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종시 일기예보, 맑음? 흐림?
2012년 세종시 일기예보, 맑음? 흐림?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10.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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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과천정부청사에서 중앙 공무원을 대상으로 세종시 첫마을 공공임대 아파트 1단계 공급설명회가 있었다. LH 세종2본부가 긴급 출동한 것이다. 이유는? 청약 개시 이틀이 지나도록 34세대밖에 청약이 안 들어온 것.

이게 어인 일인가. 상반기 민간분양 때는 경쟁률이 7~80 대 1까지 가던 세종시 첫마을 아니던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행복청과 LH 세종시 2본부 관계자들은 허겁지겁 과천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1200석 대강당에 마련된 설명회장을 찾은 공무원은 고작 30여명. 취재진 수가 더 많을 지경이었다. 결국 1단계 청약은 77가구로 끝났고 미청약 잔여물량 421가구는 일반분양으로 11월 4일 공개된다.

도대체 왜 공무원들은 첫마을 임대아파트에 이토록 시큰둥할까. 수치로만 보면 올 상반기 첫마을 분양아파트 계약자 800여명과 이번 공공임대 1단계 청약자 77명을 제외하면 2012년도 이주 대상 공무원 4천139명 중 3천2백여명은 반응하지 않고 있단 계산이 나오는데.

당장 내년부터 이전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생각이 복잡하다. 특히 자녀교육 문제가 가장 걸릴 것이다. 가족이 다 가나 혼자 가나에 따라 집을 사느냐 전세를 들어가나, 세종시로 가나 대전으로 가나 등등. 과거 미분양 아파트의 사례를 봐서 전세전환이나 장기전세 등을 기대하며 좀 더 관전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쨌든 분양을 고려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경우를 빼면 생활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을 대다수 공무원들의 한숨은 제3자의 짐작 이상일 것이다.

세종시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행정수도를 염두에 뒀던 국가적 프로젝트였다. 기관 이전에 따른 공무원 등의 이주문제는 교육, 근린 등 거주와 관계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적, 단계적, 통합적으로 추진했어야 한다.

그런데 백지화와 원안추진을 두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도시 건설이 방치됐고, 이제는 이사 날짜만 맞추면 원안대로 추진되는 것처럼 쫓기고 있다. 이 불합리한 과정이 이전기관 종사자 개인에게 부담으로 지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 정착과정을 통해 세종시 이른바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 안착은 그 날씨가 맑음일지 흐림일지를 점치게 한다. 그리고 결코 맑을 것 같지 않다. 국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일으킨 문제를 또 개인의 주머니로 해결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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