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ㆍ레미콘 업계의 상생협력은 없나?
시멘트ㆍ레미콘 업계의 상생협력은 없나?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4.04.18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는 상생협력이 그렇게도 어려울까? 양 업계는 어떻게 보면 서로 꼭 필요한 ‘한집안 두 식구’인데 가격 협상 때에는 원수지간이 되곤 한다.
올 봄도 어김없이 시멘트가격 인상을 놓고 양 업계는 협상력도 없이 치열하게 싸울 기세다.
수십년째 사생결단식 싸움을 옆에서 관전해 오지만, 항상 두 업계는 상생협력 방안을 찾지 못했다.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14일 아시아시멘트가 시멘트 공급가격을 톤당 7만8천600원으로 전월대비 6.8% 인상했다. 아시아시멘트의 인상으로 올해 들어 시작된 국내 7개 시멘트업계의 인상행진은 마무리됐다.
동양시멘트는 2월말, 라파즈한라, 쌍용양회,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등 4개사는 3월 1일 약속(?)이나 한 것처럼 줄줄이 인상을 단행했다. 한일시멘트도 이달 1일 물량부터 인상해 동참했다.
아시아시멘트와 한일시멘트의 인상률이 7.7%이고 나머지 5개사의 인상률은 8~10% 수준에 정해졌다.
지난달에 가격을 올린 5개사는 이미 인상된 가격을 반영한 3월달 세금계산서를 이달초 업계에 보냈다.
이에 따라 시멘트가격 인상안이 관철될 것인가? 아니면 거부될 것인가가 가시화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일단 레미콘 업계는 가격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 같다.
시멘트 업계는 가격인상 요인으로 원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를 꼽고 있다. 시멘트 가격이 올랐던 2012년 3월 이후 전기요금이 18% 가량 올랐고 해상운임은 매년 4%씩, 철도운임도 지난해 8% 인상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레미콘 업체는 주요 시멘트 업체들 실적이 양호하게 나와 꼭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반론이다.
레미콘사들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실제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영업 이익이 1천395억원으로 전년대비 83.7% 급증했다. 성신양회도 영업이익이 2배 정도 늘어나는 등 시멘트사들 경영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레미콘사들의 더 큰 고민은 시멘트 가격을 올려도 최종 고객사인 건설사에서 레미콘 가격을 올려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칫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의 큰 기업들 틈바구니에 끼어 레미콘업계만 손실을 감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가격 인상의 1차전선이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의 시소게임이라면, 2차전선은 보다 더 힘센 건설업계와 벌이는 더 큰 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업계는 지난해 영업손실에 따른 구조조정과 건설경기 부진으로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각 업계간의 상황이 녹녹치 않은 와중이라 대치구도가 길어지면 시멘트 공급중단과 레미콘 조업중단이라는 최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제에 양 업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권한다. 올해부터라도 한쪽의 일방적인 통보대신 신뢰와 공존공생의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보다 큰 틀에서 양 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의 대 전환 마련을 기대해 본다.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