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특집] ‘한국형 병원’, 첨단 IT 접목한 수준 높은 설계…개발도상국 관심 높아
[건축특집] ‘한국형 병원’, 첨단 IT 접목한 수준 높은 설계…개발도상국 관심 높아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3.08.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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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출 경제효과 최근 4년간 두 배, 2020년에는 1조2천억원 수익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이 유리한 분야의 시장을 찾아보면 그동안 국내 건설업계가 쌓은 해외 실적들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보면 경쟁력이 있는 시장은 주거부분, 그중에서도 아파트로 대별되는 집합주거 시장이고 이마저도 재하고 나면 약간의 호텔 실적이 남을 뿐이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IT시장에 대한 강력한 국가 이미지와 국내 종합병원들의 탁월한 의료실적과 우수한 의료인력, 최근 건립된 병원들의 수준 높은 시공실적 등이 한국형 병원에 대한 개발도상 국가들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관심이 높아지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병원을 수출하기 위해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력은 무엇이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알아본다. 첫째, 현재 한국형 병원의 수출 현황을 살펴보고, 두 번째로 수출지역인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의료시설 현황과 특성을 대표 국가들의 현황을 통해서 분석한다. 세 번째로 최신 병원 설계의 트렌드를 살펴본 후 한국형 병원의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살펴보도록 한다. / 글ㆍ자료_범건축 종합건축사무소 원형준 사장
 

 

▲ <해외진출 병원사례> 중국 심천 병원(47,361㎡ / 450 Bed / B1F, 17F). 중국은 최대 병원 수입국이다. 2012년 주요 ‘병원 수입’ 국가는 중국이 31개로 34%, 미국이 23개로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16개국에 91개 프로젝트가 진출했다.

  • <‘한국형 병원’ 수출 전략>

  • 철저한 타당성 조사는 기본, 최신 병원 설계 트렌드 파악

  • 국가별 ‘맞춤 병원’ 계획 확립해 단계별 진출전략 세워야


■한국형 병원의 수출 현황

한국의 병원수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병원의 해외수출은 2009년 49개에서 2012년 91개로 4년간 약 두 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2011년에도 79개 대비 1년간 28%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2012년 주요 ‘병원 수입’ 국가는 중국이 31개로 34%, 미국이 23개로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16개국에 91개 프로젝트가 진출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투자자가 단독으로 투자해 소규모로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단독운영의 형태와, 프랜차이즈 방식의 진출 형태가 각각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중국에 진출한 많은 의료기관들은 우리나라의 강점인 미용 성형분야에 치우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병원 수출의 경제효과는 2012년 823억원의 수익 창출과 1천858억원의 생산유발효과 및 1천144명에 달하는 취업유발효과를 발생시켰고, 2020년에는 1조2천억원의 수익 창출과 3조2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 약 2만 명에 달하는 취업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수출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의료수출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회에서는 병원 해외진출 특별법 제정을 검토 중이며,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중심으로 한국 병원수출 협의회를 통해 해외 시장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수출지역의 의료시설 현황 및 특성 분석
수출병원 설계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별 사회, 문화, 기후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계획 반영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다양한 기후와 문화 등을 고려한 병원 설계를 위해 대상 국가별 특성을 분석해야 한다.
조사 항목은 첫째, 국가별 의료 지표를 통한 인프라 및 시장 분석, 둘째, 현재 추진 예정인 사업 개수와 규모를 통한 수출 가능성, 셋째, 병원 모델 개발 시 고려해야 할 국가별 사회, 경제, 문화 등 특성 분색이다.
수출 사례로 살펴볼 대상국 선정에 앞서 주요 대상 지역을 자원부국, 개발도상국, 저개발 국가로 분류하고 그 중에서 자원부국은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개발도상국은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저개발 국가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를 조사 대상국가로 선정했다.

◇중동 자원부국, 사우디아라비아=2008년 의료 인프라 현황을 한국과 비교해 보면 인구 1천명당 병상 수는 23%, 간호사 및 조산사 수는 19%, 의사 수는 62%로 나타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1인당 의료비 지출은 6%이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추후 의료 시장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예정된 의료시설 확충계획은 국가 발주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메디컬 시티 개발, 국립대학 수련병원 등 큰 규모의 다양한 사업계획이 있으며 한국은 이미 서울대 병원, 삼성 병원 등이 의료시설, 기술, 의료장비의 패키지형 병원을 수출하고 있다.
병원 건축 시 고려해야 할 특성을 세 가지로 나누어보면 첫째, 경제부국인 사우디의 사회, 경제적 특성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당뇨와 같은 비 감염성 만성질환 치료과목 및 예방의학 과목 증가와 개인 병실의 비율 증가를 고려한 계획이 필요하다.
다음은 문화, 종교적 특성으로 이슬람교의 특성을 들 수 있다. 성별의 엄격한 공간 분리, 종교 활동 공간 등의 계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적도 인근 사막지역의 기후 특성을 고려해 직사광선 및 외기 차단, 내부 치유환경 등에 관한 계획이 필요하다.

