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세계 건축계에 새로운 이정표 세우다”
[베니스비엔날레] “세계 건축계에 새로운 이정표 세우다”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06.14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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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조민석 귀국 기자회견
이상의 <오감도> 주제로 남북한 건축 100년 전시 한국관…세계가 주목

2014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한반도 오감도> 귀국 기자회견
이상의 <오감도> 주제로 "남북한 건축 100년" 전시한 한국관…전 세계가 주목

▲ 현지시간으로 6월 7일 오전 11시 열린 제14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최고 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 커미셔너 조민석
건축가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아르코 제공)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 건축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건축과 문화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깜짝 놀랄만한 큰 사건이 일어났다.

현지시간으로 6월 7일 오전 11시 베니스에서 열린 ‘2014 제14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개막식에서 65개 국가관 전시 중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번 한국관은 건축가 조민석 씨(매스스터디스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커미셔너를 맡았다.
한국관 설립 이후 미술전과 건축전을 통틀어 처음 있는 경사다. 대한민국 건축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수상을 축하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영화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과 같은 또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영화산업과 건축산업은 근본적으로 정부 지원, 대중적 관심 및 글로벌 인지도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렘 콜하스가 총감독을 맡음으로써, 세계 건축을 이끌 새로운 주제의식과 시도로 넘쳐난 이번 베니스 국제건축전이 앞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역사상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관의 황금사자상 수상은 세계 건축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 귀국 기자회견 중 주제를 설명하는 조민석 커미셔너
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6월 12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와 큐레이터들의 귀국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관 주제, 남북한 건축 100년 <한반도 오감도>

이상의 ‘오감도’를 표제로 100년간 남북한 건축과 도시를 담아낸 한국관 전시 주제인 <한반도 오감도>는 2014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총감독을 맡은 렘 콜하스는 ‘FUNDAMENTALS’(기본)을 이번 건축전의 대주제로 제시했다. 이어 “Architecture Not Architect”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그동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심의 스타 건축가 전시장이 되어 온 베니스 건축전을 비판하며 이번 전시는 건축가가 아닌 건축에 관한 전시임을 선언했다.

렘 콜하스는 대주제에 따라 ▷근대성의 흡수(Absorbing Modernity) ▷건축의 요소(Elements of Architecture) ▷몬디탈리아(MONDITALIA)라는 3개 주제로 주제관과 국가관의 테마를 설정했다. 국가관 주제로 제시된 ‘모더니티의 흡수과정(Absorbing Modernity): 1914~2014’는 65개 참가국의 지난 100년을 말하게 했다.

조민석 씨에 따르면 “렘 콜하스 자신도 지난 100년은 세계 어느 나라도 침략, 피지배, 폭격의 역사를 겪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기에 편치 않은 주제일수도 있지만 분명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을 논하기 위함이라 설명했다”고 한다.

조민석 커미셔너는 이와 같은 국가관 주제에 부응해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라는 주제로, 지난 100년의 남북을 아우르는 건축적 현상에 대한 연구를 크게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기념비적 국가(Monumental State) ▷경계들(Borders) ▷ 유토피아적 관광(Utopian Tours) 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였다.

▲ 한국관 커미셔너 건축가 조민석
조민석 커미셔너는 “이 전시를 위해 30여명의 국내외 관계자와 함께 14개월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 왔다”며, “북한 건축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플랜 A와 북한 건축가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를 별도로 준비했고, 결국 이번에는 북한 건축가들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예견해 대안을 준비해 왔기에 완성도 높은 전시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총감독 렘콜하스의 새로운 해석

프란체스코 반다린(이탈리아, 심사위원장), 후 한루(중국) 등 5인의 심사위원단은 한국관의 전시가 한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새롭고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는 뛰어난 전시라는 점을 황금사자상 시상 이유로 밝혔다.  이에 조민석 커미셔너는 “심사위원 구성이 비유럽, 비건축가 출신으로 주를 이루었다는 것은 특이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공로상과 국가관 수상을 보면서 20세기를 마감하는 자리라고 보였다. 즉 미국으로 대변되는 패권국 시대의 엔딩을 공로상으로 고하며, 철저하게 새로운 지역에 주목하겠다는 렘의 의지로서 우리가(한국관) 뽑힌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민석 씨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총감독 렘콜하스의 주제의식과 이번 건축전의 차별화된 완성도  및 앞으로 세계 건축계를 선도할 새로운 이슈를 생산한 것에 대해 두루 존경을 표했다.

올해 공로상 부문 황금사자상은 이례적으로 건축가가 아닌 건축후원자 필리스 램버트(Phylis Lambert, 87) 여사가 수상했다, 그녀는 캐나다 재벌로 1950년대에 미스 반 데어 로에에게 뉴욕 시그램 빌딩 설계를 맡겨 세계적인 마천루를 탄생시킨 건축주이다. 또한 국가관 은사자상은 칠레관이 수상했고, 특별언급상은 캐나다관, 프랑스관, 러시아관이 각각 수상했다.

▲ 2014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수상 기념사진. 오른쪽부터 황금사자상의 수상자 조민석 커미셔너(한국관)과 공로상 수상자 필리스 램버트 여사, 은사자상 수상자인 칠레관 큐레이터들.

이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권영빈 위원장은 “오는 11월 베니스에서 전시가 끝나면 내년 초 아르코미술관에서 귀국전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황금사자상 수상을 기점으로 향후 아르코에서도 한국 건축가를 육성하기 위한 건축전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7일 공식 개막한 베니스 건축비엔날레는 11월 23일까지 베니스 일대에서 열린다. 조민석 커미셔너는 전시기간 중인 9월 5일 일본관의 카요코 오타(Kayoko Ota)와 함께 ‘지붕(Roof)'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을 베니스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자르디니의 마지막 국가관으로 설립된 한국관은 설립 당시 타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이때 백남준 선생은 한국관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의 공동 전시를 제안했고, 베니스 시는 이를 조건으로 한국관 설립을 허가했다. 한국관 설립 19년째인 올 해에 지난 100년간 남북한 건축의 큰 흐름을 이번 전시에 담아냈으며 베니스비엔날레는 이에 황금사자상으로 화답한 셈이 됐다.
 

■ 사진으로 보는 2014 제14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1)

- [이모저모]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귀국 기자회견

▲ 귀국 기자회견. 큐레이터를 맡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왼쪽) 및 안창모 경기대 교수(오른쪽)와 조민석 커미셔너(가운데)가 황금사자상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귀국 기자회견. 1시간을 열정적으로 발표한 조민석 커미셔너.

▲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귀국 기자간담회에 몰린 취재진.

▲ 귀국 기자회견. 열띤 취재열기. (본지 사진)


 ■ 사진으로 보는 2014 제14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2)

- [이모저모] 건축과 도시를 중심으로 남북한 100년을 짚어본  <한반도 오감도> 전

▲ 한국관 전시 모습. (2014 한국관 제공 )

▲ 한국관 전시 모습.  (2014 한국관 제공)

 

▲ 한국관 전시 모습.  (2014 한국관 제공)

 

▲ 한국관 전시 모습.  (2014 한국관 제공)

 

▲ 한국관 전시 오픈 기념식. 한국관 외부 전경.  (사진 김용관)

 

▲ 한국관 전시 오픈 기념식 장면.  (사진 김용관)

 

▲ 귀국 기자회견. 조민석 커미셔너와 황금사자상. (아르코 제공)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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