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테드인증시 거주자 만족도 대폭 향상
셉테드인증시 거주자 만족도 대폭 향상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06.2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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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셉테드학회, 셉테드인증단지 거주만족도 조사결과 최초 공개

셉테드 인증 후 ‘범죄안전’ 만족도 조사 결과
이전 거주지 비교시 91.6% …미인증 아파트 비교시 1.5배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해마다 급증하는 강력범죄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급증한 가운데, 최근 “셉테드(CPTED) 인증시 범죄안전 만족도가 대폭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이하 셉테드)를 최초로 도입한 한국셉테드학회는 지난 12일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2014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셉테드인증 아파트단지의 범죄예방 만족도 분석’(황성은) 등 4개 주제를 발표했다.

황성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박사(과정)에 따르면 셉테드인증 아파트단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범죄예방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이전 거주지와 비교시 만족도가 91.6%로 나타났으며 주변의 미인증 아파트와 비교 시 약 1.5배 이상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셉테드인증 시행 이래 첫 만족도 분석으로 최초의 피드백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지금까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논의된 셉테드를 학교, 공원 등 공공시설로 확대하고,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셉테드 범위를 확장시켜 주목을 받았다.

‘안전한 사회 구축을 위한 인증 시스템’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셉테드 학술대회에서는 ▷강석진 국립경상대 건축학과 교수의 ‘학생안전 현황분석과 시스템 개선방안’ ▷강용길 경찰대학 경찰학과 교수의 ‘공원 안전을 위한 셉테드 평가체계에 관한 연구’ ▷채성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본부장의 ‘방범용 건축자재의 필요성과 국내 현황’ 등이 발표됐다. 
 

▲ 한국셉테드학회 제3대 회장 취임식에서 초대회장 이경훈 고려대 교수(왼쪽), 제2대 회장 강부성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신임회장 최진혁 경찰대 교수(가운데)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제 3대 한국셉테드학회 회장으로 추대된 최진혁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의 취임식 및 강부성 회장의 이임식이 있었다.
제 2대 회장 강부성 서울과기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난 2년여간 회장직을 수행하며 주거단지, 학교, 공원, 가로 등에 대한 범죄예방환경설계 인증기준을 개발하고 인증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또한, 범죄예방환경설계의 제도적 정착과 셉테드인증에 따른 범죄예방 효과 홍보 등 우리나라에 셉테드가 확산되는데 기여해 왔다.

강부성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최근 안전이 중요 사안으로 대두됐으나 그 관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범죄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관계기관의 역할분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찰, 지자체, 주민이 마을의 안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셉테드학회는 매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셉테드학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우리 사회가 선진화 하는데 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셉테드인증 지역에 거주하면서 행복해할 시민을 생각하면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국셉테드학회 2014 춘계학술대회 관심 집중 …
주거단지에서 학교ㆍ공원ㆍ가로 등 ‘공공공간’으로  셉테드인증 확대


■ 제 1주제발표
“학교 입지조건에 따른 위험요인 분석해야”

▲ 국립경상대 건축학과 강석진 교수

◇학생 안전 현황분석과 시스템 개선방안= 학교에서의 범죄안전을 위해 ‘학생안전강화학교 사업이나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을 위한 개선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기준은 미흡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셉테드학회에서는 셉테드(CPTED) 원리를 기반으로 평가기준을 개발해 ‘범죄예방디자인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시설 범죄예방디자인 인증기준은 크게 환경분석, 경계공간, 외부공간, 내부공간, 공통설비 등 5개 영역을 평가할 수 있는 세부항목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특별히 참고할 만한 사항은 외부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범죄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필수적인 학교주변 범죄위험 환경분석에 대한 항목을 포함시킨 것과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영역별 평가가중치를 차별화시킨 점이다.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와는 다르게 범죄예방디자인 인증에서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조건에 따른 외부 위험요인을 반드시 고려하고 이를 시설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환경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특성상 외부인의 출입통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계공간의 가중치를 높였으며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건물 내부에서의 범죄발생이 많은 점을 고려해 내부공간의 가중치를 높게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학교시설에 대한 범죄예방디자인 적용이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무자들의 셉테드에 대한 인식이 낮은 문제가 있다. 범죄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도 학생 정서를 고려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교시설 범죄예방디자인 적용의 의무화가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제 2주제발표
“공원안전을 위한 CPTED 법제화 대비해야”

▲ 경찰대학 경찰학과 강용길 교수

◇공원 셉테드 평가체계에 관한 연구= 2010년을 기점으로 공원에서 발생하는 연간 범죄건수가 5천 건을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도시공원조성 계획시 범죄예방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2012년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공원의 조성단계에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의 기본전략을 고려하도록 법제화했다.
공원은 공공주택과 달리 공공이 이용하는 대중 공간으로서 그 이용행태에 따라 셉테드 기대효과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또한 위의 학교와 마찬가지로 입지환경은 공원의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셉테드학회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흥시 배곧신도시 중앙공원에 셉테드 인증평가를 실시(2013.9)해 셉테드 적용범위를 확대시켰다.

