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호 대한건축학회 회장
서치호 대한건축학회 회장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2.06.27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축복지 개념 정립, 건축의 선진화 전략에 도입해야”

 
67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건축학회(이하 학회), 등록 회원 수만 2만여 명, 이중 진성회원이 40%에 달한다.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건설회사, 설계사무소 등 회원층도 다양해, 이러한 인적 인프라를 토대로 오는 8월 방배동에 신축중인 건축센터가 준공되면, 관ㆍ산ㆍ학을 연계하는 한국건축의 명실상부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되리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지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8일 제35대 대한건축학회장에 취임한 서치호(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회장을 만나 학회에 대한 그 청사진과 건축계의 현주소를 들어 보았다.


- 먼저 제 35대 학회장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학회는 1945년 해방직후 조선건축기술단으로 창립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67년이라는 장고한 세월의 역사를 가진 모든 건축인이 함께하는 가장 크고 유일한 종합단체이자 순수학술단체이다.
이러한 대한건축학회의 학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에 개인적으로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항상 가까이에서 도움과 성원을 주신 많은 회원들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최근 건축계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학회장으로서 최선의 노력과 책임을 다하고자 다짐하고 있다.


- 취임후 학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조직개편은 어떻게 이루어 졌는가.
지난 67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 학회가 지금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은 역대 임원진들을 비롯한 회원들의 봉사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회원과 시대적 요구에 맞추어 꾸준히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금번 학회장 취임 후 이전 임원진들의 성과를 받아 안아 조직의 전체적 개편보다는 현 시대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기구에 대해 작지만 세밀하고 스마트한 변화를 주고 있다.
몇 가지 예로 대학교육과 학제 개편에 대한 효율적 논의를 위해 건축학, 건축공학, 전문대학 각각의 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건축복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건축을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건축 및 건설정책에 있어 학회의 적극적 참여와 공공적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각 위원회를 보완하거나 특별위원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 앞으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것인가. 임기 내 로드맵과 청사진을 소개해 달라.
대학원 학위과정 때부터 시작해온 학회 활동을 통해 직접 보고 느끼며 ‘함께하는 학회’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왔고 회장에 출마하며 만들어 보고자 하는 학회 역시 ‘회원중심의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진정한 건축인의 학회’, ‘화합된 회원들의 힘으로 회원 모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함께하는 학회’이다.
이를 위해 먼저, 회원 중심의 학회 추진을 위해 회원의 활동 범위를 넓히려 한다. 시니어클럽, 지자체 건축자문단, 진로 및 구인구직시스템, 교육원, 건축대학생모임 등 회원들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활성화 하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회원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먼저 생각하고 시스템적인 지원을 하려고 한다.
현재 우리학회에 소속된 2만여명의 회원은 모두 자신의 전문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건축계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회원들의 역량을 모아 건축계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우리 학회가 수행해야하는 중요한 사회적 책무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 유럽 발 경제위기로 올 하반기는 더욱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2년 건설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건설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주택 및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국내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투자 심리의 위축, 공공 재정 여력 소진에 따른 신규 대형 국책 사업 부재와 지역 및 전문건설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소 및 도산 등으로 많은 상황이 건설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유럽의 재정위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국제 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라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투자의 축소, 건설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해외건설 시장이 축소되거나 과다경쟁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다만 정부에서 이를 극복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보완책을 내놓고 있으며, 내년 이후에 예상되는 복지중심의 정책이 기존의 단기간 지원식의 형태가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건설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건축계의 최대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떤 자구책이 필요한가.

지금 우리나라의 건축계가 침체된 근간에는 최저가낙찰제를 비롯한 가격위주 발주 방식, 규제중심의 법과 제도, 건설문화의 왜곡과 폐쇄성 등 우리 건설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취약성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R&D 투자 및 건설기술 교육의 부족 등 미래 기술경쟁력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문제도 있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저가수주의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경쟁력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변화를 추진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불신에 의한 규제중심의 법과 제도를 신뢰를 바탕으로 비생산적 관행을 제거하고 건설산업의 역량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시설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단기적인 시각에서 불규칙하게 이루어지는 인프라 건설이 아니라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또한, 시설의 유지관리비용을 감안한 장기적인 경제적 효용 개념을 강화해 시공력 및 기술능력을 우대하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사회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복지에 대한 건축적 접근 방안을 수립해 할 것이다. 현재 학회에서는 건축복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건축에서 복지를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건축에서의 복지란 앞서 말씀드린 선진화 전략과 동일한 맥락으로 평범한 보통의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누릴수 있는 직접적인 건축행위로부터 포괄적인 환경개선, 그리고 생활안전 등의 다양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건축복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국내 건축의 선진화 전략에 도입해야 한다.


- 이러한 상황에서 학회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대책이 필요하나.
건축계는 지금까지 국가경제 성장을 주도해 왔으며, 일자리 창출 및 국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 경기하락에 따른 업계의 침체와 비리, 부실 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학회는 모든 건축인이 어우러지는 종합단체로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건축인 스스로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하려고 한다.
먼저 대학교육에서의 건축교육에 대한 체계화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건축교육제도에 대한 개선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소양과 지식을 가진 건축인이 배출되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
또한 건축에 대한 대국민 인식전환을 위해 어린이건축창의교실, 건축이론아카데미, 건축문화대학, 건축여행 등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축교육 프로그램과 건축문화 보급을 위한 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확대하겠다.
이와 함께 지자체 건축자문단 활동, 시민과 함께하는 건축인 걷기대회, 건축의 날 등 건축인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하는 건축인 중심의 활동을 통해 우리 스스로 건축인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건축계의 현안 해결을 위한 상설 위원회를 신설, 건축인의 의견을 직접 담아낼 수 있도록 해 건축산업의 업역을 확대하고 건축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