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격협의체가 필요하다
철근가격협의체가 필요하다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1.10.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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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게 전개됐던 건설사-제강사의 기싸움이 일단락됐다.
양 업계는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각각 ‘철근공급 중단’과 ‘특정사 구매 거부’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며 2개월여 동안 대치해왔다.

이번 극적타결로 가을철 성수기를 앞두고 철근수급이 어려워 공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던 건설사들도 일단 숨통이 트이게 됐다. 비록 이번 사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향후에도 철근가격을 둘러싼 양 업계의 대립은 또다시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형식적인 가격협의체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인 가격결정 기준을 적용한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는 것이 필자와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실제 철근가격 결정에 앞서 건설사와 제강사의 기싸움은 매년 건설 성수기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제강사 측은 “원재료 가격을 포함한 고정비가 상승한데 반해 단가는 현실적으로 책정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건설사는 “제강사들의 이익감소분을 최대 수요처인 건설사에 일방적으로 전가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양측의 대립은 소위 ‘갈 데까지 가보자’식으로 진행됐다. 제강사는 손해를 보면서 제값도 못 받고 건설사측에 끌려 다니던 관행을 끊고자 했으며, 건설사도 제강사의 수익을 위한 가격 횡포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근가격을 둘러싼 양 업계의 갈등은 ‘선출하 후정산’이라는 대금 결제방식에 기인한다. 제품 출하 전에 가격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초창기 철근협상은 관급단가가 고시되면 양 업계가 서로 조율을 통해 가격을 결정해 원활한 협의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진 것은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부터다. 건설사는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최종 공급가격은 시장수요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제강사는 철스크랩 비용과 제조, 물류비 등을 더해 철근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 업계의 갈등이 매번 지속되고 있다.

물론 양 업계의 입장은 모두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현재의 이 모든 상황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현 건설업계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제강업계의 주장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제강사의 주 수요처인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결국 제강업계도 함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매번 반복되는 제강사와 건설사의 기싸움으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향후에는 이번처럼 관의 개입 없이도 가결조정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가격협의체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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