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심사제, 중견사 설자리는 어디에?
종합심사제, 중견사 설자리는 어디에?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3.09.09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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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우울하니 농담 한마디 해본다.
‘건설업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는 어딘가?’ 우문이다.
그런데 답은 의외다. ‘페이퍼컴퍼니’다. 즉, 유령회사가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라는데,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머리를 끄덕인다.
회사유지를 위한 비용은 거의 제로이지만 공공공사 1건만 수주한다면 대박이다.
그런데, 건설공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는 그럴 수 없다. 규모가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공공공사를 수주해야 할 것이고 민간공사도 병행해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중견업체 규모를 어느 정도로 판단해야 하는지, 암묵적으로 10~100위 정도로 여기고 있다.
공공시장은 초대형 업체와 중견업체가 주축으로 국내 건설공사의 대다수를 수행하고 있다. 중견업체는 허리역할을 하면서 지역경제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지원 육성을 위해서라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산업의 환경을 조망해보고 진단해본다면 정말 일촉즉발 위기상황이다.
법정관리 워크아웃 건설회사가 무려 40여개사에 이른다. 그것도 상위권 중견 건설업체들의 현주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종합심사제를 도입하기 위해 ‘국가계약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포럼’을 운영키로 했다.
총괄팀, 공공공사 발주제도 연구팀, 공공판로지원 연구팀, 국가계약서비스 연구팀 등 총 4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스탠다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해 우선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특히 중견 건설업계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합심사제를 도입하기 위해 최저가를 폐지하는데 불만의 핵심은 최저가 시장이 중견건설업계의 주요 시장이라는데 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턴키/대안 및 기술제안 시장은 초대형 업체의 주력 시장이다. 중견업체가 사실상 경쟁력이 없는 시장이다.
이와 함께 지역건설업체 및 중소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도급하한제도, 지역제한 입찰 및 지역의무공동도급 입찰 등 지역중소 수주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종합심사제 도입으로 자칫 수주편중, 변별력 강화로 인한 입찰참여 기회 박탈 등 중견업계는 그야말로 공포속에서 떨고 있다.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려해도 발언권이 제한되어 있어 의견전달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중견업체들이 주장하는 목소리다.
건설산업 지원 육성인가? 아니면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인가?
분간하기 어렵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김덕수 선임기자 k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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