다.

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홍보다. 사실 취임 당시 협회와 시설물유지관리업에 대한 홍보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접촉하지 않았던 신문 방송사들과도 유대관계를 많이 형성했고, 기획보도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협회와 시설물유지관리업 홍보에 주력했다.

홍보에 대한 평가를 100%할 수 없지만 2년 이상의 노력으로 많은 효과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협회와 시설물유지관리업 홍보에 많은 비중을 둘 것이다.

이와 함께 시설물유지관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전문성 제고에 노력해나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