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축콜렉션(13) 힐링의 전원주택 ‘아틀리에 나무생각'
현대건축콜렉션(13) 힐링의 전원주택 ‘아틀리에 나무생각'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03.19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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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는 결코 느낄수 없는 ‘숲의 사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안식처 설계
오래된 참나무숲이 우거진 비탈에 바위처럼 앉은집

현대건축콜렉션(13) 아틀리에 나무생각 / 박창현 (에이라운드 아키텍츠)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안식처 설계
오래된 참나무숲이 우거진 비탈에 바위처럼 앉은집
 

건축주는 몇 년 전 양평의 어느 농촌가옥을 빌려 1년간 살아 보았는데 그 경험으로 시골 생활이 가능하며 또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양평 근처 대지부터 함께 둘러보았다. 같은 양평이라도 매우 넓어서 3~4개로 압축했지만 각 대지의 성격과 접근성, 가격 등이 많이 달랐다.

그 중 하나의 대지가 강하게 들어왔다. 이 대지는 오래된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경사진 땅으로 370여평 규모의 임야였다. 이미 유명 건축가가 주변에 몇 채의 건물을 지은 터라 진입도로와 전기가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 데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오래된 참나무 숲에는 큰 바위들과 작은 돌, 그리고 새들의 소리와 동물들이 있었다. 처음부터 이 숲을 위한 건물을 설계해야겠다는 생각을 건축주와 공감하고 시작했다.

우선 인간이 점유하기 전부터 있던 나무와 흙, 돌과 동ㆍ식물들 그리고 물과 바람골에 대한 조사를 위해 실측하고 관찰했다. 나무의 종류를 확인하고 수령과 위치, 흙의 상태와 오랫동안 있어왔던 바위의 위치 등 꼼꼼히 확인하면서 주변을 배려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새들이 둥지를 튼 나무를 확인하고 기존의 나무을 피해서 건물을 배치했다. 또 기존에 있던 바위는 건물이 완성된 후에 다시 그 자리에 옮겨 두었다. 일부는 건물에 의해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도와주고 도움이 되지 않는 잡목들은 정리하면서 숲을 향유하고 바라보는 행위를 생각하며 진행했다.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히게 되니 높낮이에 따라 나무를 바라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 내부에서 연결된 데크로 나가면 참나무과 나무들, 개암나무, 참죽나무, 오동나무, 산벗나무가 눈앞에서 가지를 흔든다. 그 사이를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은 일상에서 지쳤던 몸과 정신을 맑게 정화해 준다.

 
거실과 주방 사이의 작은 복도는 공간의 크기를 조절해주는 장치이며, 숲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도어와 건물 내부에서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는 나무와 가죽을 사용하여 디자인 하였다.

나무의 일부가 벽이 되고 건물의 일부가 숲이 된다. 아래채에서의 낮은 창은 수평적이고 나무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위채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창으로부터 맑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히며 그 공간이 지닌 특별한 분위기를 느낀다.

건축주와 함께 대지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내용들을 확인하고 질문하고 해결하면서 이 작업을 진행했다. 이곳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제시하게 됐다.  이곳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되는 것들, 깨닫게 되는 것들은 앞으로 이곳의 변화를 포용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글 / 박창현
 

■건축개요 | 작품명- Atelier Namu Saenggak / 위치-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수곡리 789-28 / 대지면적-660㎡ / 건축면적-116.82㎡ / 연면적-100.36㎡ / 규모-지상 1층 / 구조-철근 콘크리트조 / 마감-콘크리트 노출 면보수 / 설계-a round architects 박창현, 권도연 / 시공-design forest (홍현득) / 구조설계-은구조 / 조경설계-정성훈 / 감리-a round architects / 설계기간-2012.5~2012.10 / 시공기간-2012.11~2013.6 / 건축사진-신경섭 / 자료제공-에이라운드 아키텍츠 (www.arounda rchitects.com).


 
■디자인총괄 | 건축가 박창현<사진>은 부산대학교 미술대학과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이진오씨와 함께 사이건축을 개소했다. 2007년에는 임태병 씨와 함께 세 명이 건축사사무소 SAAI 공동대표로 여러 작업을 진행했다. 2009년 SKMS 연구소 프로젝트로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 2013년 a round architects를 개소하고 ‘G cafe’, ‘동숭동 주택’, ‘덕두원 251’, ‘아웅산 순국자 기념비’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이다.

 



 

 

 

 

 




“숲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온다. 시간을 느끼게 하며 계절별로 변화하는 풍부한 나무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면 그동안 숨겨왔던 아주 먼 풍경들이 눈앞에 다가온다. 흰 눈이 내리면 주변의 분위기는 이내 다른 세계가 되어 펼쳐진다. 아침에 해가 뜨는 시간에는 어둠이 걷히면서 숲의 형태가 드러나는 경험,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실들이다.” 

                                                 - 건축가의 소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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