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국 주거복지정책 80년의 전환과 도전②
[특별기고] 미국 주거복지정책 80년의 전환과 도전②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3.12.0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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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보전과 민관 협력 극대화”

<LH 한·미 공동 국제세미나> 미국 주거복지정책 80년의 전환과 도전(2)

“공공임대주택 보전과 민관 협력 극대화”


▲ LHI 진미윤 수석연구원
■공공임대주택의 본격적 재개발- 호프 식스(HOPE Ⅵ) 프로그램의 목표와 과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정책 재개는 호프 식스(HOPE Ⅵ)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호프(HOPE)는 ‘누구나에게, 어디서든, 주택 기회를’ (Home Opportu nity for People Everywhere)의 약어로, 노후하고 침체된 공공임대주택을 멸실하고 뉴어버니즘에 입각한 우수한 외관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새롭게 단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사회계층간 혼합(Mixed-Income)과 다양한 재원 조성(Mixed-Finance)이 HOPE Ⅵ의 핵심 근간이며, 연방정부는 1993부터 2011년까지 $6.28 billion의 HOPE Ⅵ 재생보조금을 지원했다. 호당 $22mill ion~$50 million이다.
2012년 말까지 이 프로그램에 의해 11만2천243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은, ▷5만2천287호의 공공임대 ▷6천255호의 공공분양 ▷2만5천855호의 기타 저렴 임대주택 ▷7천77호의 기타 저렴 분양주택 ▷9천212의 민간임대 ▷1만1천557호의 민간 분양주택으로 재건축돼 공급됐다.
HOPE Ⅵ의 가장 큰 성공은 다양한 계층이 서로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재원으로 조성했다는 점이다.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 공공주택청, 금융기관, 부동산개발업자(developer), 기업체, 사회서비스 공급자, 거주자간의 협력적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공공임대주택의 재건에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HOPE Ⅵ에서 발아된 민간 투자 $22 billion이 양질의 주택, 더 안전한 동네 환경, 일자리 기회 제공, 교육 기회 제고로 이어질 뿐 아니라 납세자의 조세 부담을 낮추었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크게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HOPE Ⅵ의 성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미국 경제회복 및 재투자법’(American Reco very and Reinvestment Act: ARRA)에서도 이어져, ARRA에서는 주택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 진작이 핵심 골자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ARRA에 근거해 미국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는 7천95개이며, 동법에 따라 투자된 공공임대주택 재정 지원금액은 $1 billion이다. <그림>

<2008년 이후 새로운 두가지 프로그램의 론칭>
‘호프 식스’ 대성공, 노후·침체 공공임대주택 재개발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 및 경기 부양에 숨은 공신
공공임대 유지·관리도 민간투자 유도, 재정 부담 완화


■호프 식스의 성공을 민간임대주택에 확산 - CNI:Choice Neighborhood Initiative

HOPE Ⅵ의 경험은 ‘공공임대주택 그 이상의 것’으로 확대됐다.
2010년 도입된 ‘Choice Neighb orhood Initiative’는 HOPE Ⅵ의 성공 경험과 ARRA가 결합돼 노후 침체된 공공임대주택을 재건하고, 공공임대주택 이외 민간임대주택에까지 확산하는 정책이다. ▷소셜 믹스 사회 구현 ▷소셜 펀딩 구조 확산 ▷녹색 혁신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특징적인 것은 연방정부 부처간(주택도시개발부, 교육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교통부, 환경부 등) 통합 정책이라는 점과, 정부 재원을 가장 낙후된 지역에 집중 투자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공공부문, 민간부문, 그리고 비영리 민간 조직간의 협력적 파트너십이 주택을 지원하고 지역 경제 개발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hoice Neighborhood Initiative’의 추진은 백악관이 중심이 돼 재정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있으며, ‘20년 후의 번영’을 위한 투자라는 집권 2기 오바마 정부의 주택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 호프 식스 프로그램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전후 모습. 시카고 일리노이.

■노후 공공임대주택 유지관리에 민간 투자 유도- RAD Rental Assistance Demonstration

또 하나 민간 자본을 활용한 제도로 2012년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보전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에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Rental Assistance Demonstration’(RAD)이 도입됐다. 이는 공공부문의 재정 부담 완화의 일환이다.
2012년말 공공주택청이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은 연간 운영ㆍ관리에 소요되는 자본투자 요구액 $25.6billion (호당 $23,365, 한화 약 2천500만원)이며, 매년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1만 가구~1.5만 가구 가량이 소실됐다.
RAD는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인 유지ㆍ관리를 통한 재고 보전 차원에서 민간부문이 공공임대주택 개보수 투자시 주택바우처 지원 및 PBV(Project-Based Voucher Program)와 같은 임대료 보조를 통해 민간부문의 임대료 수입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미국은 2015년까지 6만호의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이러한 민간 투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유지ㆍ관리해 나가면서 재고를 보존토록 할 계획에 있다.

▲ 호프 식스 프로그램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전후 모습. 시카고의 Harry Horner Neighborhood.

■미국 사례가 국내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시사하는 바

국내외 대부분의 주택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거복지가 선진 사례라고는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118만호는 전체 주택재고의 1% 남짓하며, 주택바우처 지원 220만 가구는 전체 임차가구의 5.3%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유념해서 보아야 할 점은 민간 재원이 주거복지 제고를 위한 지렛대(leverage)로 적극 활용됐다는 점이며, 그러한 구조를 형성하고 다양한 사회 주체가 주거복지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인프라 부분이다.
또한 미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지역 사회의 비영리 민간 단체가 잘 발달된 주거복지 자원이 풍부한 국가라는 점이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거 복지를 위해 일하는 많은 종교단체, 자선단체, 다양한 형태의 주택관련 비영리 협회와 단체들간의 협력과 네트워크 기반은 무엇보다 미국의 중요한 복지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지난 80여년간 미국 주거복지는 다양한 경로로 이행돼 왔으며, 현재에도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시장과 민간부문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민간부문을 규제의 대상이라기보다 친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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