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축콜렉션(3) 다음 ‘스페이스닷원’
현대건축콜렉션(3) 다음 ‘스페이스닷원’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2.04.30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과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 담은 하나의 도시 건물에 담아

 

▲ 주차장에서 바라본 남측 전경 ⓒKyungsub Shin

녹색지형을 따라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마스터플랜 위에 놓인 ‘정보의 고속도로’
8.4 x 8.4m 캔틸레버 구조모듈 5개의 변주와 조합 통해 수직과 수평으로 확장된 공간
부띠크모나코, 2010 상하이엑스포 한국관, 에스트레뉴 등 설계한 조민석 씨 작품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daum)이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에서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로 본사 이전식을 가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포탈 서비스로 알려진 국제적인 IT기업 ‘daum’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8년 전부터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을 준비해왔으며, 지난 2006년 제주시 오등동에 글로벌 미디어센터(유석연 설계)를 짓고 직원 일부가 이전한 바 있다. 이후 6년 만에 매스스터디스의 조민석 씨가 설계한 '스페이스닷원(Space.1)'을 선보인 것이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글로법 IT기업의 신사옥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남다르다.
단순히 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사옥과는 차원이 다른 까닭에, 웹과 모바일의 시대에 광속에 이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들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며, 바로 이들의 업무 공간, 사옥이 그 ‘무형의 변화’를 ‘유형의 공간’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관심이 제작년 네이버(NHN)가 분당에 ‘그린 팩토리(Green Factory)’라는 이름의 사옥을 지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꼭 같이 나타났다. ‘레드닷어워드 2010’ 5개 부문 본상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제33회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그린 팩토리(NBBJ+삼우 설계)는 그러나 ‘스페이스닷원’과 많은 조건에서 다르다.

'도심' 대 '자연'이라는 입지, '수천명'과 '수백명'이라는 직원수와 건물 규모 등 밑그림부터가 다르게 시작된다. 그러나 미래 공간의 혁신과 시도라는 점에서 우리는 색다른 비교 체험을 기대해 본다.

애플, 구글, NHN 사옥 등의 공통된 특징은 단일 오피스 건물이 아니라 직원들이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라이프 스타일과 사이클을 담은 하나의 소도시를 설계했다는 것이다.여기에 daum은 제주라는 미개발지에 장기적으로 펼쳐질, 광활한 부지의 생애주기까지 담고 있다.

과연 daum이 어떤 신세계를 제시하는지 세계 건축계에서 한국의 젊은건축가를 대표하는 선봉(vanguard), 조민석 씨의 해석을 통해 들어 보도록 한다.
 

▲ 로비레벨(2층)에서 바라본 남서측 전경 ⓒKyungsub Shin

▲ 다음오름과 텃밭에서 바라본 서측모습 ⓒKyungsub Shin

▲ 입구 쪽에서 본 북측 전경 ⓒKyungsub Shin
 

■ 크레딧 | 설계-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조민석) / 시공-(주)현대산업개발 / 감리-(주)한미글로벌 / 협력사-(주)하나기연, (주)터구조, 시지이엔씨(주), 솔토조경(주) / 건축사진-신경섭  

■ 개 요 | 프로젝트명-Daum Masterplan & Daum Space / 위치-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영평동 2181번지 / 대지면적-(materplan)1,095,000㎡ㆍ(daum space)48,383㎡ㆍ연면적-9천184㎡/ 건폐율-7.69%ㆍ용적률-15.90% / 규모-지하1층ㆍ지상5층ㆍ높이 19.7m / 구조-철근콘크리트(RC) / 설계ㆍ공사기간-2008.4~2010.6ㆍ2010.7~2011.11 / 마감-칼라노출콘크리트, 우드데크, 옥상 잔디조경

 

<Daum Space & Masterplan>

“유토피아적이고 진취적인 新귀양”

철저하게 체계적인 질서와 다양한 스케일을 지닌 다채로운 공간

▲ ⓒKyungsub Shin

■Context
제주도는 한국의 주요 휴양지의 역할에서 나아가 다양한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지난 수년 간 진행 시켜왔으며 그 중 하나로 첨단 기술 기반의 산업단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0년간 한국의 도시인구가 20%에서 80% 이상으로 성장함으로써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도시화된 나라가 됐다는 사실을 비추어볼 때 daum의 제주도로의 본사 이전계획은 1970년대 말 미국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일터를 위한 실리콘밸리의 시작과 비교될 만큼 유토피아적인 진취적 귀양살이라고 볼 수 있다.
21세기 도시에서 오피스 건축의 딜레마는, 업무 환경은 갈수록 수평화 되는데 업무 공간은 수직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위해 제주의 풍족한 조건은 daum의 창의적이고 수평적 업무 조직에 맞는 새로운 공간 조직 유형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Masterplan
daum은 향후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제주도로의 점진적인 이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제주시는 제주대학 근처의 북쪽 산자락에 위치한 109만 5천900㎡의 광대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을 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단지로 지정했다. daum의 부지는 최대 폭 300m, 최대 길이 800m, 전체 면적 13만2천㎡로 단지 중앙부에 위치한 가장 큰 면적으로 남북으로 이어진 메인 도로와 길이방향으로 접하고 있다.
이러한 스케일을 감안할 때, daum 사옥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지의 녹색지형을 따라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마스터플랜을 상상할 수 있다.
거대한 주차장 위에 일률적으로 생긴 낮은 건물들이 떠 있는 전형적인 오피스 파크 유형 개발과는 반대로, daum의 마스터플랜은 전원지(rural) 대 도시(urban)로 규정된 영역과, 비정형(informal) 대 정형의(formal) 영역으로 구분해 도시 영역에서 밀도 있는 선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도로의 서측에 인접한 도시 영역은 완성 되면 저층이면서 밀도가 높은 폭 70m, 길이 800m의 영역에 건설되며, 이는 업무 영역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 상징적인 동시에 글자 그대로 - ‘정보의 고속도로(information superhighway)’로 계획됐다. 그리고 텃밭 가꾸기, 스포츠와 같은 여가활동은 도시영역의 서측에 있는 공원과 같이 광대한 전원지의 영역에서 제공하게 된다.
5층 이하의 도시영역 건물들은 부지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 한 층씩 높이 차이를 두며 계단식으로 배치되며, 이러한 단 차를 이용해 건물 간의 기능 및 동선이 연결된다. 이러한 점진적인 배치는 수직, 수평, 대각선 축으로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마스터플랜의 효율성과 통일성을 높여주게 된다.