공원 인증체계는 ▷주변 환경분석 ▷공간 및 시설별 가중치 부여 ▷정성적 항목 및 합의 평가 등을 도입해 평가유연성과 전문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셉테드학회에서 추진하는 공원 셉테드(CPTED) 평가는 공원주변에 대한 환경 및 범죄위험성 평가와 보행공간, 활동공간, 편의공간, 각종 안전시설 그리고 공원조성 이후의 운영관리계획 등 6개의 항목에 대해 총 96개의 세부항목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외국의 공원셉테드 평가기준과 비교해 ▷환경분석 항목의 다양성 확보 ▷소공원 증가추세를 고려한 공원의 규모별 평가기준 차별화 ▷공원조성 이후 효과성 평가 실시 제도화 ▷하드웨어 외 공원 활성화 및 건전한 이용유도를 위한 소프트웨어 전략 보완 등 셉테드 원리에 기반한 구체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제 3주제발표
“주거안전 위한 방범용 창호재 성능인증 도입”

▲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채성태 본부장

◇건축자재 방범평가 및 기반구축= 현재 국내에서는 건축물 범죄예방환경설계의 도입으로 ▷1단계(외부환경조성)와 2단계(건물경계의 가시성확보)의 기술개발과 일부 공동주택의 범죄예방인증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침입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3단계 ‘출입통로의 방범성능확보’는 제도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건축 4단계 방범시스템’의 마지막 단계는 내부공간에서의 방범용품 사용이다.

외국의 경우 유럽연합과 호주, 일본 등에서는 이미 범죄자의 침입경로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건축자재에 대한 방범성능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창호, 도어, 유리, 셔터 등 17개 제품군에 대한 방범성능인증제도인 CP(Crime Prevention)인증을 2004년부터 시행했고, 범죄예방환경설계와 CP인증제품의 보급으로 2002년에 비해 2010년의 범죄발생을 60%이상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CP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전문시험원이 실제 침입범죄시에 사용되는 드라이버, 쇠지렛대, 리퍼 등을 이용해 침입공격을 시도해 5분간 범죄자가 침입할 수 있는 공간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해당제품에 방범성능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는 국내에 유통되는 방범창살, 출입문, 창호를 무작위로 선정해 범죄예방 성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침입저항시간이 모두 3분 이하로 나왔으며 상당수의 제품은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문이 열리거나, 범죄자가 침입할 수 있는 공간이 발생했다.
국내 창호기술수준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문제의 발생은 기술부족의 문제라기보다는 건설현장에서의 저가제품선호와 방범성능인증의 제도 부재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기술개발은 사용편의성과 방음, 단열 등의 환경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서 기술이 진화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거주자의 범죄안전을 고려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민안전안심 소재부품산업 글로벌화 기반구축사업’을 올해부터 수행한다. 이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도 보다 높은 수준의 방범용 창호재와 하드웨어가 성능인증을 받고 건축시장에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의 건축기술은 편의성과 안전성을 모두 겸비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간창출에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제 4주제발표
“셉테드인증 후 인식도 조사결과 거주자 만족도 매우 높게 나타나”

▲ 서울과기대 NID융합기술대학원
황성은 박사과정

◇셉테드인증 아파트단지 범죄예방 만족도 분석= 2010년 한국셉테드학회 출범 후 국내 공동주택 단지의 셉테드 인증사업이 시작됐다. 인증사업은 ‘디자인인증’과 ‘시설인증’으로 나뉘는데, 현재까지 22개의 공동주택단지 및 공원, 가로, 학교 등이 디자인인증을 획득했으며, 2013년 국내 최초로 3개 공동주택단지의 시설인증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증단지와 미인증 공동주택단지와의 차별성, 셉테드 적용의 실효성 등에 대한 검증이 미비하다. 특히 시설인증단지에 대해서는 한국셉테드학회 셉테드 시설인증이 최초이므로, 인증규정에 맞추어 범죄예방환경이 조성 됐는지와 현재 거주자가 인증에 대해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ㆍ분석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시설인증 단지 중 1개 단지를 대상으로 단지 주민들의 셉테드인증에 대한 인식도와 만족도를 조사하고 셉테드 요소가 적용된 물리적 요소들을 조사해 셉테드인증의 실효성과 개선방안을 찾아보았다.

우선 해당 아파트 선택시 영향을 미친 요인 6개 중에서는 1순위 투자가치, 2순위 아파트 브랜드, 3순위가 자녀교육이었으며, 셉테드적인 요소가 4순위를 차지했다. 주변환경(5순위)이나 대중교통의 편리성(6순위)에 비해 높았다. 이는 거주자의 구매 의사에 셉테드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나타낸다.

범죄안전에 대해 거주중인 아파트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만족 64.8%’로 나타났지만, 이전 거주지와 비교시의 만족도가 91.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셉테드인증이 거주자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 셉테드(CPTED)인증 만족도 조사결과.

타 아파트와 비교 시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인식조사한 결과 거주자의 68.9%가 그렇다고 응답해 셉테드인증제도의 실효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현재 거주중인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와의 범죄안전에 대한 만족도는 해당 아파트의 경우 100점 만점에 평균 76.4점으로 기존의 주변 미인증 아파트 평균 55.1점에 비해 만족도가 크게 높았다.

특히 ‘셉테드시설인증’의 검토항목을 기준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와 물리적 환경요소별 만족도 조사 결과 역시 셉테드인증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의 물리적 환경 요소 중, 보행로와 보육시설이 3.99점으로 범죄안전 만족도가 가장 높으며, 단지 주출입구와 놀이터가 3.83점, 경비실이 3.79점 등의 순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에 대한 요소별 인증기준을 토대로 현장조사한 결과, 해당 단지의 물리적 환경에 셉테드적 요소가 모두 적정하게 조성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셉테드인증제도 도입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는 70.4%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을 했으며, 셉테드 미인증시 인증을 찬성하는 의견이 67.6%였다. 그러나 셉테드인증에 따른 관리비 증가는 60.6%가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셉테드인증제도가 아직까지 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셉테드인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언론 및 학회 관계자, 서울시, LH 등에서 많은 홍보 및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시설인증시 관리비의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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