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경가 오휘영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인터뷰>조경가 오휘영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2.04.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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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조경 30주년 기념, 조경 선구자의 작품전, 장학사업의 ‘첫 씨앗’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생태조경학과(이하 한양대 조경학과)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4월 4일부터 10일까지 인사동 조형갤러리에서 ‘오휘영 작품전’이 개최됐다.
30년 역사의 한양대 조경학과는 대한민국 조경실무자 양성의 요람으로 약 400여 명의 석·박사를 배출했다. 행사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선후배 동문은 학과 개설에 큰 축을 담당했던 오 교수의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작품전을 추진하게 됐다.
갤러리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정물의 유화를 중심으로 여행스케치 수채화, 누드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오 교수의 다양한 예술적 스펙트럼이 돋보이는 70여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내방객들이 작품 속 세밀한 붓 터치를 오랫동안 감상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서양화가 최광선((사)한국미술협회 고문)은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차분하고 진지하다. 일부러 과장하거나 지나친 기교로 그것이 지닌 본연의 기운을 왜곡시키지 않으며 숭고한 자연을 겸허하게, 성실하게 표현하는 작업방식이 화면에 듬뿍 담겨있다”면서 작가로서 그의 역량을 극찬했다.
조경가 오휘영 작가전은 한양대 조경학과의 3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조경가의 예술적 감성을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한국건설신문은 조경가 오휘영 명예교수(한양대)와 만나 이번 작품전이 갖는 의미와 작가로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질문했다.

- 조경가로서 미술작품 개인전을 마친 소감은?
먼저 지면을 통해, 작품전시회를 찾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작품전을 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조세환 한양대 도시대학원 원장님과 한양대 조경학과 동문 여러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전시회를 열며, 개인전을 개최할 정도의 역량이 본인에게 갖추어졌는지 반문해 보게 되고, 전문작가의 우수한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봉직해온 한양대 조경학과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서 그동안 간직해온 작품들을 동문회에 기증해 뜻있는 전시회를 하게 돼 매우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 작품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한 것인지?
전통 조경가가 화가로 전향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묵묵히 미소로 답하지만, 마음으로는 조경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바야흐로 융합과 통섭(Consilience)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상기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무척 좋아했고 화가의 꿈을 늘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성장하면서는 결국 자연생태학과 디자인예술이 융합된 ‘조경학’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이후 대학 교단에 있으면서는 대형 환경조형물 ‘자연과 빛’을 아세아 선수촌공원에 디자인해 건립하는 행운을 갖기도 했으며, 대학 정년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미술작업은 훌륭한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오래도록 갈망해온 화가의 꿈에 단비가 됐지요.

- ‘자연과 빛’은 조경분야 최초의 환경조형물로 기록되고 있는 작품이다. 예술 영역에서 조경가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형 환경조형물 ‘자연과 빛’은 ’86아시안게임 기념조형물로서, 잠실 ‘아세안공원’ 광장에 설치돼 있습니다. 조형적 주제와 표현요소는 ‘한국의 자연’, 특히 경승산하(景勝山河)의 독특한 이미지를 매우 강렬하게 추상적으로 함축(含蓄) 형상화시켜 내부의 군소 자연요소들을 거대한 대자연의 일부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이는 한국의 지역적 고유성을 조각, 회화, 조경 등의 예술적 기법으로 조형화해 환경조형물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함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범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독특한 문화 배경을 인식시키자는데 그 목적을 두고 제작됐습니다.
설계를 하면서 특히 경관적 예술성이 고려된 조경적 접근방식으로 새로운 환경조형물 양식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따라서 ‘자연과 빛’은 우리나라 조경분야 최초의 환경조형물이라는 상징성이 내재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외부공간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는 이러한 작업에는 조경가의 역할이 매우 적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예술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그를 뒷받침하는 식견과 감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자연을 사랑함은 물론 미술, 조각, 그리고 음악 등을 아우르는 예술적 감각을 일깨우는 노력이 조경가에게 각별히 요구되고 있는 바입니다.

-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정성들여 그려온 작품들이 간직한 회화적 언어가 다소나마 많은 분들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70여 점의 작품으로부터 발생한 작은 기금은 후학들을 위해 쓰인다고 해 매우 기쁩니다. 나아가 이 첫 씨앗이 향후 장학기금을 만드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보내주신 여러분의 큰 성원과 격려에 다시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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