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시대, 권리만큼 책임이 따르기를
건축가의 시대, 권리만큼 책임이 따르기를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11.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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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대한 관심이 요즘처럼 고조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현재의 붐이 현실적인 결실로 얼만큼 돌아올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겠지만, 양적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질적 성장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시공 중심의 사고방식을 설계 중심으로 전환해야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공감대일 것이다.

정부 중심으로만 보아도, 최근 ‘국토부 장관이 직접 영국 문화부 장관과의 건축문화 육성 업무협약’, ‘국책연구소가 주최한 건축문화 대토론회’, ‘서울시, 국내 최초로 총괄건축가 임명’ 등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건축계 내부에서도 다양한 그룹에서 건축문화 육성, 건축가 지원, 건축산업 선진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구도를 지식산업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 안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어 있다.

한편, 서울시는 ‘건설에서 건축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준 높은 건축문화제를 선보이며 한국 건축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건축문화 선진화가 곧 건설문화 선진화라는 의미이다. 시공 중심의 패러다임, 양적 성과, 부동산 중심의 가치관에 젖은 이들에게는 생경한 논리이겠지만, 차차 인식의 확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건축가의 위상 회복과 선진국 수준의 설계대가 정상화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만큼 선진국 수준의 서비스와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지 책임질 수 있는지 점검하길 바란다. 특히 ‘건축’이란 용어가 ‘건축설계’에 국한돼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이 있다.

현재 건축사 자격을 가진 건축설계업을 하는 이들의 시선은 발주처와 건축주, 종합건설사로 향하고 있고, 이들을 ‘갑’으로 한 ‘을’로서의 건축사사무소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해 중요한 수많은 관련 업종과 협력업체들에게 건축설계자가 다시 ‘갑’이 되었을 땐, 얼마나 윤리적이며 인문학적인지 돌아보면서 건축산업의 선진화, 건축문화의 육성을 주장하기를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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