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김용훈 회장
[특별기고]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김용훈 회장
  • 한국건설신문
  • 승인 2014.08.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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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학교시설 안전에 더 많은 투자 기대한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한강의 기적을 낳은 우리 사회는 그동안 지나치다 할 정도로 외형적인 성장과 양적 발전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그리고 자본에 대한 안전에 치중한 나머지 국민안전, 시설안전은 부차적인 존재로 전락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결과 독립기념관 화재사고(1986년), 창선대교 붕괴(1991년), 신행주대교 붕괴(1992년), 청주 우암상가아파트 붕괴(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1993년), 성수대교 붕괴(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대구지하철 화재(2003년) 등과 같은 대가를 치렀다.
각종 사고로 인한 희생자 수가 6.25 전쟁 때보다 많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안전’이라는 말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책도 많았다. 사고 때마다 ‘법 개정’, ‘안전기준 강화’, ‘매뉴얼 구체화’, ‘일제점검’, ‘처벌 강화’ 등과 같은 말을 수없이 외쳤으니 말이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의 형태다.
올해만 해도 그렇다. 2월, 경북 경주에 위치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학생 등 10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부상을 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4월에는 대형 여객선이 침몰해 수학여행 중이던 학생 등 300여명이 희생되거나 실종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지하철 사고가 발생했고, 충남 아산에서는 완공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신축건물이 20도 가량 기울어져 철거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전남 목포에서는 아파트 주차장 지반이 침하되기도 했다.
모두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점검부실과 유지관리 소홀 때문에 발생한 사고다.
별의 별 사고를 겪다보니 국민들은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다방면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너무나 충격이 크다.
그래서 시설안전, 나아가 사회 안전을 위해 한 가지 제안한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는 시설 노후화로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학교가 상당수 있다.
현재 보수·보강 조치가 시급한 안전진단 D등급 학교는 102개교, 즉각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수준인 E등급 학교는 2개교다.
더군다나 전체 4만4천988개 학교시설 중 내진확보가 된 시설은 23%인 6천98개에 불과하다.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학교에서는 마음껏 뛰어 놀아도 모자란 학생들에게 강당, 교실에서 뛰지 못하게 하고, 독서를 위해 새로 구입한 도서의 무게에 건물이 못 견딜까봐 불안해하는 믿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또, 도서벽지학교에서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고, 급식시설이 좁고 오래돼 개선이 시급한 학교도 많다.
관계자들은 예산이 없기 때문이란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예산이 없다면 이미 확보한 예산을 재분배하면 되지 않을까.
현 상태로도 충분히 갖출 것 다 갖춘 학교에 잔디운동장 조성, 체육관 건물 신축 등을 하기에 앞서 시설 노후화로 보수·보강이 시급한 학교에 우선 투자하는 것으로 말이다.
노후 학교시설들에 대한 보수·보강 조치가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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