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협업이 정답이다
해외수주, 협업이 정답이다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4.02.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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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해외 건설부문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해 회사가 휘청거리는 곤욕을 치렀다.
두 회사 외에도 그동안 무분별한 해외건설 저가수주로 지난 연말 부실을 털어내 회사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건설사도 여럿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시장이 침체되고 SOC발주물량이 급감하자 너도나도 해외로 발을 돌렸다.
그러다보니 중동을 비롯한 해외 수주현장 곳곳에서 국내업체끼리 ‘제살을 깎는’ 저가 덤핑경쟁을 펼쳐온게 사실이다.
수주당시에는 큰 금액의 공사를 수주했다고 축제분위기였지만, 몇 년이 지나니 상상을 초월한 손실을 떠 안는 뼈아픈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여기 저기서 무리한 저가수주의 비상등이 켜졌지만 그동안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해외건설협회나 정부부처가 나서든지 해서 자율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S사·G사가 막대한 손실로 회사마저 휘청거리자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자성론이 생기고 정답을 스스로 찾게 됐다.
피 말리는 무한경쟁에서 자사의 강점을 이용한 협업과 컨소시엄 구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윈윈전략이 성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 들어 초대형 해외공사 3건을 ‘협업전략’으로 연달아 수주해, 위험분산과 실속수주라는 해외수주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 19일, 60억4천 달러(약 6조4천400억원)의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현대건설·GS건설·SK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성공했다.
이라크 공사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22억6천500만 달러 석유정제 고도화시설을 맡는다. 현대는 지난 1976년 이라크에 처음 진출한 이후 18개주에서 27개 공사를 수행했다.
정유플랜트 경험이 많은 GS건설은 22억6천만 달러의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 등 화학설비 쪽을 시공한다. 또 해외 대형플랜트 경험이 많은 SK건설은 15억1천만 달러 유틸리티 분야를 맡아 진행하게 된다.
이번 공사는 저가수주를 초래하던 국내 건설사간 과잉경쟁을 지양하고 협력을 통해 이뤄낸 성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4개사가 각자 강점을 가진 공사를 맡아 협업하는 모델을 만들어 사업성과 수익성도 높여 해외수주의 전기를 만들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대우건설·GS건설·삼성 엔지니어링·SK건설·현대중공업 등 5개사가 쿠웨이트에서 71억 달러의 수주대박을 터트린 것도 이 같은 연합전선을 펼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또 35억 달러의 알제리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도 국내 건설업체 6개사가 협업을 구성해 잇따라 수주에 성공, 2월 한 달간 해외수주 170억 달러를 돌파했다. 1~2월 두 달간에 벌써 200억 달러를 넘기는 해외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해외수주 목표인 720억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건설업체들은 지난해의 손실 악몽을 전기로 더 큰 도약의 기회를 만들었다.
제2의 해외건설 르네상스를 기대해 본다.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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