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 - 경기부양책에 기대한다(2001.8.13)
<낙지골에서> - 경기부양책에 기대한다(2001.8.13)
  • 승인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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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재정지출을 통한 건설산업 활성화 조치는 물량 부족에 허덕이는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진 부총리는 하반기에 불용예산의 적극적인 활용과 추경예산확보 등을 통해 10조원의 재정지출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낙찰차액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을 앞당겨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최저가낙찰제가 도입됨에 따라 낙찰차액이 공사비의 30∼40%에 이르고 있다며 이를 설계가 끝난 사업 등을 앞당겨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 부총리는 밝혔다.
진 부총리가 밝힌 대로 집행된다면 하반기의 건설산업은 분명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건설업통계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의 총공사액은 해외공사를 포함해 99조3천억 가량으로 이는 지난 99년에 비해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3년째 평균수주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 조사결과다. 물량은 이렇게 갈수록 줄어드는데 업체수는 폭증하고 있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은 구조조정대로 경기부양은 또 그것대로 함께 추진해야 할 문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정부의 조치는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환영할 만하다.
건설업계에서는 갈수록 줄어드는 건설물량으로 인해 건실한 업체까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그동안 섣부른 경기부양책은 오히려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논리에 가려왔던 상황에 비하면 이번 조치는 진전된 내용이라는 평가다.
단지 이번 조치가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왜냐면 국부인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경제논리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뿐아니라 내년도 예산심의에도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SOC 물량확충에 대한 예산배정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들리는 얘기론 내년도 역시 SOC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구조조정에만 매달리다 보면 끝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오히려 우량기업까지 부실화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건설경기 부양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은 물량을 줄여서 이루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경기부양의 효과를 부실기업은 누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몰수있지 않을까?
SOC 시설 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

윤경용 취재1팀장 consrab@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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