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기업 해외진출, 대-중소 동반 진출로 활로 모색
중소 건설기업 해외진출, 대-중소 동반 진출로 활로 모색
  • 최 중 석 부장
  • 승인 2014.05.28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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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수주는 2007년 127조 9천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지속해 2013년에는 91조 3천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국내 건설시장 정체는 사회 전반의 성숙화에 따라 주택·부동산 시장 붐이 가라앉으면서 건축 분야 공사 물량이 급감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 등으로 복지·의료 등 사회 분야 재정지출 소요가 급증해 공공의 SOC 투자가 대폭 축소된 결과이며, 향후에도 정체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국내 건설시장 정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해외 사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 1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최근 600~7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증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해외건설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등 일부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개선이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우선 수익성 악화 문제는 2007년부터 수주가 급증하면서 최근 5년 동안 해외건설 시공 물량이 연평균 23%씩, 5년 만에 약 3배로 급속하게 늘어나 일시적으로 수행 부담이 가중된 결과로 판단된다. 2013년 일부 대형 건설업체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려가 증폭됐으나, 업체들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조화된 내실 경영 기조 하에 리스크 관리 및 수행역량 제고에 노력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다음으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는 해외건설 전체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수주는 2008년 72억 달러에서 2013년 36억 달러로 오히려 감소하면서 심각한 현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중소기업 해외수주 감소는 2000년대 후반의 예외적 현상(anomaly)이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이며, 동 기간을 제외할 경우 중소기업 수주는 전체의 6% 내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즉 중동 개발 붐, 국내 주택업체의 중동·아시아 지역 자체 개발사업 추진 등으로 2000년대 후반 중소기업 해외건설 수주가 집중된 결과이다. 또한 진출국가·업체, 수주 건수 등 다른 성과지표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다변화에 따른 성장 기반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저간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수주가 2013년 기준 전체의 5.5%에 불과하므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함은 분명하다.
최근 건설업체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중소 건설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상시 종업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2.6%로 2000년대 후반 10%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대폭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성장세는 지속하고 있는 반면, 종업원 50인 이상~300인 미만 중기업은 2010년부터 3년 연속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심각한데,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기업 순이익률은 2008년 이래 5년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중기업도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중소 건설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와 관련하여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는데, 진출 확대의 당위성과 현실적인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강소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정보력 및 사업 경험, 금융조달 여력, 리스크 관리 및 수행 역량, 전문인력 확보 등 모든 면에서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할 실력이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강소기업의 경우에도 대기업처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저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소 건설기업의 경우 안정적인 공사 물량 확보 및 현금흐름 창출을 위해 국내 대기업과의 합작-하도급 관계에 기반한 동반 진출을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반 진출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외사업 역량을 키워나감으로써 독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해외건설협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218개 중소기업이 11개 대기업과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외건설에 동반 진출하고 있으며, 2011~’13년 간 64억 7천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동 기간 중소기업 전체 수주 실적의 5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한편 대-중소 동반 진출은 대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타 산업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 선도기업의 이면에는 항상 우수한 협력업체의 뒷받침이 있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도 중소기업과의 안정적인 협력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수 협력사 대상 해외진출 설명회 등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국내건설의 경우 동반 진출 시 PQ, 적격심사, 시공능력평가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업계 및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국내시장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 건설기업이 대-중소 동반 진출을 통해 해외건설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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