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다시 붕괴사고라니…’
‘아 또다시 붕괴사고라니…’
  • 김덕수 부장
  • 승인 2014.02.19 09: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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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소재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강당 붕괴사고로 사망자 10명, 부상자 100여명이 발생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부산외대 신입생들의 오리엔테이션 도중 처참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일어난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건물은 가로 36m, 세로 31m, 연면적 1천205㎡, 지붕까지 높이는 대략 10m의 1층짜리 건물로 2009년 완공됐다고 한다.
건물 내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내부에 기둥을 세우지 않고 철골 구조에 지붕과 천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제작된 일명 PEB 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 건물로 드러났다.
지난 열흘 동안 폭설이 내리면서 샌드위치 패널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조립식 건물이다 보니 가운데에 기둥이 없어 상대적으로 하중에 취약했을 것이다.
게다가 더 큰 피해는 붕괴현장 속에서 하나뿐인 뒷문으로 1천여 명이 달려갔고, 무너진 골조에 뒷문마저 막히자 창문을 깨고 상당수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과연 폭설 때문이었을까. 경주는 물론 동해안 일대 산업단지의 상당수 비슷한 건물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데 리조트 강당만 붕괴된 이유는 무엇일까. 시공과정에서 부실공사가 이뤄졌을까 아니면 정품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것일까.
소방당국은 리조트측이 체육관 지붕의 제설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붕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강당 중앙 부분에 기둥 몇 개만 더 설치했더라면 하중을 더 버틸 수 있었을 것이고 붕괴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붕괴사고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전불감증에 따른 ‘예고된 인재(人災)’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문득 지난 99년 씨랜드 참사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같다.
당시 화재가 발생되면서 유치원생 및 인솔교사 등 20여명이 숨지는 사건으로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당국은 건축주, 시공사, 감리사 등이 시방서대로 건축했는지 부실자재를 썼는지, 허가과정 및 시공 관리를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해 향후 또 다시 발생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번 경주리조트 붕괴사고로 건설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다.
K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아 사죄했다. 그러나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을 이것으로 달랠 수 있을까.


한국건설신문 취재부장 = 김덕수 선임기자 k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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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종 2014-02-24 18:31:39
설계해서 건축허가 받아 내는 자에게 허가조사시키고
감리해서 사용승인서 받아 내는 자에게 조사검사시키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이 비정상적인 제도는 조속히 고쳐져야 합니다.
이런 건축허가 사용승인제도를 고수하는 국토부`무면허 설계업자`교수들`건축가들 더 이상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