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건축철학 <조정구 편>
건축가의 건축철학 <조정구 편>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2.01.1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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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옥은 스펙트럼의 설계 스펙트럼이란, 시간을 설계하는 것

현대한옥은 스펙트럼의 설계
스펙트럼이란, 시간을 설계하는 것

 

 
“한옥설계란 스펙트럼의 설계다. 스펙트럼이란 시간을 설계하는 것과 같다. 즉 쓰임, 사는 사람에 대한 해석들은 현대한옥에서 이 프로젝트의 시간을 어디에 설정할 것인가로 결정된다. 현대한옥 작업이 늘어날수록 한옥의 시간대는 더욱 현재로 끌어올려져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한옥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전통적인가 모던한가가 아니라, 생활이 우러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 조정구, 2012

 

2000년대 초 북촌한옥에 대한 재발견 움직임이 한창이던 때 인연을 맺게 된 한옥과의 인연은 십여년 후 조정구 소장을 ‘한옥 사는 건축가’라는 아이콘에 이르게 했다. 그의 작품들은 시간을 더할수록 규모와 성격이 분화되고 있다. 그런 만큼 현대한옥이란 화두 하에 시대적으로 고민되어야 할 이슈와 실험들이 그의 작업에서 선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조정구 소장이 작업한 한옥은 40~50채, 10평짜리 아주 작은 집에서부터 최초의 한옥호텔인 경주 ‘라궁’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가회동 한옥이나 기업의 영빈관처럼 격조를 요하는 작업들, 그리고 서울시 은평뉴타운과 성북동, 전남 등지의 한옥마을 등 모두 그의 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작품 수만 해도 10개 남짓. 이 중에는 물론 한옥을 포함해서 도시연구과제, 판교의 현대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구로 어린이 한옥도서관 1층 평면 / 자료제공 구가도시건축


글마루 도서관은 2009년 정부 한옥지원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때 구로 외에 여수, 안산, 산본 등이 함께 선정됐다. 지난 봄 개관한 구로 도서관은 이전의 산본 도서관을 통해 시도된 바들이 확장된 것이다.

두 프로젝트를 모두 담당한 건축가 조정구 씨는, 처음 지은 ‘한옥 도서관’으로 지역과 시대의 다양한 요구와 내용을 담으려 노력한 과정을 들려주면서, “한옥이 공공시설로 현대화 될 때는 보다 다양한 측면의 고려가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글마루 도서관은 사실 건축가의 입장에서는 완성도(또는 사용후 모습)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하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은 한옥의 현대화가 급류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 주택의 범주를 넘어 대형화와 산업화, 공공화로 향하는 신한옥의 이면에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구로 어린이 한옥도서관 입단면 / 자료제공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
(주)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사 대표. 서울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일본 동경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2007년 경주 한옥호텔 ‘라궁’으로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가회동 선음재, 2011년에는 가회동 소안재로 서울특별시 건축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제12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작가로 참여했고, 최근 ‘성북 제2주택 한옥신규조성 시범사업 정비계획 지명설계경기’(2009)와 ‘화순 농어촌뉴타운 조성사업 설계’(2011) 등에 당선돼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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