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축콜렉션(10) 진관사 템플스테이 역사관
현대건축콜렉션(10) 진관사 템플스테이 역사관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3.12.27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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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도시건축> ‘사찰건축의 새로운 형식, 진관사’

‘사찰건축의 새로운 형식, 진관사’

“자연을 향해 열다, 지세와 풍토에 어울리는 건축
 깊이를 더하다, 공적 영역에서 내밀한 영역으로…”


▲ 함월당 안에서 계곡을 바라본 모습. 함월당은 ‘커다란 볼륨의 내부공간’을 지니고 있다. 주변의 자연풍광을 창을 통해 끌어안을 수 있도록 창호의 크기와 위치 등을 조절했다.

‘진관사 템플스테이 역사관’은 자연 속에 들어가 자리하는 사찰건축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고자 했다. 템플스테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종교 및 문화행사, 연구 등을 위한 지원시설로, 기존 사찰의 전각과 풍경, 주변의 자연, 산과 계곡에 어울리는 건축을 고민했다. 그 결과 규모가 다른 하나하나의 전각이 자기 땅의 형국에 맞게 배치됐다.

특히 명상과 수련의 시간동안 어디에서나 계곡과 자연의 풍경을 바라 볼 수 있도록 했다.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함월당’을 아래에 놓고, 더불어 계곡을 따라 단체로 숙박할 수 있는 ‘공덕원’, 가족이나 개인이 와서 한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효림원’으로 이르는 길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커다란 볼륨, 두개의 마당  

▲ 계곡 쪽에서 바라본 함월당과 길상원의 전경, 계단을 따라 위쪽으로 공덕원과 효림원이 보인다.

사찰은 교회나 성당 등 다른 종교시설과 달리 전각(건축) 내부에서 뿐 아니라 법회 등 중요한 행사와 활동을 외부 ‘마당’에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템플스테이나 박물관 등 대중과 사회에 열려진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찰의 전통적 특징과 현대적 요구’를 같이 담기 위해, 함월당은 ‘커다란 볼륨의 내부공간’을 지니면서도 그것과 연계한 ‘2개의 마당’을 두었다. 이를 위해 계곡을 향해 두 개의 마당이 열리는 구조를 스터디했다. 크게 호를 그리는 두툼한 슬라브지만, 아랫면을 살짝 들어올려 지반으로의 강인함과 지붕처마로서의 가벼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했다.

하늘로 열린 썬큰(sunken) 공간 대신에 위를 덮어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마당을 확보하고, 그 옆으로 열주가 놓인 썬큰을 두어, 이 공간을 통해 빛과 바람이 들어오도록 했다. 일상의 관리를 위해 슬라이드식 투명 천장을 설치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곳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배치를 했다. 계곡을 따라 반대쪽 소나무 숲을 바라보며 놓았으며, 다른 건물들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자연의 지형을 그대로 반영하며 마당을 만들고 그 곳에 자리하도록 했다.

■함월당

함월당은 281.16㎡(85여평)의 규모가 큰 한옥으로 들어오는 방향에서는 팔작지붕의 단부가 보이고 긴 몸체는 뒤쪽에 있는 암반으로 숨을 수 있도록 배치해, 그 크기를 모르고 자연스럽게 접근하다가 전면에 이르러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진입의 방식을 취했다.

전면 9칸, 측면 3칸의 초익공 양식으로 설계했다. 다리를 건너오는 쪽에 사람을 맞이하는 2칸의 ‘대청’을 두고, 가운데 5칸을 다목적 공간인 ‘선방’으로 했으며, 나머지 2칸을 강의 준비나 방송장비 등을 조정하는 조정실을 두었다.

특히, 함월당에 앉아 주변의 자연풍경을 창을 통해 끌어안을 수 있도록 창호의 크기와 위치, 기단, 바깥 돌담의 높이 등을 조절했다. 볼륨이 큰 아래의 지하부분도, 숨기고 가리기보다 ‘커다랗게 곡선을 그리는 콘크리트 슬라브’ 아래 전면을 투명하게 계획해 계곡을 향해 공간이 시원하게 열리도록 했다.
 

▲ 효림원 안방에서 바라본 누마루와 대청 그리고 주변의 풍경. 공덕원 지붕이 보인다.

■공덕원·효림원

행사 등 공적인 역할을 하는 함월당 위쪽으로, 작은 단위의 템플스테이나 방문자를 위해 마련한 집들이 있다. 공덕원은 10명 정도의 단체가 숙박할 수 있으며, 가장 안쪽의 효림원은 한 족이나 개인이 머물 수 있게 계획했다.

두 집 모두 소박한 ‘한 칸 대청’을 중심에 두었다. 공덕원의 경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뒤쪽 마당과 석축의 풍경이 들어오고, 툇마루를 통해 여러 방이 이어지도록 해 모임이 편하도록 했다.

효림원은 대청과 방, 누마루의 ‘단촐한 구성’를 기본으로 하고, 화장실과 예비방을 더했다. 특히 효림원에는 크기는 작지만 아래의 전경(함월당, 공덕원 등)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누마루를 두어, 전체의 배치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작은 건물이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도록 했다. 
/ 건축가 조정구(구가도시건축)

 

■건축개요 | 위치-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354-2 / 용도-문화 및 집회시설(종교시설) / 대지면적-60,645㎡ㆍ건축면적-1,494.89㎡ㆍ연면적-2,599.17㎡ / 규모-지상1층ㆍ지하1층 / 구조-한식목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 외벽재료-한식회벽, 노출콘크리트/ 건축설계- 구가도시건축(대표 조정구) / 건축사진- 박영채 / 설계기간-2012.3~2012.7 / 공사기간- 2012. 7~2013. 7.

 

▲ 전체 입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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