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대 순교터, 제물진두 기념관 준공
인천 최대 순교터, 제물진두 기념관 준공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05.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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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의 꽃’ 형상화…그림건축 임근배 건축가 설계
인천시ㆍ인천교구 1단계 성지순례길 조성 본격 착수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 준공식이 15일  인천 중구 항동에서 열렸다.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제물진두 순교기념관’ 준공식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항동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7월 착공 이후 10개월 만에 완공된 제물진두 순교 기념경당은 109.1㎡의 대지에 건축면적 43.3㎡ 규모(약 12평)로, 건축가 임근배(그림건축사사무소 대표) 씨가 설계 및 감리를 맡았으며, 삼협종합건설이 시공했다.

제물진두(祭物津頭)는 서울 절두산(양화진두)과 함께 19세기 천주교인들의 대표적인 공개 처형장이다. 개화기 외세의 진입 관문이었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출발지,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의 입국 경로로서 한국 천주교 역사상 중요한 장소이다. 지금은 150여년에 걸친 도시화로 당시 관문으로서의 지형은 찾을 수 없고 추정지만 현존한다.

병인박해(1866)와 신미양요(1871)에 관련된 순교자 10위를 기리는 제물진두 기념경당은 순교터 추정지로부터 약 21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개항기 근대건축 밀집지역으로 차이나타운에 인접해 있다.

건축가는 차량과 인파로 번잡한 도시로부터 좁고 긴 진입 통로를 통해 순교 기념관의 고요함을 완성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층고 15m의 공간이 나타난다. 조광호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에 투과된 빛만이 높은 벽에서 떨어져 단순ㆍ소박한 작고 높은 공간은 경건함을 느끼게 해준다.
건물의 틈새로 인식되는 협소한 부지와 외관의 색체가 강한 한중문화관에 인접한 제약을 단순명료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종교 건물의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높이로 해결한 것이다.

임근배 건축가는 ‘순교는 신앙의 꽃’이라며, “건물의 형상은 하늘을 향해 피어오르는 꽃을 상징하는 동시에 순교자를 감싸 안으시는 하느님의 두 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간의 흐름과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외부 마감은 노출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특히 표면의 송판 무늬를 그대로 드러냈다. “과거의 순교역사를 오늘에 기리고 내일에도 기억됨을 암시하기 위한 나이테”라고 한다.

한편, 인천광역시와 인천교구는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의 준공으로 성지순례길 사업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인천교구 성지개발위원회(위원장 제정원 베드로 신부)가 추진하는 성지순례길의 1단계 사업은 한국 천주교 첫 영세자인 ‘이승훈 묘역 성역화’로 총 98억원이 투입된  남동구 ‘이승훈역사문화기념관’ 건립사업이 2016년 완료될 예정이다.

이어 근대건축유산인 중구  답동 주교좌 성당(사적 287호)을 거쳐 인천 최대의 순교터인 제물진두 기념경당에서 1단계 성지순례길이 마무리된다. 인천시는 1단계 순례길이 완성되면 갑곶성지 등 대부분이 중요한 역사유적지인 강화 순교성지로 가는 2단계 성지순례길 조성이 시작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사진으로 보는 제물진두 순교기념관

▲ 준공식 테이프 커팅.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왼쪽 8번째)와 정신철 보좌주교(왼쪽 10번째)가 참석했다.

▲ 맞은편 인천중부경찰서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편에 한중문화원과 인천 개항 기념 표지판이 보인다.

▲ 골목길을 연상케 하는 경당 진입부. 제물진두 순교자 10위의 위패가 열을 지어 있다.

▲ 경당 내부. 약 12평 규모의 좁은 바닥면적은 15m를 육박하는 천정고로 깊이 있는 공간감을 확보했다.

▲ 조광호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오후 3시가 되면 서쪽에서 비추는 햇빛이 맞은편에 비춰진다.(사진제공= 건축가 우동우)

▲ 노출콘크리트 외부 마감.

▲ 노출콘크리트 외부 마감(사진제공= 우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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