▲ 해외진출 병원사례(1) 이라크 두혹 병원 (55,747㎡, 300 Bed, B1F~11F)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베트남=2008년 의료 인프라 현황을 한국과 비교해 보면 인구 1천명당 병상 수 18%, 간호사 및 조산사 수 40%, 의사 수 48%로 나타나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1인당 의료비 지출은 54%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의료시장이 점차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현재 파악된 베트남의 의료시설 계획은 6개로 최대 추정사업비 1억 8천만 달러의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건설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 지역의 병원 건축 시 고려해야 할 특성은 첫째, 개발도상국의 사회, 경제적 특성으로 인한 전염병, 폐렴 천식 등의 환자가 많은 것 과 저소득층을 위한 다인 병실 비율과 일부 고소득층을 위한 전문센터 수가 함께 증가하는 것도 개발도상국의 특징이다. 두 번째로 동남아시아의 아열대성, 열대 몬순 기후 특성을 고려해 지하층 개발을 지양하고, 옥외 치유환경 조성과 외기를 활용한 공조 시스템 계획 등이 필요하다.

▲ 해외진출 병원사례(2) 베트남 EDCF 병원 (35,955㎡, 503 Bed, 4F)

 

◇아프리카 저개발국가, 탄자니아=탄자니아의 의료 인프라 현황을 한국과 비교한 결과, 인구 1천명당 병상 수는 9%, 간호사 및 조산사 수는 5%, 의사 수는 1%에 불과하다. 1인당 의료비 지출은 2%이며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병원 건축 시 고려해야 할 특성은 첫째, 개발도상국의 사회, 경제적 특성으로 인한 전염병과 폐렴 천식 등의 환자가 많고, 저소득층을 위한 다인 병실 비율이 높다.
둘째, 불안정한 전력수급을 고려한 대체전력 수급계획, 공조부하 최소화 계획, 저층화 계획 등이 필요하다. 셋째, 열대지역의 기후특성을 고려한 직사광선 및 외기 차단과 침수 대비 및 옥외 치유환경 계획 등이 필요하다.

▲ 해외진출 병원사례(3) 탄자니아 메디컬 센터 (40,833㎡, 603 Bed, B1F~9F)

 

■최신 병원 설계 트렌드
병원 수출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현재 병원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한국형 병원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향을 살펴보자.

◇환자 중심 치유환경 디자인=이용자(의사, 간호사, 관리자)를 위한 디자인에서 환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병원이 치료 목적의 공간만이 아니라 치유의 공간으로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와 접근이 용이한 입면과, 미관상의 거부감을 최소화해 환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로비 등의 공용 공간에는 자연채광 환기를 고려한다. 이는 치유환경 개선, 길찾기(way finding) 효율성 향상, 에너지 절감 등의 여러 효과가 있다.
병실은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치유공간으로 계획하는 추세다. 자연은 최고의 치유환경이다. 옥외뿐만 아니라 병원 내부에 실내 조경 등을 조성해 최적의 치유 환경으로 개선한다.

◇초기 확장계획과 IT병원=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인구의 증가, 고령화 등으로 인해 병원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 병원 계획 초기에 추후 확장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EMR, SCM(공급 관리 시스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등으로 구성되는 디지털 병원은 IT강국의 여세를 힘입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병원 진료 시스템과 IT의 접목은 3Less(Filmless, Slipless, Chartress)를 통해 의료 서비스 수준의 향상과 운영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한국형 병원수출 활성화 전략
마지막으로 한국형 병원을 수출하기 위한 전략을 정리하면, 국가별 맞춤 병원계획, 한국형 수출병원 모델 확립, 단계별 진출계획 수립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별 맞춤 병원계획=국가별 맞춤 병원계획에서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철저한 사업타당성 조사이다.
현지의 경제, 문화, 기후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병원건축 설계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철저한 현지 조사와 수준 높은 계획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들의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과 타당성 분석 사업지원 등의 시스템과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한국형 수출병원 모델 확립=또한 의료와 IT의 융합기술 개발과 치료를 넘어 치유가 가능한 감성적 공간계획 능력을 배양하고 다양한 패키지형 토털 솔루션 개발을 통해 타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수출 병원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

◇단계별 진출계획 수립=단계별 진출 계획을 체계화 하고 지원 하는 일도 필요하다. 한국의 훌륭한 의료 인적 자원을 선두로 해 수익향상을 위한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조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시킬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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