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 ‘일요일 휴무’ 건설현장 타격
레미콘 운송 ‘일요일 휴무’ 건설현장 타격
  • 김덕수 기자
  • 승인 2003.01.20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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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공기 및 물량 수급 막대한 차질
품질확보 차원서도 대책 마련 시급

건설업계와 레미콘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일요일) 서울·경기권 160개 공장중 성신·아주 등 5개 레미콘 공장만 가동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여파로 아파트·단독·다가구 주택 건설현장은 레미콘 타설공사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서울·경기권 레미콘 운전사(레미콘업계 소속 상조회)들이 일요일만큼은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명분으로 강력하게 휴무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수원·안양권에서 발생되면서 서울 및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지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레미콘 경영진 측은 매우 당황스러워하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 특성상 지속적인 레미콘 공급이 필요한데 일요일 휴무로 인해서 토요일과 월요일 레미콘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서울·경기권 레미콘 출하자료(105개사 163개공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레미콘 출하는 1만5천692㎥, 지난 13일 월요일 레미콘 출하는 무려 22만4천874㎥가 출하됐다.
협회 관계자는 “평균 10만㎥가 출하돼는 것이 보통인데 일요일 휴무로 인해 토요일과 특히 월요일 레미콘 출하 물량이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대규모 건설현장 공급위주로 패턴이 변화될 것이며, 소규모 건설현장은 레미콘 수급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레미콘 업계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물량집중으로 인해서 용차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며 경영상 애로가 더욱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레미콘 업계는 직영 운전사와 레미콘 운송 사업주(근로자 아님)와의 계약을 통해 레미콘을 운송하지만, 물량이 많아질 때 용차를 빌려쓰게 된다.
용차는 보통 ㎥당 3∼4천원이상 비싸 5번 정도 운행하게 되면 운송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레미콘업체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현재 겨울철 비수기라서 큰 문제는 없겠지만 성수기 때는 엄청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수기가 도래하면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물량 확보를 위해 웃돈을 더 줘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레미콘업계=건설현장이 쉬지도 않는데 레미콘 업계는 당연히 공급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2·4주 휴무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2·4주 휴무는 100% 날씨가 좋았을 때나 가능하다. 즉 레미콘은 ‘우산과 아이스크림과 같은 품목'이기 때문에 기후에 매우 민감하다.
건설현장이 토요일이나 월요일 비가 오게 되면 레미콘 타설은 불가능하게 되며 레미콘업계는 수많은 건설현장과 계약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에 많은 차질이 빚어질 것은 자명하다.
건설업계=건설업계 특성상 레미콘 공정은 매우 중요하다. 도심권 공사에 있어서 휴일이나 야간에 작업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수많은 건설현장 공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특히 대형공사현장의 경우 레미콘 타설이 1일 공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일을 지속적으로 타설한다는 점에서도 일요일 휴무는 공사품질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현재 건설현장에 주5일 도입은 힘들겠지만 일요일 휴무 도입은 점차 확대돼야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콘크리트 특성상 매우 중요한 것이 있는데 레미콘 타설시 연속성이 필요하다. 동일현장의 레미콘 타설, 휴무, 재 타설시 경화되는 부위와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음부위에 구조적 결함으로 발생될 것이다.
댐, 교량, 발전소 등 특수 건설현장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같은 2·4주 휴무 도입 반대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레미콘 업계 및 건설업계 내부에서 휴무도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일부 대형 건설업계에서는 일요일 휴무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당장 문제는 있겠지만 대세에 따라 쉬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덕수 기자 kd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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