■Formal Structure
디자인 과정에서 우리는 마스터플랜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 시스템을 생각해냈다. 평면 크기 8.4m x 8,4m 크기의 캔틸레버 구조 모듈 5개를 계획했으며, 이 다섯 가지 구조 모듈은 압출을(Extrusion) 통해 길이의 조절이 가능한 형태와, 회전을(Rotation) 통해 공간을 종결지어 주는 형태의 변주(Variation)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5가지 구조 모듈의 조합을 통해 수직, 수평적으로 확장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 모듈의 조합은 볼트, 아치, 캔틸레버 형태를 갖는 오픈 플랜을 형성하게 해주며, 또한 이러한 방법을 마스터플랜 전체에 적용함으로써 향후 유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생겨나게 될 다양한 기능적, 공간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평면적으로는 12.6m의 스팬(span)을 가지거나 6.3m의 캔틸레버 스팬을 가진 대 공간들이 3.8m 폭의 작은 공간을 가진 수직 구조체, 기둥(Pier) 의해 지지되면서 다양한 규모의 다양한 개방성과 폐쇄성을 가진 공간들로 구성된 필드를 만들어 낸다.

▲ 내부 멀티홀 전경 ⓒKyungsub Shin

■Daum Space
부지의 중앙에 위치한 daum 스페이스는 350명을 위한 업무공간 및 기타 부속 시설들을 제공하기 위한 첫 번째 건물이다.
구조 모듈의 조합을 통해 구성된 daum 스페이스는 네 면으로 열려있는 입면을 통해 서쪽으로 단지 내의 ‘전원지’, 남쪽으로 한라산, 북쪽으로 바다 전망을 건물 내부를 관통해 볼 수 있어 최적의 근무 환경을 만들어 준다.
1층은 다양한 사회적, 공공적 기능을 위한 공간이다. 구내식당, 오픈 라운지, 카페, 전시를 위한 작은 파빌리온, 게임룸, 체련단련실, 회의실 등의 공용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업무시설과는 독립적으로 분리된 강당이 있다.
경사지로 인해 남측 2층에 위치한 도로와 인접해 강당의 입구가 있고, 부지 안쪽으로 강당과 외부 공간을 사이에 두고 주출입구가 위치한다. 두 개 층의 높이를 가진 2층은 가장 넓은 오픈 플랜의 업무 공간과 이를 지원하는 리셥션 및 전시실, 회의실 동이 있으며, 높은 층고를 이용해 3층에 도서관을 계획했다.
4, 5층으로 올라가면서 내부 공간은 작아지고 좀 더 고립돼 친밀하게 일할 수 있는 업무 공간, 프로젝트 룸, 회의실 등이 잔디 또는 나무데크로 이루어진 야외 테라스와 연결돼 구성된다.
모든 층의 구조의 수직적인 Pier 속에는 원형이거나 끝이 둥근 직사각형 형태의 공간 안에 다양한 서비스, 공조 기능. 계단, 엘리베이터, 그리고 소규모 회의실, 화장실, 휴게실, 수유실 등의 공간을 계획했다.
결과적으로 daum 스페이스는 철저한 체계적인 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스케일의 다채로운 공간들을 창출해 내어 Pictureque하지 않지만 하나의 마을과도 같은 공간적 경험의 장(field)으로 구성되며 가까운 미래의 성장을 준비한다.
 

글 /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
연세대 건축공학과 및 컬럼비아대학 건축대학원 졸업, 폴쉑 앤드 파트너스 및 네덜란드 OMA 등에서 실무, 1998년 뉴욕에 조슬레이드 아키텍처 공동 설립 후 미국과 한국 오가며 활동하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건축사사무소 ‘Mass Studies’를 개소했다. 1994년 신건축 국제도시주거공모전 당선을 시작으로 2000년 미국 젊은건축가상(뉴욕건축가연맹), 1999년과 2003년에는 미국 프로그레시브 아키텍처 어워드 등 세계적 건축상을 다수 수상했다. 또 2008년에는 강남 <부띠크 모나코>로 세계 최우수 초고층에 수여하는 ‘International Highrise Award; DAM’ TOP 5에 선정됐으며 2010년에는 여의도 <에스트레뉴>로 다시 지명됐다. 최근 <2010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으로 국제박람회기구에서 수여하는 건축부분 은상을 수상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밖에 대표작으로 ‘픽셀 하우스’, ‘딸기 테마파크’, ‘네이처 포엠’, ‘서울 코뮨 2026’, ‘앤 드뮐메스터 매장’, ‘링돔’, ‘자이 갤러리’ 등이 있다.
 

▲ 시공 중 모습 ⓒKyungsub Shin

▲ 시공 중 모습 ⓒKyungsub Shin

▲ 시공 중 모습 ⓒKyungsub Shi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