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두물머리 합의 ‘물의 집’으로 이어지길
아름다운 두물머리 합의 ‘물의 집’으로 이어지길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2.08.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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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레타의 유작, 카사 델 아구아 철거논란을 바라보며
 

한강 본류 구간에서 유일하게 공사를 못하고 있던 두물지구 공사가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중재로 두물지구를 (가칭)생태학습장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는 당초 한강 살리기 1공구에 포함된 두물머리 유기농단지를 수용해 산책로와 잔디공원, 유지관리용 도로 등 친수공간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구간에서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받아 경작하던 농민 11명중 협의보상을 받고 이주한 7명을 제외한 4명이 이주를 거부해 경작지 1만8천㎡ 내 비닐하우스, 농막 등 지장물 철거를 막으며 900여일 동안 반대집회를 해왔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6일 행정대집행을 결정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같은 날 정부ㆍ천주교ㆍ농민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1차 의견조율을 거쳐 14일 이용훈 주교와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이 최종 합의함에 따라 극적으로 강제철거를 막을 수 있게 된 것. 

국토부는 이용훈 주교가 제시한 중재안대로 두물지구를 영국의 라이톤 정원, 호주의 세레스 환경공원과 같은 친환경 생태학습장으로 조성키로 하고, 정부ㆍ지자체ㆍ천주교ㆍ농민 측에서 추천한 인사로 협의기구를 구성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거장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 ‘카사 델 아구아’(스페인어로 ‘물의 집’이란 뜻, 일명 앵커호델 모델하우스)가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가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지난달 주한 멕시코 대사까지 제주를 직접 방문해 철거방침 철회를 호소했으나 자치도를 포함해 지방법원은 ‘철거는 합법적이고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미술계는 이 건물을 지키기 위해 조각전을 열고 8월 말까지 전시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전수품만 철수되면 언제든지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1일 미술/건축계 인사들은 도의원 주최의 토론회를 열어 범국민적인 호소와 더불어 건물의 활용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모든 철거관련 이슈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두물머리에서 보여준 타협은 서로 한발만 물러서면 충분히 실현가능한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카사 델 아구아뿐 아니라 강정마을 등 전국을 각종 분규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는 서귀포, 반가운 타협안이 들려올지 허무하게 철거된 건물사진이 날아올지 부디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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