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건축철학 <박인수 편>
건축가의 건축철학 <박인수 편>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12.2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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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성능이다, 건축가는 건설산업의 중심에 서야 한다”

"건축은 성능이다"
"건축가는 건설산업의 중심에 서야 한다"

 
건축가 박인수 씨는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여느 건축가들과 많이 다르다. 설계사무소를 업체라 부르는 데 주저함이 없는 그의 건축철학도 사뭇 다르다.

박인수 씨는 건축을 ‘성능’이라 정의한다. 성능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독일 차를 예로 들어 답한다. “독일 차를 보면 보기에 멋진데 나가기도 잘 나가죠, 연료도 덜 들고 편안하고, 안전도 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다양하게 기능하는 건축 즉, 건축을 한 면으로만 보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설산업이 선진화된 나라들에서는 종합건설사의 역할이 점점 줄고 설계자가 직접 전문건설업체에 발주하는, 이른바 ‘디자인 빌드’의 개념이 정착해 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4년 전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건축사사무소를 대상으로 설계사 선정을 위한 가격입찰공고를 냈고, 박인수 씨가 써 낸 금액에 낙찰돼 지금의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현상설계 과잉으로 불필요한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에 시달리고 있는 설계사무소들에게, 건축상이란 기준으로 일정의 설계 수준을 담보한 이 같은 가격입찰 방식은 상당히 합리적이라 생각했고, 그런 발상을 한 발주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 전남전문건설회관 저층부. 공원과 연계해 로비 공간에 여백을 주었다. 내부에 보이는 노란 곡선형 벽면은 건축음향관련 자재인 F.G Board를 활용해 자유로운 비정형 곡선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 건축사진 박영채

전남전문건설회관 건립사업은 조합의 사업을 위해 임대공간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다. 이런 경우 건축주는 ‘가장 저렴한 공사비로 가장 넓은 임대면적’을 요하게 된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최고로 간단하지만 디자인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건축가로서는 최고로 쉽지 않다.
여기서 건축가는 ‘전문건설’에 초점을 맞춘다. “‘건설’이 빛나는! 전문건설의 기술력을 총망라한 프로젝트를 만들자!” 그렇게 시작된 전남전문건설회관은 40개월이란 무지막지한 시공기간을 통해 지난 6일 드디어 준공식을 마쳤다.

박인수 씨는 “좋은 작곡이 있어야 훌륭한 연주가가 실력 발휘할 수 있듯, 건축가가 건설 산업에 관계된 모든 업역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전남전문건설회관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준 전문건설사들과의 협업이 남긴 또 한 번으로 확신으로 다시 한 번 호탕하게 웃는 건축가 박인수의 강변, ‘건축가는 건설산업(Industry)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박인수 | 파크이즈건축사무소 대표이사. 새건축사협의회 이사.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숭실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AA School DRL 수료했다. 2010 경기건축문화상 금상, 2011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했으며 주요작품으로 숭실대학교 안익태기념관 지명현상, 서울시청 현상설계, 동탄타운하우스, 전남전문건설회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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