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제 ‘중견사의 종말을 고하는가?’
종심제 ‘중견사의 종말을 고하는가?’
  • 김덕수 부장
  • 승인 2014.10.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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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는 종합심사제와 관련 공청회를 통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시범사업 일정을 발표한 바 있었다.
기대와는 달리 첫 시범사업부터 난항을 겪더니 줄줄이 연기되고, 종심제 시범사업 수정안을 내놓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LH공사의 첫 시범사업부터 낙찰률 하락이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부랴부랴 공공기관들에게 종심제 시범사업 발주 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수없이 엄포를 내리는 진풍경이 연일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근 국토교통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담당 실무자들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 결국 책임지는 전문가들조차 없어졌다.
문제는 종심제 수정안이 근본적인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는데 있다.
LH공사가 지난 7일 종심제를 대폭 개선하는 안을 내놓았다.
기존단가를 상향조정하고, 세부공정별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 등 기준을 개선한 것이다.
사회적 책임점수를 공사수행능력에만 반영토록해 가격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으며, 입찰질서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공종별 입찰금액은 설계금액대비 50% 이상 되도록 기준을 개선했다.
이와 관련 중견사 관계자는 “종심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에게서 돌맹이를 빼앗고 골리앗의 이른바 ‘스펙’만으로 승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즉 수행능력부문의 변별력만을 강조하고 강화해 회사의 규모나 기존부터 쌓아온 ‘스펙’인 수행능력만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수행능력에서 0.1점이라도 차이가 난다면 가격으로 만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입찰 참여사가 아무리 많아도 만점사가 1개라면 그 회사만 낙찰받을 수밖에 없는 제도가 종심제이며 ‘초대형업체들만의 리그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고난이도 PQ 대상공사의 경우 평균 20~30개, 많게는 40여개 정도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전체 건설업체의 약 0.3% 정도에 해당된다.
최저가 입찰시장은 중견업체들의 가장 큰 수주영역이고 그나마 대형사와 경쟁할 수 있는 입찰시장이다.
중견건설업체는 등급별유자격자명부에 의한 하위등급공사 참여제한,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 확대 등으로 수주영역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심사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중견사는 수행능력에서 대형사와 경쟁이 어렵고, 중소규모공사는 중소기업 보호제도에 의한 역차별 진입으로 공공시장에서 강제 폐업당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공공시장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한국건설신문 취재부장 = 김덕수 선임기자 k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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